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도토리 소비 늘며 가격 상승 우려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오징어가 '금(金)징어'가 되고 있다. 동해안에서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이는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를 남획한 데 따른 결과다. 중국 내륙지방에서 오징어 소비가 늘면서 오징어를 남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 도토리 소비가 늘고 있어 도토리 역시 금값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오징어 가격 상승 '금(金)징어'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2016년 오징어 어획량은 985t으로, 이는 2000년 초 8000~1만여톤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를 싹쓸이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중국 어선들이 오징어가 남하는 길목인 북한 해역에 진출해 싹쓸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에게 제출된 해양수산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북한 해역으로 이동해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는 2004년 140척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38척으로 9배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오징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상자당 2만~3만원이던 오징어가격은 4배 가량이 오른 9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10여년 동안 중국 내륙지방의 오징어 소비가 꾸준하게 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있다. 중국인들의 수입이 늘면서 오징어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이 내륙지방에 전파됐고, 그 결과 오징어 남획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고등어, 갈치 등 중국인 소비따라 가격 급등

오징어뿐만 아니라 중국 어선의 남획 등으로 고등어, 갈치 등 가격 변동폭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고등어(1마리) 소매가격은 최근 2810원에서 3161원으로 올랐고, 갈치(1마리) 소매가 평균 역시 4980원에서 8980원으로 급등했다. 

이는 중국 내 수산물 소비와 관련이 깊다. 실제 해양수산부 수산물 수출액을 보면 지난해 9월 1억 9100만달러로, 이는 전년 1억 6900만달러보다 2200만달러(12.9%)가 증가한 수치다. 수산물 수출 증가는중국과 일본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수출액은 2억 8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3%나 올랐다. 중국인들의 수산물 섭취가 늘어나며 수출도 증가하는 셈이다. 중국인 1인당 연간 수산물 섭취량은 2010년 32.9㎏에서 2014년 38㎏으로 5.1㎏ 증가했다.

중국 어선의 남획으로 동해와 서해에서 물고기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전년보다 13.4% 감소한 91만 6000t이다. 이는 1972년(96만t) 이후 처음으로 100만t 아래로 내려간 수치다.

최근 들어 중국 내 도토리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토리묵 등이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토리를 먹는 중국인…도토리값 상승 우려

중국 내 도토리 소비증가는 곧 국내 도토리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산 도토리 가루 소비자 가격은 1㎏당 1000원선으로, 이는 4000원선에 거래되는 국내산보다 4배 가량 낮다. 

하지만 중국 내 도토리 소비가 늘어날 경우 수출보다 내수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 원재료값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도토리 생산액은 줄고 있어 도토리 가루나 도토리 묵 등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삼림청 도토리생산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 6만 5075㎏에서 2015년 4만 490㎏으로 2만 4585㎏(37.8%)이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2015년 9월 741만 6780㎏, 2016년 9월 672만 3580㎏, 2017년 9월 714만 8040㎏kg으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산 수입량이 678만 9000㎏으로 94.9%를 차지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34만 2000㎏, 미얀마 3920㎏, 우즈베키스탄 1만 3120㎏으로 집계됐다. 

도토리가루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수입량은 급등 추세다. 2015년 9월 1만 4000㎏, 2016년 9월 2만 9600㎏, 2017년 9월 6만 8300㎏으로, 최근 3년간 5배 가까이 늘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도토리와 도토리 가루의 국내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중국산과 가격경쟁에서 뒤쳐지고, 겨울을 나는 야생동물을 위해 채집을 못하도록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산물을 산림소유자 동의 없이 불법으로 채취할 경우 법률에 따라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엄중한 처벌을 받는다. 또 국립공원 등 공유림은 주인이 없는 산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으로 죄의식 없이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나 불법이다. 

도토리 가루 등을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도토리가 다이어트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 도토리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도토리 가루 등을 수입하지 못할 경우 국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원재료값 상승이 예상되고, 그 결과 도토리묵 전문점 등 원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도토리를 먹기 시작하면서 금값이 되는 일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한편 동의보감에는 속이 좋지 않거나 몸이 자주 붓는 사람들이 도토리를 먹으면 좋다고 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최근 낮은 칼로리와 타닌성분이 지방흡수 억제에 도움을 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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