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상들 버젓이 티켓 재판매, 중고사이트 등 다양한 판매방법으로 피해자 속출

가수 나훈아 콘서트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7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나훈아의 식지 않는 인기를 확인했지만 일부 예매자들이 중고 사이트에 최대 5배까지 최고 100만원에 ‘암표’ 가 거래된 것이 확인돼 사회문제가 됐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최근 문화계에 전방위적으로 ‘암표’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소수의 암표상으로 인해 일반 관객들은 볼거리 기회를 박탈 당하고, 급기야 티켓이 정상가보다 몇 만원부터 수백만 원까지 호가하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가수 나훈아 콘서트 인터넷 예매는 암표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한번 경고했다. 나훈아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전 연령층에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대형가수다. 

11월 3일부터 11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드림콘서트’는 효녀효부들의 ‘7분짜리 인터넷 전쟁’이라 불릴만큼 티켓예매부터 전쟁터를 방불할 정도로 뜨거웠다.

지난 9월 5일 나훈아 콘서트 예매는 시작되자마자 7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나훈아의 식지 않는 인기를 확인하는 현상이었지만 사달은 여기서 발생했다. 일부 예매자들이 중고 사이트에 최대 5배까지 거의 100만원에 ‘암표’ 거래한 것이 확인돼 문제가 됐다. 조직적인 암표가 거래됐다는 얘기다.

이날 예매는 서울 공연은 티켓 판매 시작 7분, 대구는 10분, 부산은 12분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11월 3일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부산·대구에서 각 3회씩 총 9회 열리며 좌석은 회당 3500석씩 모두 3만 1500석이다.  엄청난 좌석이 짧게는 7분, 길어도 10여 분만에 동난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예매가 끝나자 마자 중고사이트에 티켓 판매 문구가 등장하더니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판매자와 또다른 판매자 사이에서 일명 ‘암표전쟁’이 벌여졌다는 것이다. 

원래 티켓 가격은 12만 1000원(A석)~16만 5000원(R석)이지만, 당일 티켓 매진 직후 1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점점 가격이 떨어져 평균 25만원 선에 거래됐다.

나훈아 측은 중고사이트에서 거래 중인 200여 장의 티켓을 확인하고 강제 취소 후 환불 처리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었다.

타블로 "콘서트 프리미엄 암표 거래, 제발 그만하세요" 일침

그룹 에픽하이 타블로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콘서트 암표상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일침을 가했다. 

타블로는 “콘서트 티켓팅 오픈하자마자 프리미엄 붙여 암표 팔 목적으로 잔뜩 사서, 오고 싶어하는 분들의 자리를 뺏는 분들... 부탁드립니다 제발 그만 하세요”라고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수 천건 리트윗되며 그 동안 암표상들로 인해 공연 관전의 기회를 잃었던 많은 팬들은 공감을 표했다.  

에픽하이는 오는 11월 3일과 4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홀에서 컴백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날 예정으로, 이러한 암표상들로 인해 에픽하이의 공연을 보고 싶은 실제 관객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우려했다. 

정상가 3배는 기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서도 암표 극성

가을 프로야구는 선택된 자들만 초대받는 축제의 장이다.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프로구단들은 팀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혈전을 벌인다. 특히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 했을 때 관중석에 앉는 것은 팬들의 로망이다.

“선수와 팬만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을 기다린 게 아닙니다. 저희(암표상)도 기대가 커요. 물들어 올 때 노 저어야 하니깐 단속은 잘 피해야죠.”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이 되면 암표상들의 불법적인 티켓 거래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과거엔 야구장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판매가 많았으나 최근엔 티켓 재판매 사이트 등 다양한 판매방법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일부 사이트에선 할인 쿠폰까지 제공하며 티켓 재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경찰은 공익신고제를 활용, 암표상을 단속하고 있지만 온라인 재판매 단속은 사실상 어렵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정보 부족 등으로 온라인 티켓 재판매 단속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19일 온라인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 따르면 오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될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재판매 티켓 가격은 좌석별로 △1루 네이비지정석 5만~11만원 △1루 레드지정석 5만5000~12만5000원 △1루 블루지정석 6만5000~13만원 △테이블석 10만~25만원 등의 수준이다. 

판매가격의 3배의 달하는 가격이다. 좌석별 정상가격은 △네이비지정석 3만5000원 △레드지정석 4만원 △블루지정석 4만5000원 △테이블석 6만5000원 등이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한 야구팬은 “암표상이 몰려 티켓 예매가 너무 어렵다. 티켓을 되파는 ‘리셀러’(Reseller)들에겐 우리가 ‘봉’”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요가 늘자 일부 리셀러들은 불법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 예매에 나서고 있다. 이들을 통해 대리 예매까지 이뤄지는 상황이다.

리셀러 A씨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 자동으로 설정해 놓은 값으로 일반 예매자보다 빨리 자리 선택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요즘 대부분의 리셀러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간혹 원하는 표를 구체적으로 요구하면서 대리 예매를 부탁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이 암표 단속에 공익신고제를 도입했다. 앞서 지난 4월부터 서울 송파경찰서는 암표 관련 결정적 제보나 신고를 한 시민에게 포상으로 당일 경기 입장권을 무료(1회 최대 4매)로 제공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티켓 재판매와 관련해 방침을 세우고 관련 사이트 등을 주시했다”면서도 “수량과 가격 외에 노출된 정보가 거의 없어 재판매 티켓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암표는 사회문화계 전반에 대해서 심각한 폐해를 낳고있다. 암표상들의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매처에서 해당 티켓을 적발하는 경우 취소해 재판매하는 식으로 잡아내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근절 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가을이면 극성을 부리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암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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