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동창 유인, 살해 동기, 부인 투신자살 등 의혹 증폭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딸의 동창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 중인 어금니 아빠 이모(35세)씨의 행적이 온통 미스터리다.
이씨는 2차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입을 다물고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보면 아내의 죽음부터 자신의 딸 초등학생 동창의 살해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만이 증폭되고 있다.
왜 죽였나?
이씨는 지난 5일 서울 중랑구 모처에서 체포됐다. 자신의 딸 친구인 A양(14세)을 살해한 혐의다. A양은 자신의 딸의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지난달 30일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죽임을 당했다. 붙잡힌 이씨는 도피를 시작할 때 남긴 동영상을 통해 A양이 자신이 자살하려고 둔 약을 먹고 죽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A양이 죽었을 때, 바로 신고하지 않은 점과 경찰 부검결과 끈에 의한 교사(경추압박질식사)로 나온 점을 들어 이씨를 살인 용의자 선상에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집 앞에서 이씨와 그의 딸이 A양의 시신을 싣는 장면을 포착, 이씨의 딸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지만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지난달 이씨의 집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자신의 딸 중학생 동창을 죽였을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다만 시신 유기에 공범이 있고, 그의 딸이 가담했다는 정도만이 드러났을 뿐이다.
집 초대 이유, 다른 목적 있나?
이씨의 딸이 중학생 동창인 A양을 부른 이유도 오리무중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은 이씨의 딸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같이 놀자’는 문자를 보냈는데 초등학생 동창인 A양만이 초대에 응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A양이 이씨의 집에서 죽고, 시체를 유기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이 가담했다는 점에서 동창생 초대가 목적이 있는 유인인지, 단순한 집 초대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확인된 사실은 A양이 사망하고 이틀 뒤인 1일 오후 5시께 이씨 부녀가 BMW차량에 A양의 시신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여행용 가방을 함께 실었다는 것이다.
이 씨의 딸은 지난 5일 서울 도봉동 모처에서 처음 발견된 당시 수면제를 다량 복용해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9일 의식이 회복돼 병원에서 1시간 가량 경찰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입은 다물고 있는 상태다.
부인 투신자살 방조?
이씨의 아내 최모(31세)씨는 지난달 1일 2009년부터 8년간 의붓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수차례 당했다며 강원도 영월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씨의 아내는 남편이 딸 치료비 마련을 위해 미국에 갔을 때 시댁인 영월에 머물게 됐는데, 이때 시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인 계부에 의해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후 이씨의 아내는 고소장 제출 4일 뒤인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투신자살했다.
이씨는 아내의 성폭행 고소과정에서 증거를 확보해야 하니 가해자와 성관계를 가지라고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씨 부부는 심하게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투신 직전 최씨가 남편인 이씨에게 폭행당한 점을 감안해 이씨가 최씨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씨가 남긴 유서엔 어린 시절부터 가족 등 여러 사람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006년 언론을 통해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소개된 후 널리 알려졌다. 그는 당시 치아와 뼈 사이 악성 종양이 자라는 거대 백악종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딸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공개돼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