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넘어 민간기업으로, 209개 기업 중 62.7%가 블라인드 채용에 긍정적 신규 채용 늘려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정부가 일자리 마련 대책 일환으로 공기업 및 공공기관 대상 블라인드 채용을 본격 도입함에 따라 정부와 발을 맞추려는 민간기업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취업 시장의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3일 209개 기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미 도입한 기업이 24.9%, 도입 계획이 있는 기업이 18.6%로 이미 상당수 도입했거나 도입할 계획으로 나타났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긍정적이다’는 의견이 62.7%로 부정적인 의견(28.2%) 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올해 신규 채용 규모도 응답 기업의 74.6%가 작년 규모나 그 이상을 채용할 계획으로 나타나 블라인드 채용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카카오는 2014년 합병 이후 처음으로 공개 채용을 실시하면서 학력과 나이, 성별, 경력 등 스펙 입력란을 없애고 이름과 e메일, 휴대전화만 입력하면 응시할 수 있게 했다. 대신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3차례의 온‧오프라인 코딩 테스트를 진행해 순수 코딩 실력으로 합격자를 정한다. 코딩 테스트를 통과한 지원자들은 1‧2차 인터뷰를 통해 최종 합격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펙보다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창의성 등이 뛰어난 신입 개발자를 선발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CJ그룹 역시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 학교, 학점, 영어 점수 등을 기재하지 않는 ‘리스펙트(Respect)’ 전형을 새롭게 신설한다. CJ제일제당과 CJ E&M, CJ프레쉬웨이 등 7개 계열사는 영업 및 음악 제작 직무 등에 한해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하며, 최종 합격 때까지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CJ그룹 측은 이번 리스펙트 전형 신설을 통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7월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으며 하반기 인턴 40여 명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개발 등 전문직을 제외한 전 부문에 걸쳐 내년까지 200여 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종근당 역시 출신지역, 가족관계, 학력, 신체조건 등을 공개하지 않고 편견 없이 공정하게 인재를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5대 시중은행 또한 올해 블라인드 채용을 일제히 도입하고 채용 인원도 지난 해 2배 수준인 2000여 명으로 확대해 은행권 취업 문턱을 낮췄다. KB국민은행은 학력과 연령 등 지원 자격은 물론 입사지원서에 자격증, 어학점수능력 항목도 없앤 100% 블라인드 면접으로 지원자의 직무특성과 역량을 평가해 선발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역시 지원자격에 학력과 연령기준을 삭제하고 자격증과 어학점수 기재란을 없앴다. 이밖에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등도 증명사진, 생년월일, 출신학교, 성별 등을 기입하지 않기로 해 블라인드 채용을 통한 인재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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