청호이지캐쉬 ATM기기 23만 건 정보 유출…간편결제 확대에 스마트ATM 부활 기대

ATM기기를 이용해 송금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ATM이 사라지고 있다. 이용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역시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ATM기기 이용자의 개인정보 등 유출 피해가 끊이지 않아 보안마저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해외의 경우 간편결제 확대에 따라 스마트ATM기기로 변신 중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변화하는 금융, 사라지는 ATM 

ATM(Automatic Teller’s Machine. 자동금융거래단말기) 이 사라지고 있다. 2012년 5만 6720대에 이르던 ATM은 2016년 말 현재 4만 8500대(추정)로 8220대(14.5%)가 줄었다. 지불결제시스템의 전환은 고객의 편의 개선이 핵심이다. 

카드결제가 민간 최종소비지출의 70%를 넘고 스마트뱅킹과 폰뱅킹 등 비대면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80%를 웃돌면서 계좌기반 결제인 ATM 이용은 크게 줄고 있다. 모바일뱅킹의 확산과 핀테크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연도태라는 분석이다. 또 '현금 없는 사회'가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국민은행은 335대를 줄였고, 신한은행 647대, 우리은행 462대, NH농협은행 219대씩을 줄였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유지수리비용에 따른 ATM 1대당 연간 손실액이 166만 원이었다. 은행들은 ATM 이용 수수료를 높여 손실을 만회하고 있으나 오히려 소비자 불만만 키울 뿐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한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어 ATM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금융기관 홀대 정보유출 심각

전국에 설치된 ATM 기기중 25% 가량이 보안에 취약한 윈도우 XP버전을 그대로 사용하며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구형 XP버전 운영체제는 지난 2014년 지원을 종료했고, 더 이상의 보안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아 XP 사후지원 종료 후 전세계적으로 ATM 해킹, 랜섬웨어 등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청호이지캐쉬가 운영하는 ATM기기 63대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23만 8073건의 카드정보, 은행정보,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이로 인해 약 1억 3000만 원 가량의 고객 피해가 발생했다. 이미 3년전에 사용이 종료된 XP버전 ATM기기가 제대로 업데이트 되지 않아 국민의 개인정보유출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지상욱 의원실에 제출한 금융회사 CD/ATM기기 운영체제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국 4만 6097대의 ATM기기 중 1만 2032대가 윈도우XP를 사용하고 있다. 

지상욱 의원은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금융보안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지금이라도 VAN사업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보안취약점을 선제적으로 개선하려는 능동적인 태도를 가져야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킬수 있다"고 주문했다. 

모바일시장 급성장 스마트ATM 변신 중  

현재 다기능(Multifunctional) ATM이 일반화되고 있다. ATM을 폐쇄하는 소극적인 대처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다기능 ATM으로 고객 편의를 개선하는 적극적인 대처로 기존 시장을 고수하고 신시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최근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고 모바일 관련 신기술이 쏟아지면서 모바일과 연동해 현금 입출금, 이체 등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Mobile-Enabled ATM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중 Smart Cash ATM은 전통적인 ATM 형태가 아니라 대형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을 연동하기 위한 NFC(Near Field Communication) 모듈 등 간소화한 기계 구성으로 고객이 빠르고 간편하게 현금을 출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시스템을 이용한 결제가 증가하면서 ATM 이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모든 은행에서 금융결제원 CD공동망을 이용해 각종 페이들의 ATM 현금 출금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 경우 은행과 정보기술(IT) 기업 간 별도의 제휴 절차가 필요치 않아 사용자 편의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스마트 ATM의 장기 전망이 어둡지 않은 셈이다. 핀테크가 접목된 다기능 ATM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진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IOT활성화, 인터넷은행 출범 등으로 ATM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철저한 개인정보 관리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상욱 의원은 "IOT활성화, 인터넷은행 출범 등으로 전국 어디서든 ATM기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금융위원회가 집중적으로 지도관리하는 시중은행의 ATM기기와 달리 지하철, 편의점 등에 설치된 부가가치통신사업자 ATM기기는 적극적으로 감독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일부는 SW업데이트 자체가 불가능한 기계인 만큼 악성코드, 랜섬웨어 감염와 같은 보안사고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감독 의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