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107석, 바른정당 탈당 규모 따라 원내 제 1당 회복
민주당 국민의당에 연정 제안설...안철수 "장난질 말라" 부인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진행된 보수대통합 추진 자유한국당+바른정당 3선 의원 모임에서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원내 제 1야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이 보수대통합론을 제기하면서 보수 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명분은 안보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흩어진 보수 진영이 뭉쳐 대응해야 한다는 것으로 바른정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인 오는 26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 20석으로 가까스로 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점은 자강파와 통합파가 양분되어 있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 규모다. 현재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1석, 자유한국당의 현재 의석은 107석이다. 15명의 의원들이 넘어갈 경우 원내 다수당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 ‘폭풍 전 고요’ 상황인 보수통합론의 이면을 짚어봤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대통합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홍 대표는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연휴기간 민심 속에서 통합의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 대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주문들이 많았다”며 바른정당뿐만 아니라 늘푸른한국당까지 전부 포함하는 보수대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바른정당이 전당대회까지 하게 되면 고착화 된다”며 “그 이전 형식에 구애되지 말고 보수 대통합을 할 수 있는 길을 사무총장이 공식적으로 시작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사실상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바른정당 전대 이전 보수대통합을 일정부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바른정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및 출당 카드를 시사한 상태다. 다만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인사에 대한 출당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정치권 안팍의 분석이다.  

유승민 의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홍 대표의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 보수대통합 주장을 전해들은 유승민 의원은 "그 영감님은 한국당 지지도나 신경쓰라고 말하고 싶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바른정당 당권 주자이자 대표적 자강론자인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꾸 남의 당 전대를 방해하는 행위는 우리로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바른정당이 내달 11월13일 당 지도부를 최종 확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당대당 통합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통합파 의원들의 개별 탈당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통합파로 자강파로 나눠진 바른정당 내 권력지형에서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별은 기정사실...탈당 규모 촉각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들은 그동안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탈당을 주저해 왔지만 통합파 구심인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출당되면 어느 정도 명분이 생긴다"고 얘기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가 보수통합을 공식 선언한 만큼 하루 빨리 논의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표는 23일 방미 전에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파에게 탈당의 명분을 주겠다는 것이다.

김무성 의원도 "논의가 시작된 이상 빠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며 "(보수 통합 데드라인을) 26일로 날짜를 못 박지는 않았고, 여러 가지 상황이 그렇게 모여지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바른정당 통합파와 자강파는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입장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강파는 11월13일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치르겠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는 상태. 결국 양측의 입장이 끝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일인 16일 이후부터 홍준표 대표의 출국일인 23일까지가 바른정당 분당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통합파와 자강파의 장외공방전도 본격화 되고 있다. 자강파인 지상욱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통합파를 향해 "정치공학적으로 머리 숫자만 채우겠다는 것"이라며 "본인들이 주도해서 11월에 전당대회를 잡아놓고는 또 안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통합파가 보수통합 명분으로 삼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해서도 "홍준표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표리부동하게 이용해 먹고 버리고(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 때문에 표리부동하게 써왔는데 그것을 갖고 국민들에게 혁신했다고 하는 것은 궁색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같은 자강파인 정운천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마 (13명의 1차 탈당 때보다) 더 큰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지금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결성을 하는데 정치공학적으로 몇 명이 간다고 가정해보라. 국민들이 용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통합파 황영철 의원은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현재 저희가 한국당에 혁신의 결과물들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 일정한 시그널이 오면 통합 분위기는 더 무르익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른정당 내에 당대당 통합 논의가 성숙되지 않는다면 통합파 의원들이 따로 어떤 결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민주당과 연립정부 논의가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에 대해 "장난질을 멈춰라"며, "정부여당이 하는 일은 되는 거 없이 혼란스럽지만 일관성이 있는 것은 협치나 연정으로 말장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국민의당에도 ‘여진’

보수진영의 통합 움직임의 여진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연정론에도 불을 붙였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1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 "저로서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정 가능성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양상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 20석의 바른정당까지 자유한국당에 포섭될 경우 제1당 위치를 빼앗기는 것은 물론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당으로서의 역할 자체가 어려워진다.

민주당 측은 이 때문에 추석 전 국민의당 원내지도부에 제도적 협치 시스템 마련을 구축하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민주당과 연립정부 논의가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과 관련 국민의당은 강하게 부인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과는) 협치를 제도화하자고 얘기한 것"이라며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인 제안을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구체적인 논의는) 안 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정부여당은) 장난질을 멈춰라"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의사도 영향도 없이 떠보기로 국민의당을 흔들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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