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파괴' 김대일-방준혁, 주식상장으로 수천억 대 주식부호 등극
'1세대 벤처 사업가' 장병규…신생 벤처 지원 등 벤처 살리기 행보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왼쪽)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 창업자인 김대일 이사회 의장이 4000억 원대 주식 부호로 등극했다. 그가 선보인 PC온라인 게임 ‘검은 사막’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식 시장 상장에 진입한 것. 검은 사막은 지난해 매출 622억 원, 영업이익 454억 원을 기록해 무려 7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펄어비스의 이 같은 성공 신화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게임 산업이 국부창출의 메카로 발돋음하는 절호의 투자로 이어지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업난 속에서 당당히 자신의 분야를 개척하고 새 길을 찾고 있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의 코스닥 시장 상장을 승인했다. 펄어비스는 이날 상장으로 시가총액 약 1조1900억 원을 기록했다. 471만 주의 주식을 보유한 김 의장은 약 4852억 원대의 주식 거부로 올라섰다.

김대일 의장, 4년 개발 끝에 ‘검은 사막’으로 성공

김 의장은 업계에서 ‘고졸 개발자’로 이름을 알렸다. 게임에 푹 빠져 게임을 직접 개발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양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당시 2학년 때 게임 개발사 가마소프트의 제안에 학교를 휴학하고 개발자로 입사했다.

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MMORPG) ‘릴 온라인’ 개발에 참여한 그는 이후 NHN으로 옮겨 ‘R2’와 ‘C9’ 등을 개발하고 이를 히트시켰다. 이 게임으로 2009년 대한민국 게임대상 ‘올해의 개발자상’을 받는 등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이듬해인 2010년 게임 개발에만 전념하고 싶다며 NHN를 나와 펄어비스를 설립한 후 ‘검은 사막’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무려 4년의 개발 기간이 걸린 검은 사막은 그가 직접 게임 엔진까지 개발하며 공을 들인 게임이다.

검은 사막은 높은 자유도와 방대한 콘텐츠로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호평 받았다. 국내 출시 이후 일본과 러시아는 물론 지난해 북미, 호주, 유럽, 올해 대만과 남미에서까지 출시국을 확장하며 누적 가입자수 765만 명, 누적 판매액 3400억 원을 돌파했다. 전체 매출의 7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북미 최대 게임사이트에서 한국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해 최고 인기 게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검은사막은 북미유럽 지역에서 최고 동시 접속자수 11만 명을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가입자수 200만 명을 넘겼다. 매출 역시 북미유럽 지역이 31.3%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대만(28.3%), 한국(25.7%), 일본(10.3%), 러시아(4.3%)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시장 흥행은 펄어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5년 217억 원이었던 매출액이 2016년에는 622억 원으로 3배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0억 원에서 454억으로 4배나 상승한 것.

하지만 김 의장은 게임 개발에 몰두하고 싶다며 대표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김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게임 개발자가 아닌 인생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게임 개발자가 된 것으로 인생의 업을 이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로 개발자로서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넷마블 방준혁, 중졸 출신에서 3조원대 주식 부호로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의장 또한 게임 업계 성공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 5월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단숨에 국내 게임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당시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무려 13조7263억 원으로 LG전자 마저 제치고 21위에 올랐다. 방 의장은 넷마블 상장을 계기로 3조원 대의 주식 부호로 등극했다.

방 의장은 게임 업계에서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으로 통한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방 의장은 두 번의 창업 실패를 겪고 난 후 2000년 자본금 1억 원으로 넷마블을 설립했다. 당시 직원은 8명이었지만 테트리스 등 캐주얼과 웹보드 게임으로 1년 만에 1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방 의장은 4년 만에 넷마블을 CJ에 매각하고 CJ인터넷 사업전략담당 사장을 지냈지만 2006년 건강 악화로 물러났다. 이후 넷마블은 잇따른 신작 게임 출시 실패와 함께 주 수입원이던 웹보드게임마저 정규 규제로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지면서 경영이 악화됐다. 특히 인기 게임이던 ‘서든어택’ 마저 넥슨에 서비스권을 넘겨주는 등 회사의 존폐 문제도 심각해졌다.

방 의장이 다시 복귀한 것도 이때였다. 2011년 복귀한 그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 갈 것으로 예상하고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특히 2016년 연매출 1조원 돌파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당시 넷마블의 영업적자는 무려 2000억 원이었다.

방 의장의 전략은 성공했다. 2012년 12월 출시한 모바일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가 1위에 오르고, 이어 출시한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이 연달아 히트에 성공한 것. 특히 ‘모두의 마블’은 세계 최초 실시간 4인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국내는 물론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누적 다운로드 2억만 건을 돌파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에 방 의장이 제시한 5개년 목표는 1년 앞당긴 2015년에 달성됐으며, 2016년에는 1조500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려 목표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첫날 79억 원, 2주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게임 업계에서는 다시 보기 힘든 흥행실적을 세우는 등 올해 업계 1위인 넥슨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 의장은 코스피 상장식에서 “넷마블을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하는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금처럼 정진해나갔으면 한다”며 “강한 넷마블을 넘어 건강한 넷마블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넷마블은 지난 2014년 중국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CJ에서도 독립하며 ‘넷마블게임즈’로 회사명을 변경했다.

블루홀이 선보인 PC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 사진=블루홀

블루홀, 배틀그라운드 흥행으로 기업가치 4조원 육박

펄어비스와 넷마블의 주식 시장 상장 소식으로 게임 업계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더 고조되고 있다. 더구나 현재 글로벌 초대박 행진을 기록 중인 PC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연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사인 ‘블루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까지 블루홀은 상장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약 4조원 정도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올 초 2000억 원대와 비교하면 엄청난 수직 상승이다. 이는 글로벌 흥행 중인 ‘배틀그라운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 사전 테스트 형태로 공개된 이후 6개월 만에 32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동시 접속자 수도 97만 명에 이르는 등 엄청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식 출시 전이라 점에서 연내 정식 버전이 출시되면 블루홀에 대한 기업 가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 서비스는 카카오게임즈가 맡을 예정이다.

이에 블루홀 최대 주주 장병규 의장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의장은 1세대 벤처사업가로 2005년 인터넷 검색사이트 ‘첫눈’을 개발했으며, 350억 원에 네이버에 매각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2010년 본엔젤스를 창립하고 지노게임즈, 우아한형제들, 틱톡 등 10여개의 신생 벤처를 지원하는 등 벤처 살리기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어 게임 업계에서 블루홀의 대박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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