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업과 융합이 가능한 VR, 도전 가치 충분
"VR렌즈 포커스 부조화 해결하는 솔루션 제공할 것"

그루크리에이티브랩는 VR 사용시 눈의 피로감을 줄이는 '오토포커스'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본지 연중기획 <일자리가 미래다>는 청년실업이 만연한 암울한 시대에 희망과 비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가계각층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실업자 100만 시대, 취업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설상가상 취업 준비생의 40%는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등 취업시장 쏠림 현상은 이미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가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실업난 속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분야를 개척하고 새 길을 찾으려는 ‘청년 창업가’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지는 이들의 창업기를 통해 청년실업의 해법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VR(가상현실)이 주목받고 있다. VR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VR 기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VR 기기를 사용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증상이 있다. 바로 어지럼증이다. VR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어지럼증은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을 소프트웨어 방식을 통해 해결방안을 개발하는 청년 스타트업이다. 특히 VR 어지럼증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결, VR관련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구나 창업 3년 만에 직접 개발한 기술들이 미국 포브스지에 소개될 만큼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문제점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의 정신이자 비전”이라는 청년 창업가이자 이상호 전 그루크리에이티브랩 대표를 만나 당당한 사업가로 거듭난 스토리를 들어봤다. 

▲청년 창업가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된 계기와 VR을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2014년 창업 당시 대학원 지도교수와 함께 미국 학회에 참여한 일이 있다. 그때 VR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았고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당시 관심사는 자동차 시뮬레이션 연구였지만 취미 삼아 오큘러스 리프트 DK1이라는 VR 헤드셋을 구해 다뤄 본 경험이 사업의 방향을 틀게 했다. 

당시 처음 써본 VR 헤드셋은 엄청난 현실감과 몰입감을 줬고, 이건 사업성이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 학회를 다녀온 후 VR창업에 나섰고, 때마침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진행되는 캠퍼스CEO발굴지원사업이 진행돼 지원한 뒤 선정되면서 VR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겪었던 어려웠던 점 또 이를 극복하고 창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이었나?

“투자 계약서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 일도 있었을 정도로 주주와 이사회 등 법인의 기본 개념과 경영 지식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법인의 개념과 세무 등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필요한 지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한국VR산업협회와 학교 내 창업지원단 등을 통해 필요한 지원과 조언을 받았다. 기술적인 부분은 지도교수를 통해 해결하면서 현재의 그루크리에이티브랩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을 창업한 이유와 추구하는 사업 목표는 무엇인지, 또 이를 위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

“VR 시장에는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들이 많다. 특히 하드웨어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소프트웨어로 해결해 보고자 창업을 시작했다. 이에 VR 이용 시 발생되는 어지럼증을 분석해 해결하는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VR에서의 포커싱 문제를 해결하고 입체감을 극대화시키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베타 테스트를 종료하고 곧 정식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 창업가 이상호 전 대표.

▲VR시장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나 오큘러스, HTC 등에서 다양한 VR기기를 출시하면서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VR 시장은 어느 단계에 진입해 있고 또 향후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지난해 VR시장은 버블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VR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진행되고 있으며, VR 콘텐츠 개발과 이에 대한 수익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즉 비전이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기기와 콘텐츠를 기준으로 VR시장을 살펴보면 여전히 장단점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VR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산업군에서는 VR과의 융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연구 개발 중에 있기 때문에 3~4년 안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때 다시 한 번 지난해와 같은 VR산업의 부흥기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눈의 피로로 인해 장시간 VR콘텐츠를 즐길 수 없는 것도 VR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나 솔루션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VR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되면 어지럼증과 함께 15-20분 정도만으로도 피곤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시각적 피로감은 실제 현실에서 느끼는 지각과 VR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시각적 지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변 렌즈 등의 물리적 방법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느린 반응시간과 높은 생산 비용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그루크리에이티브랩은 VR에서도 실제 현실에서과 동일한 입체감과 깊이감을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유니티 게임 엔진 기반으로 제작된 VR 콘텐츠에 적용할 수 있으며, VR콘텐츠 제작사들이 포커스의 부조화를 해결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플러그인 형태로 제공하려고 한다.”

▲VR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킬러 콘텐츠’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많다. 현재 VR콘텐츠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킬러 콘텐츠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VR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어지럼증과 시각적 피로감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기술적인 문제가 먼저 해결된다면 VR콘텐츠의 다양성을 보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4-5시간 정도 오랜 시간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게임을 몰입해서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돼야 비로소 킬러 콘텐츠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창업가로서 앞으로 VR시장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또한 새로운 일자리로는 어떤 것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는가?

“VR산업은 여전히 무궁무진한 시장이다. 특히 최근 타 산업과의 융합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 새로운 일자리가 대거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기획자와 개발자는 물론 그래픽을 담당하는 아티스트, 타 산업과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코디네이터, 점차 주목받고 있는 VR방 운영을 위한 기술직 등이 VR 산업에 필요한 일자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VR은 시공간을 초월해 현재 있는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는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청년 창업가로서 창업한 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창업 후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사회적으로 또는 정책적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회사 입장에서는 개발한 아이템에 대한 지적재산권과 제품에 대한 권리, 마케팅 노하우 등 경영 활동을 위한 자산이 중요하다. 물론 초기 창업 시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지만,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을 하고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프로그램을 지원한 기관과의 이해관계 얽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중요한 순간 회사가 독립하지 못하고 묶여있게 되는 모순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창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과 동시에 사회적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

▲VR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으로 많은 청년 세대들이 VR시장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예비 창업가들을 위해 미리 경험해 본 선배로서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 달라.

“젊은 감각으로 무언 가를 할 수 있다면 지금 같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책으로 보고 강의를 듣는 것 보다 시장에 나가서 직접 발로 뛰고 경험해보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경험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특히 시공간을 초월해 현재 있는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기본적인 장점이 사라지지 않는 한 VR은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 될 것이고, 다양한 산업과 융합이 가능한 VR은 충분한 가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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