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배터리 팽창 현상 국내 출시 연기 가능성
삼성 지난 해 악몽 딛고 글로벌 선두 굳히기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좌)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진=각 사 제공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애플이 최근 출시한 아이폰8 시리즈에서 잇따라 배터리 팽창 현상(스웰링)이 발생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더구나 아이폰 10주년 스마트폰 ‘아이폰X’이 내달 출시 예정인 가운데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특히 아이폰8 시리즈의 국내 출시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8 시리즈를 이달 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내달 3일로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의 배터리 결함 문제가 삼성전자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계속되는 출시 지연에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과 직결된 배터리 결함 문제가 터졌기 때문.

또한 지난해 8월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출시 두 달 만에 갤럭시노트7을 전량 폐기한 삼성전자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휴대폰 대전쟁이 배터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잇달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이 발생하자 판매를 중단한 뒤 배터리를 교체해 판매를 재개했다. 하지만 사고가 재발하자 결국 제품을 단종하고 전량 폐기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5조 원 가량의 손실은 물론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까지 추락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린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의 배터리 발화 사건은 경쟁 제품에 호재로 작용됐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급신장한 것은 물론 LG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 등도 반사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삼성전자와 애플이 처한 상황이 역전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 1400만 대를 판매해 33.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반면 애플은 전분기 대비 8.7%p 떨어진 24%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밀려났다.

당시만 해도 3분기 말 아이폰8과 아이폰X 등 주력제품이 출시되는 만큼 애플이 1위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배터리 불량 논란으로 인해 애플의 점유율 탈환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일본에서도 애플의 아이폰8 플러스 배터리 팽창 현상이 발생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터리 팽창 현상은 5개국에서 최소 7건으로 알려졌다. 사진=트위터

더구나 사용하지도 않은 새 제품에서도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발견되면서 애플의 조사 이후에도 배터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이폰8 배터리 불량 관련 소비자 신고 건수는 5개국에서 최소 7건으로 알려졌다. 이에 애플은 성명을 통해 “배터리 관련 문제를 주지하고 있으며 현재 공식적인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지만, 미온적인 답변에 오히려 논란만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X 출시가 부품 수급 문제로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이폰8 또한 배터리 문제가 장기화 된다면 전통적인 애플 지지자들의 마음도 돌아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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