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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함께 읽기 세 번째 시간이다. 이번 회와 다음 회에서는 클라우스 슈밥이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력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경제체제의 변화와 기업의 변화에 대한 내용부터 살펴보자.

저성장에 흔들리지 않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의 출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경제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할까? 슈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며 성장과 고용 2가지의 관점을 같이 보고 있다. 세계 경제가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 단계에서 기술회의론자들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효과는 이미 끝났다고 보고 있는 반면, 기술낙관론자들은 과학기술과 혁신이 변곡점에 머문 상태이며 곧 높은 경제성장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4차 산업혁명은 없다”는 부정과 “묻지마 4차 산업혁명”의 상반된 태도로 등장하고 있다.

슈밥의 우려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노동의 편을 들기 보다는 자본의 편을 들 것이라는 점이다. 자본이 돈을 벌어들이는 구조가 발생한다면 임금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소비도 줄어들어 지금과 다를 바 없는 저성장 구조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는 현재 연 3~3.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데 앞으로 2%의 성장률로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사람들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소비할 수 있다는 낙관도 있다. 만일 이런 가정이 현실이 될 경우, 더욱 지속가능한 경제, 책임있는 소비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책임있는 소비는 지금까지의 경제, 소비와 다른 것을 의미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는 새로운 인프라 투자없이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시스템의 도래를 의미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새롭고 실용적인 제품의 개발과 맥을 함께 하며 프로슈머의 시대와 온디멘드형 맞춤산업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정적 예측이 많아지기에 혁신은 절실하다

전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인구증가가 계속되고 있어 총수요의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과거의 성장기와는 달리 인구구조가 고령화되고 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노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복지수요가 급증하고, 주택, 차량 등의 고가 재화의 소비가 줄고, 노후생활을 위해 모아놓은 저축과 투자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가정해보라. 아마도 이런 변화로 인한 진통이 한 세대 가량은 진행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없어지는 직업‘, ’없어지는 일자리‘에 대한 것이다. 슈밥은 이런 우려에 대해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가 1931년에 했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기술적 실업은 인간이 노동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내는 것보다 노동을 절약하는 법을 더 빨리 찾아내기 때문에 발생한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이런 사례는 여기저기서 현실화되고 있다.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며 삼성이 제조업체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를 석권하는 스마트폰을 양산하고 있는 삼성의 제조업 수준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베이커리 카페 ’파네라 브래드‘의 혁신이 화제가 되고 있다. 고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을 구성해 고객을 끌어모으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 장점이 발목을 잡았다. 내방한 고객이 오랜 시간 줄을 서야했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30분이 걸리는 시간을 1분으로 단축시킨 것이다. 방법은 기존의 계산대를 디지털 키오스크로 바꾼 것이다. 주문하고 주문을 확인하고 결제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며 고객만족을 실현한 것이다.
’파네라 브래드‘의 성공이 알려지며 이 노하우는 확산되고 있다. 패스트푸드 점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분식점과 테이크아웃 카페에도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원래는 고객만족을 높이려던 노력이 인건비 절감의 방법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노동의 본질은 어떻게 바뀌는가

지금까지 3차례 진행되어 온 산업혁명들의 과정을 살펴보아도 산업혁명은 기존의 여러 일자리를 소멸시켜왔다. 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오기도 했다. 이런 경험요소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함에 있어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대비되며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일반화시킬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기술이 빚어낸 자동화는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 수요를 만들기 때문에 새로운 직종과 사업, 산업이 창출해 자본을 형성한다.”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새로운 기술은 산업분야와 직종의 구분없이 노동의 본질을 뒤바꿔놓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슈발은 그의 저서를 통해 “이 사태를 인간 대 기계의 딜레마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면서 “갈수록 똑똑해져가는 지능화 기계(컴퓨터, 인공지능 등)와 함께 협력해 나아갈 수 있는 노동력을 대비시키고 교육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직업의 미래 보고서‘는 2020년의 노동인력에게 복잡한 문제 해결능력, 사회적 기술, 프로세스 기술, 시스템 기술이 요구된다고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노동자들에게 요구되었던 육체적 능력과 콘텐츠 기술이 요구되어져 왔다. 앞으로의 세계는 과거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저직능-저급여‘ 노동과 ’고직능-고급여‘ 노동시장의 분리는 심화될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의 노동은 지금까지 상상해왔던 것과는 다른 노동이 될지 모른다. 또한 노동과 관련한 용어들도 상당수 뉘앙스가 달라질지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진행되어왔던 노동운동들의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오판해서도 안 된다. 전통적으로 ’고직능‘이라 하면 고급 전문교육과 전문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을 의미해왔다. 4차 산업혁명에서 의미하는 ’고직능‘은 빠른 기술혁신에 신속히 적응해 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산업의 다양한 맥락 안에서 비즈니스에 접근해나갈 수 있는 인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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