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채용 할당 약속 저버려 원성 높아

LG화학 대산공장 정문 입구 인근에 내걸린 플랜카드.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LG화학이 대산석유화학 단지 인근 지역 출신 인재를 기대보다 적게 선발해 주민으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5년 전 지역 인재를 일정 부분 할당해 선발하겠다는 방침에서 일부 벗어난 것이다.

그 동안 주민들은 대산석유화학 공장에서 발생한 악취 등 환경오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그러한 약속을 받았지만 되돌아온 것은 공정 선발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된 일종의 역차별뿐이었다. 지역출신이 되레 손해를 감수한 격이다.

서산시와 대산지역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생산직 모집공고를 내고 직원 선발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LG화학은 공장이 소재한 서산시 및 대산읍 출신 응시자들이 상당수 지원해 1차 관문을 통과시켰지만, 지역 기대보다 적었다. 일부 지역 인재는 화학공학 등 관련 전공을 했지만 1차 서류전형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LG화학이 지난 2012년 5월 대산읍민주권쟁취위원회와 맺은 지역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통상 LG화학 대산공장은 생산직, 이른바 기술직 직원을 20여명 안팎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신문이 단독 입수한 지역발전 양해각서 내용을 보면 제일 첫 번째 합의한 내용이 지역민 채용배려와 인재육성이다. 양해각서에는 직원 채용 시 지역민을 최대한 배려하고, 대산고등학교 특수목적과의 신설과 운영을 적극 지원하여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고 규정돼 있다. LG화학은 당시 한창석 공장장이 대표이사를 대행해 양해각서에 서명을 했다.

두 번째 내용은 지역발전사업을 위해 대산공장 입주 4개사가 함께 협조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주민들은 회사가 처음에는 채용을 통해 지역 배려를 해준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불만과 원성이 높다.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주민 윤모(60대)씨는 “공장이 처음 들어설 때 지역주민을 30% 가량 채용한다고 해놓고 이제는 하지 않고 있다”며 “신나 냄새 등 악취로 가끔 구토할 정도 피해를 감수하고 사는데, 이것이 상생인가”라고 성토했다.

지역주민 김모(50대)씨도 “가스 냄새가 여전히 심하다”며 “지역을 위한 배려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올해 생산직 직원 채용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산공장 전체에서 생산직 직원 선발 절차를 밟고 있다”며 "2차 관문에는 서산시 및 대산읍 출신이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효돈 대산발전협의회 부회장은 “대산공장 생산직원 선발이 진행 중이지만 지역의 기대보다 적은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한편, LG화학 대산공장은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 679일대에 위치하며 세계 최대 NCC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임직원은 김동온 주재 임원(상무)를 포함해 800여명 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대산공장은 지난 2005년 현대석유화학에서 LG화학으로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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