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기념 10월13일~14일 정동일대서 다채로운 행사

서울 중구청은 10월13~14일 가을 밤에 정동 일대(덕수궁,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중명전, 정동극장, 구 러시아 공사관 등)을 둘러보는 역사 테마 여행인 '정동야행'을 개최한다고 전했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서울 4대문안 최대 축제 정동야행(貞洞夜行)이 긴 추석연휴가 끝난 서울의 밤을 수 놓는다. 올해 축제의 테마는 우리나라 역사상 마지막 왕조, 대한제국이다. 

이틀동안 대한제국의 태동과 숨결이 간직된 정동 일대에서 역사문화테마 축제인 ‘정동야행(貞洞夜行)’이 열린다. 

올해 3년차를 맞는 정동야행은 매년 5월과 10월 마지막 금요일·토요일에 선보여 왔다. 하지만 올 가을에는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이 되는 10월12일을 기념해 개막일을 선택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제국을 품고 정동을 누비다’를 주제로 10월13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14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반긴다. 10월13일 오후 6시30분에는 대한제국의 선포식이 있던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공식 개막식이 치러진다. 

지금도 정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35개의 역사문화시설을 둘러보면서 대한제국의 흔적을 되새길 수 있는 공연 및 체험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진다.

정동야행은 ▲야화(夜花, 정동 역사문화시설 야간개방 및 공연)를 중심으로 ▲야로(夜路, 정동 투어) △야사(夜史, 덕수궁 돌담길 체험프로그램) ▲야설(夜設, 거리 공연) ▲야경(夜景, 정동 야간경관) ▲야식(夜食, 먹거리) 등 세부테마로 가을 밤을 수놓는다.

서울시의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 재현행사인 ‘대한의 시작, 그날’과도 치루어질 예정이다. 10월14일 오전에 있을 재현행사에서는 고종황제 즉위식과 대한제국 선포식, 환구대제, 어가행렬 등이 펼쳐진다.

대한제국 선포의 의미는?

보통 가을이면 연인들로 붐비는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고종황제와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10월12일의 밤을 주제로 그 당시를 연상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한제국 선포의식에서 중요한 의물로 다뤄진 푸른 빛의 둥근 옥인 ‘창벽’으로 팔찌를 꾸미고 황제 즉위식 날 밤 한양을 온통 밝혔다는 색등을 만들면서 대한제국의 시작을 상상할 수 있다. 

고종황제 즉위 축하연을 연출한 덕수궁 정관헌 포토존에서는 황룡포 등 당시 의복을 입고 외빈들과 연회를 즐기는 사진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몽금포타령 등 고종황제가 좋아했다는 음악이 배경으로 흐른다.

황룡포를 입은 황제의 어진(초상화)을 그려보는 체험은 눈여겨볼만하다. 2명이 함께 황제 얼굴 부분이 비어있는 어진 종이를 받아 서로의 얼굴을 30초간 그린 후 이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캐리커쳐 작가도 자리하고 있어 원하면 그림을 맡길 수도 있다.

고종황제 즉위식에서 곡호대가 사용한 악기를 제작해 볼 수도 있다. 곡호대는 대한제국 군악대 창설 이전의 악대로 황제 즉위 축하행사와 어가행렬에서 활약했다. 강사 도움으로 곡호대의 악기 중 북과 장고를 만들고 연주법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이밖에 대한제국 당시 귀부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양산에 색을 입혀보고 영친왕의 친모인 순헌황귀비 사진을 보며 양산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다. 

 정동 일대 35개 역사문화시설 '순례'

이번 정동야행에는 덕수궁, 시립미술관, 정동극장, 주한캐나다대사관, 서울역사박물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이화박물관, 순화동천 등 정동 일대 35개의 역사문화시설이 개방에 동참한다. 오후 10시까지의 야간 개방을 비롯해 대한제국과 근대문물을 소재로 공연, 전시, 특강 등을 펼칠 예정이다.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는 10월13일 오후 6시40분부터 고궁음악회가 열린다. 그룹 <동물원>과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이 출연해 ‘포크&재즈 콘서트’로 정동의 가을밤을 물들인다.

대한제국의 역사와 고종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수궁 석조전은 축제 기간 중 오후 6시와 7시, 총 4회 연장 개방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을 통해 회당 20명씩 80명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대한제국 사망선고나 다름없던 을사늑약이 체결된 비운의 현장, 중명전도 들러볼만 하다. 약 1년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치고 7월 재개장한 중명전은 전시물을 대폭 보강하고 건물도 지어진 당시로 복원했다.

대한제국 선포를 기념하는 만큼 고종황제가 하늘에 제를 올리기 위해 건립한 환구단도 개방된다. 이와 함께 13일 오후 8시 환구단 옆 조선호텔에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대한제국의 유산>이란 제목으로 특강을 한다.

아름다운 한옥과 정원을 품고 있는 성공회 성가수녀원은 13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19세기 양식의 옛 공사관 건물과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영국식 정원이 있는 주한 영국대사관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공개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 사전신청(~10.9)과 추첨을 거쳐 각각 관람대상자 80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로마네스크 양식과 한국 전통건축 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과 배재학당역사박물관구 러시아공사관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한편 정동야행은 중구가 근대문화의 보고인 정동의 가치를 알리고 서울을 대표할 야간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기획했다.  2015년 첫 선을 보였으며 총 다섯 차례를 통해 62만명에게 정동의 낭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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