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시정요구 대부분 묵살...북경시 수도박물관은 한반도 전체를 ‘제국’ 표기

장군총 입구 상가 앞 ‘고구려 28대왕 박람관’ 안내판. “고구려는 중국 북방의 소수민족 정권”, “668년 당나라에서 일어난 국내 전쟁으로 고구려 정권이 철저히 소멸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우리 정부가 지난 2013년 10월 26일 시정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해 7월 21일 안내판이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중국의 동북공정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고구려 건국부터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시대에 이르기까지 고구려의 위대한 역사를 기록해 놓은 광개토대왕비를 중국이 ‘중화민족의 비석예술’이라 표기하는 등 역사왜곡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을)은 17일 동북아역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재단 역사왜곡 시정요청 및 결과 현황’을 공개했다. 

광개토대왕비가 세워져 있는 중국 집안시 장군총 상가 앞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고구려 문화재 유적 관광지는 …(중략) …여기에서 오랫동안 명성을 떨쳐온 중화민족 비석예술의 진품으로 불리우는 ‘해동 제일 고대비석’ 즉 호태왕비가 있고 …”라는 구절이 적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해당 안내판에 대해 지난 7월 중국정부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협의중이다. 

또한 북경시 수도박물관은 전시실 초입부 전시패널에 한반도 전체를 ‘제국’의 범위로 표시한 지도를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해당 박물관은 또 다른 패널의 19세기 세계형세도에 ‘조선’이라고 쓰인 글자 아래 ‘일점(日占)’이라고 기재해 19세기부터 일본 식민지였던 것처럼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통상부를 통해 요청한 중국 역사 왜곡 시정은 총 29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시정된 것은 12건으로 시정 요청이 받아들여진 건수는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중국 요원박물관 패널에 고구려가 “동북에서 가장 오래된 지방정권”이라고 서술되어 있는 것에 대해 시정 요청을 한 건은 10년이 되도록 깜깜무소식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지금도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과 사실에 대한 학술적인 노력이 뒷받침이 되어 시정요청을 해야 할 것이며 꾸준한 지속적인 시정 재요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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