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고속도로서 자율주행차 시험·국내 첫 자율주행버스 면허 취득
LGU+ "5G는 4G 대체재 아닌 기본망 보완, 핫스팟에만 5G망 구축할 것"

SK텔레콤의 자율주행차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만남의 광장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미래 먹거리 확보에 힘쓰고 있는 이동통신 3사가 자율주행차를 두고 다시 한 번 맞붙었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자율주행 임시 면허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 반면 LG유플러스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또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다.

자율주행차 기술은 현재 센서 및 카메라 기반의 ‘인지 기술’에서 5G 이동통신으로 차량 원거리 정보까지 수집하는 ‘통신+인지기술’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 즉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교통상황에 스스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하는 네트워크 기술이 핵심이다.

자율주행차에 5G를 적용하게 되면 주변 자동차와 도로시설물, 관제센터 등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자율주행차가 실시간 빠른 처리로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이를 선행 자동차나 교통센터가 뒤따르는 자동차에 실시간 경고를 하고, 경고를 받은 자동차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감속하거나 갓길로 유도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 등 두 업체 간의 자율주행차 주도권 경쟁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에 적용되는 네트워크 기술이 미래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K-시티’에 5G 기반 자율주행자동차 실험환경을 연내 구축키로 했다. 5G인프라가 구축되면 자율주행자끼리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도로 환경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K-시티는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및 자동차안전연구원이 경기도 화성시에 조성하는 총 면적 36만3000㎡(약 11만평) 규모의 자율주행 실험도시다. 연내 1차 개통,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국내 이통사 최초로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 면허를 취득한 바 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실제 자율주행 시험에 성공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진화를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22일 국내 처음으로 자율주행 버스 임시 운행 면허를 취득했다. 사진은 지난 3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시범 운행되고 있는 KT 자율주행버스.  사진=KT

KT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버스 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2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이면도로에서 자율주행버스 시연에 성공한 KT는 이로써 일반 도로에서도 자율주행버스 시험이 가능해졌다.

KT에 따르면, 버스는 승용차와는 달리 핸들과 브레이크 등 차량 주요 부품에 전자식 제어기능이 구현돼 있지 않고 자체도 길고 무거워 차량 제어가 쉽지 않다. 더구나 센서 부착 위치도 높아 주변 사물을 정확히 인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이에 벤츠와 스카니아(SCANIA)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몇 개의 자동차 제조사에서만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KT의 자율주행버스는 라이다, 카메라 등 기존 센서 외에 KT 무선망을 활용한 수cm 정확도의 정밀 위치측정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여러 대의 차량이 군집 주행하는 플래투닝(Platooning) 등의 추가적인 기능도 구현한다.

KT는 지난 2015년부터 서울대학교, 언맨드솔루션 등과 협력해 자율주행 승용차를 개발하고 자체 테스트베드에서 5G 통신과 V2X(차량·사물통신), 원격제어, 차량관제 등의 기능을 검증하고 시연을 진행해왔다.

전홍범 KT 인프라연구소장은 “자율주행은 통신과 융합을 통해 더 안전해질 것”이라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KT는 기존 자율주행차에 비해 주변 차량과의 직접적인 통신을 통한 상황 판단 강화, 신호등 인지 거리 비약적 확대, 사각 지대에 존재하는 위험 등에 대한 예측 강화를 통해 자율주행차 안정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5G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은 감감무소식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G는 4G의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4G의 보완재로 보고 있다”고 말해 5G에 대한 인식에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이어 “5G는 대부분 대도시, 특정지역, 기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핫스팟 지역을 위주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단기간 큰 투자지출(CAPEX) 수요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 부사장은 “5G 투자의 경우 몰입형 서비스로 사용자 비율이 높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그 외는 4G망을 최적화하거나 업그레이드해서 5G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물론 글로벌 통신 업체들의 5G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자칫 늦은 대응으로 글로벌 ICT 흐름에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LTE 투자가 늦었던 KT가 순식간에 가입자를 뺏기는 등 적자로 돌아선 경험을 비춰볼 때, 글로벌 통신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LG유플러스 또한 험난한 기로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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