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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식의 생활경제] 기술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한다.
  • 칼럼니스트 윤준식
  • 승인 2017.09.2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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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함께 읽기 두 번째 시간이다. 존재하지 않던 ‘4차 산업혁명’이란 글로벌 어젠다를 던진 본인은 무엇을 보았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16년 화제의 신간이라 늦은 감이 있을 것도 같지만, 이 책을 꼼꼼히 읽어나감을 통해 대충 주워듣던 4차 산업혁명 논쟁에 대해 보다 정확히 알아갈 수 있다. 오늘은 2번째 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술들에 대해 정리요약하고 필자의 견해를 담아보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이지만...

‘4차 산업혁명’, ‘4차산업’ 이야기만 나오면 뒤이어 나오는 것들이 있다. 3D프린터, 드론,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이다. 방송이며 신문기사며 가는 곳마다 이 품목들을 강조하니 귀에 못이 박힐 정도다. 그런데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런 상투적인 표현들이 “4차 산업혁명은 3D프린터, 기타등등으로 하는 혁명”, “4차 산업혁명의 결과는 3D프린터 기타등등을 만들어내는 혁명”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독자여러분께서는 필자의 이런 지적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마주친 사람들에게 대뜸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명해보시오”라고 물어보면 열의 아홉이 위 범주의 제품들로밖에 답하지 못한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지난 회 기고에도 언급되었듯, 아직도 전세계 인구 중 40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3차 산업혁명을 겪지 못한 곳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IMF 극복과정에서 3차 산업혁명을 적절히 이용해 한 단계 도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애플과 삼성을 비교하며 삼성이 제조업체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세계를 석권하는 스마트폰을 양산하고 있는 삼성의 제조업 수준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어오면서 관이 주도하는 경제를 너무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과정에서도 빈번하게 드러난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 이번 정부가 들어서며 나온 ‘4차 산업혁명’ 이야기도 정부계획의 발표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다. 정부차원에서 산업을 다룬다는 것은 법과 제도의 문제, 구체적 예산을 명시하게 된다. 이를 정하는 과정, 이를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 속에서 특정 산업영역이 강조되는 것이다.

제품이 세상을 바꾼다

필자가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안도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을 위해 필요한 요소, 필요한 도구들을 인지하고 있기에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속 인터넷망과 고성능 PC가 없었다면 정보화 혁명과 3차 산업혁명은 없었을 것이다. 전기의 보급과 기계의 양산화가 없었다면 2차 산업혁명도 없었다. 증기기관이 없었다면 1차 산업혁명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혁명분자들이 있어야 하고 전위기구가 조직되어 혁명을 준비해야 하듯, 관련 제품, 관련 산업, 노하우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도록 일으킬 수가 없다. 왜 우리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선도국가인지 이제는 분명히 아시리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4차 산업혁명도 3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기술과 제품들을 토대로 시작된다.

물론 반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운 나라임을 더 중요하게 보시는 분도 있다. 그러나 한글을 창제했던 세종대왕 당시에도 물시계, 해시계 등의 발명품이 나왔고, 조선 후기의 중흥을 일으킨 정조 때도 기중기를 발명해 수원화성을 축조하지 않았던가?

슈발이 강조하는 3가지 기술영역

슈발의 저서에서도 물리학 기술,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의 3가지 영역의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3가지 기술영역 중에서 유일하게 품목을 강조하고 있는 분야(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첨단 로봇공학, 신소재)도 물리학 기술분야 부분이다. 따라서 ‘물리학 기술’이라는 표현은 번역상의 오류로 보인다. 번역서에도 영어식 표현을 명시하고 있는데 ‘physical’로 표현하고 있다. ‘physical’의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면 “①육체의 ②물질의, 물질적인 ③자연법칙상의”라고 되어 있어 더 혼란수러울 수 있다.

사실 ‘physical’이라는 표현은 IT기기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표현이다. 여기서의 ‘physical’은 ‘logical’의 상대적 개념으로 IT인들은 보통 ‘물리적’이라고 말한다. 보통 컴퓨터 이용시 하드디스크를 C드라이브, D드라이브로 분할해서 사용하곤 한다. 이 때 원래의 하드디스크는 물리적 디스크로 개념을 정리하고, 분할된 드라이브들은 논리적 디스크로 개념을 짓는다. 실제 존재하는 것은 하드디스크 하나뿐이지만, 논리적으로는 2개의 디스크를 정의해 2개의 디스크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슈발의 논지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어지는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들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슈발이 언급하는 3가지 기술영역들 모두 IT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다. 한편 이 지점이 “3차 산업혁명이 아직도 이어지는 것일 뿐, 4차 산업혁명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일 수 있다.
필자의 이야기가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을 수 있다. 필자의 글은 이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3가지 기술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슈발은 물리적 기술영역에서 언급한 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첨단 로봇공학, 신소재 외, 디지털 기술로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온디멘드 플랫폼을 들고 있고, 생물학 기술로는 유전자 편집기술, 합성생물학의 발전을 이야기하며 헬스케어 산업, 바이오프린팅을 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3가지 기술영역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이러한 기술의 탄생은 제품의 형태로 증명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기술에 탐닉한 괴짜들이 이것저것 신기술을 뭉뚱그려 만들어낸 뭔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엉뚱한 뭔가가 나온 후에 이것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나 적용하다보면 실생활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구체화되고 나아가 관련 산업으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해 창의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발명을 장려해야 하는 시대라는 소리다. ‘4차 산업혁명’도 사회 구성원 개개인 창의적으로 변화되어야 가능하다. 엉뚱한 것을 연구하고 만드는 사람들이 비난받지 않는 분위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윤준식  venturem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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