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독일 방문 중 그의 묘소 먼저 찾아...정치논리에 평생 시련 겪었으나 위대한 음악자산 남겨

숱한 명곡들을 선보이며 유럽 평론가들에 의해 ‘20세기 중요 작곡가 56인’과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로 선정됐던 윤이상.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지난 17일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이 태어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윤이상은 근대 한국 뿐만 아닌 동양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동양의 사상과 음악기법을 서양 음악어법과 결합하며 표현해 주목받았다.  

특히 그가 작곡한 ‘예악’은 서양악기로 국악기를 모사해 독특한 질감과 함께 동양의 사상을 선보인 명곡으로 꼽힌다.  ‘예악’은 1966년 독일 도나우싱엔 음악제에서 초연된 이후 “한국음악과 서양음악이 전통적이면서도 첨단적으로 결합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과 현대 음악가들에게 추앙을 받던 그도 평생을 두고 씻지 못할 시련을 겼었다. 이른 바 ‘블랙리스트 원조’, ‘북한 방문 관련 논란’등 굴레는 진영논리가 득세했던 한국 정치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그러나 그가 위대한 음악적 자산을 남겼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윤이상은 숱한 명곡들을 선보이며 유럽 평론가들에 의해 ‘20세기의 중요 작곡가 56인’,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로 선정됐을 정도로 호평일색이었다. 주빈 메타, 하인츠 훌리거, 베를린 필하모닉 등 여러 주요 음악가와 단체들은 지금도 그의 명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는 클래식 관계자들 중심으로 윤이상의 삶이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독일을 공식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윤이상의 묘소를 가장 먼저 찾아 고인이 삶이 재조명 된 바 있다.

또한 윤이상의 고향 경남 통영에서도 그의 이름이 되살아났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9월 11일  본회의에서 ‘통영시 도천테마파크 설치 및 관리운영 조례’를 ‘통영시 윤이상 기념관 설치 및 운영조례’로 개정, 조례 본문 ‘도천 테마기념관’도 ‘윤이상기념관’으로 기념관 명칭을 바꿨다.

올해 초부터 윤이상을 기리는 다양한 음악제와 공연 등이 이어졌는데 하반기에도 여러 단체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최근 통영과 서울에서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을 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경기필)는 독일에서 열리는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Musikfest Berlin)에 참가했다. 탄생일 당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무대에서 ‘예악’과 ‘무악’을 연주했다. 윤이상의 제자였던 호소카와 도시오와 ‘소프라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탄식’을 협연했다.

또한 같은날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도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시민음악회 - 성북동은 1955년 윤이상을 기억한다’가 펼쳐진다.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TFO)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유럽 투어를 떠난다. 9월 17일부터 22일까지 ‘윤이상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통영에서 펼쳐지는 일주일 간의 음악 여정의 대미를 9월 22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장식한다. 

이후 26일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28일 하노버 헤렌하우젠 궁전, 29일 오tm트리아 린츠 브루크너하우스, 30일 체코 브르노 베세드니 둠, 10월2일 슬로바키아 레두타 브라티슬라바 콘서트홀을 돈다. 
 
윤이상의 열렬한 지지자인 지휘자 겸 작곡가인 오보이스트 하인츠 홀리거가 지휘를 맡는다. 윤이상의 바이올린 협주곡 3번(1992)과 목관을 위한 매우 아름다운 작품 ‘하모니아’(1974) 등을 연주한다. 2013년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레지던스 아티스트로 활약했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유럽 투어 전 공연을 함께한다. 

경기도립극단은 윤이상 삶에서 모티브를 얻은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양정웅 총감독, 이대웅 연출, 이오진 작)을 10월 21~29일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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