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따른 부채 상승 줄이기 안간힘

사진(위부터 아래로)은 수원 삼성생명빌딩,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메리츠화재 여의도센터 사옥 전경. 사진출처=다음지도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보험업계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도입에 따른 지급여력(RBC)제도 대응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새 국제회계가 도입되면 부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을 필두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본 확충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이 부채가 원가가 아닌 현재 시가로 평가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보험사로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메리츠화재가 대표적이다.

우선 생명보험업계 맏형 삼성생명이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조치로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섰다.

실제 삼성생명 RBC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374%였지만 올해는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한 332%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부동산을 매각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생명 운용자산 중 부동산은 채권, 대출, 주식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부동산 총 자산은 71곳, 4조 2300억 원대다.

생보업계 빅3인 교보생명도 부동산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RBC비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교보생명은 최근 경기도 안양에 소유한 토지와 건물을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70억원 규모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해 천안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 7월 중순에는 5억 달러(한화 5670억원)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RBC비율은 250%까지 끌어올렸다. 교보생명 3월 말 RBC비율은 235%였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대전 사옥 매각에 나선 상태다. 대전 사옥은 지하 1층~지하 5층 규모다. 메리츠화재는 사옥 매각을 두 차례에 걸쳐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단독 응찰돼 번번이 무산됐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를 새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BC는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 지표로 가입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상품을 해지했을 때, 만기환급금이 일시에 들어올 경우 지급할 수 있을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자산건전성이 튼튼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사들에게 RBC비율 150%를 권고하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은 오는 2021년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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