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4조 원 투자…90%가 미국 인접 케이만군도 집중

'탈세 온상' 조세피난처 일러스트. 자료=뉴시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국내기업의 조세피난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조세피난처 투자기업의 90%는 대기업으로, 미국과 인접한 카리브해 케이만군도를 투자처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입은행이 17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기업의 조세피난처 투자는 2012년 20억 350만 달러(한화 약 2조 3천억원)에서 2013년 20억 8650만 달러, 2014년 21억 30만 달러, 2015년 37억 2920만 달러, 2016년 35억 4030만 달러(약 4조 590억 원)로 급증 추세를 보였다. 

대기업의 투자 비중은 2012년 전체의 65%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정한 조세피난처 15곳에 국내기업이 지난 5년간 직접투자한 금액은 모두 151억 7980만 달러(약 17조 4천억원)에 이른다.

케이만군도에 대한 투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케이만군도는 2012년 10억 8630만 달러로 54.2%를 차지했으나, 2013년 15억 4320만 달러(55.0%), 2014년 22억 4120만 달러(72.3%), 2015년 29억 7590만 달러(79.8%), 2016년 32억 2610만 달러(91.1%)로 나타났다. 

반면 파나마는 2012년 19.4%(3억 8780만 달러)에서 2013년 2억 3350만 달러(8.3%), 2014년 2억 7230만 달러(8.8%), 2015년 1억 8380만 달러(4.9%), 2016년 770만 달러(0.2%)로 급감해 대조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조세피난처에 대한 국내법인 투자 현황. 자료=수출입은행/심재철 국회의원실 제공

케이만군도는 미국과 가깝고 낮은 세율과 쉬운 법인설립, 저렴한 금융비용 등으로 국내기업의 진출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세피난처에 대한 투자는 조세당국의 감시가 미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대기업의 조세피난처 투자액이 2012년 약 1조 50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 5900억 원으로 3배로 불어났다"면서 "이런 투자는 역외탈세·탈루로 이어질 우려가 높으므로 과세당국의 철저한 감독과 조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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