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 ‘1984’ · ‘리어왕’…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 돋보여

연극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가을 연극계에 품격이라는 향기로 유혹하는 대형 고전작품들이 쏟아진다.  테네시 윌리엄스, 조지 오웰, 셰익스피어 등 이름만 들어도 위대한 이들의 작품이 명망 있는 스태프와 화려한 출연진으로 재해석된다. 

‘유리동물원’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의 작가로 잘 알려진 테네시 윌리엄스의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는 섬세하고 예리한 사실주의적 묘사로 인간 소외와 현대인의 황량한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는다. 

1955년 당시 800회 공연기록 달성과 함께 퓰리처상을 받았다. 윌리엄스가 가장 강한 애정을 드러낸 작품이다. 

‘잘자요 엄마’ ‘블랙버드’ ‘거미여인의 키스’ ‘인간’ 등의 문삼화 연출이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윌리엄스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하는 문 연출은 지난 2010년 배종옥 주연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호평 받은 바 있다. 연기와 스타성을 인정 받는 이승주와 우정원이 주역이다. 10월18일부터 11월5일까지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1980년대 군사정권시절 한국의 정치상과 일치해 한국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오웰의 ‘1984’는 10월20일부터 11월1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연극 '리어왕'

오웰의 마지막 작품인 ‘1984’는 ‘빅브라더’의 감시 하에 모든 것이 통제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음울하고도 생생하게 담은 걸작으로 꼽힌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이번 연극은 영국의 차세대 극작가 겸 연출가 로버트 아이크와 던컨 맥밀런이 각색한 버전이다. 이 희곡은 2014년 영국의 권위 있는 올리비에 연극상 희곡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거장 연출가 한태숙이 무대에 올린다. 빅브라더와 당의 통제에 저항하는 주인공 윈스턴 역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대표 배우 이승헌이, 윈스턴을 형제단으로 이끄는 내부당원 오브라이언 역에는 배우 이문수가 캐스팅됐다. 

가을만 되면 더욱 어울리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리어왕’은 오는 11월5일~26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공연된다. 

16세기 영국문학에 단골테마인 리어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국왕으로,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톺아봤다. 그가 겪는 처절한 시련은 현대에 사회정치적으로 학대당하는 동시대 모습과 별반 다름없음을 보여준다. 

3년의 준비 과정을 거친 이번 공연은 정통 서사극으로 원작을 최대한 재현하겠다는 예정이다. 

영국왕립연극학교 출신의 실력파 연출가 강민재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주인공 리어왕 역에는 연극, TV, 영화 등을 넘나드는 걸출한 배우 안석환과 손병호가 더블캐스팅됐다. 리어왕의 첫째 딸인 거너릴 역에는 강경헌, 둘째 딸 리건 역은 이 작품으로 연극에 데뷔하는 이태임과 배우 이은주가 나눠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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