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례 이상 노사 임단협 실무교섭 불구 ‘제자리’ 걸음
상반기 영업이익 전년대비 27%, 2분기 72.6% 감소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출처=GS칼텍스 기업 블로그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올해 GS칼텍스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1차례 이상 노사 간 임단협 실무교섭이 이뤄졌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노사 간 이견이 가장 큰 것은 산업계 뜨거운 감자인 통상임금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임금은 법원이 지난달 말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재계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른 상황이다.

현재 정유업계는 정유마진 고공행진으로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이 예고됐지만, GS칼텍스만 웃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현상유지 또는 그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7% 감소한 7950억원이었다. 무려 1/3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2분기만 보면 실적 악화는 더욱 뚜렷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6% 줄어든 21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전망도 어둡다. 지난 8월 여수공장의 잇따른 화재로 생산이 한 달간 가량 중단된 것이 근거다. 정제마진이 올해 7월 배럴당 7달러에서 9달러로 상승한 사이 제품 생산이 일부 중단됐다.

실적악화에 이어 임단협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GS칼텍스 노사는 이달 27일과 28일에 걸쳐 제10차 및 제11차 실무교섭을 가졌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통상임금에 관한 노사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통상임금 부분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각오지만 험로를 걷는 모양새다. 지난해엔 정유업계에서 제일 먼저 임단협을 체결했지만 이번엔 제일 늦다.

GS칼텍스 노사는 이달 27일과 28일 제10차, 11차 임단협 실무교섭을 가졌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사진출처=GS칼텍스노동조합

가장 큰 이견이 있는 부분은 통상임금이다. 법원은 지난달 말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통해 신의측에 의거해 식비와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통상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고정적 임금으로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을 계산하는데 기준이다. 

각종 수당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통상임금의 0.5배를 가산해 추가로 지급해야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다. GS칼텍스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 임단협 및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노사 간 합의를 봤고, SK이노베이션 노사는 통상임금 문제를 관련업계 동향을 보며 추후 논의키로 방향을 정했다.

GS칼텍스는 임단협을 빠른 시일 내에 체결해야 하는 처지다. 여수공장의 잇따른 화재로 생산에 차질을 빚어 실적이 올해 1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탓이다. 노사 간 갈등으로 인한 경영상 리스크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특히 올해 3분기는 여느 때와 다른 만큼 임단협에 속도를 내야한다. 정유업계에서 통상 3분기는 등유 등 난방수요 감소로 비수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미국 최대 정유석유화학단지가 몰려 있는 텍사스 지역이 허리케인 하비 피해를 입어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중동산유국을 비롯해 글로벌 오일 메이저사들이 원유 생산설비에 투자하지 않아 물량 공급이 부족한 시장 상황이 열렸다. 쉽게 말해 돈을 벌어들일수 있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노사가 통상임금 문제를 놓고 합의를 이뤄내면서 GS칼텍스 노사의 임단협도 영향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현재 상황을 봐서는 그럴 가능성이 적다.

GS칼텍스는 임단협 및 통상임금 협상에 대해 말을 아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임단협과 통상임금 협상이 진행 중이다. 자세한 상황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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