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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롯데 메가박스 3대 메이저 스크린 97% 독점 "영화산업 시스템 정립 필요"박용진 의원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 개최
군함도, 택시운전사 개봉 스크린 독과점 불거져...'파라마운트 판결' 수직계열화 탈피해야
  • 길승대 기자
  • 승인 2017.09.0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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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왼쪽에서 여덞번째)이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길승대 기자

[민주신문=길승대 기자] 지난 7월 26일 대작 ‘군함도’가 개봉했다.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등이 출연했고 류승완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정작 영화를 개봉한 후에는 영화의 내용보다 스크린 독과점이 더욱 화제가 됐다. 

개봉 당일 군함도가 전국 2575개 스크린 가운데 무려 2027개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군함도는 지난달 2일 ‘택시운전사’ 개봉 이후 스크린수가 절반으로 줄었지만 택시운전사가 스크린 독점의 바통을 이어받아 1906개 스크린을 독차지하자 독과점 문제는 또다시 불거졌다. 대한민국 영화산업에서 10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한 스크린 독점 문제, 이번엔 풀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를 열고 ‘공정거래법 개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축사하고 있다. 사진=길승대 기자

박용진 의원은 이번 토론회 취지와 관련 “한국영화가 연 관객 1억 명 시대를 열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정작 중소영화제작사와 독립영화는 특정 상업 영화가 대부분의 상영관을 독차지해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며 "스크린 독과점이 영화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영화산업의 독과점과 불공정거래 논의를 진척시켜 각 계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오늘 토론회가 영화산업의 부조리를 뿌리 뽑는 단초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영화산업 독과점 및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방안 마련 토론회' 참석자들.  왼쪽부터 서정 변호사, 성춘일 변호사, 고려대 박경신 교수, 오동진 영화평론가, 울산과학대 백일 교수, 공정거래위원회 이동원 과장, 한국제작가협회 배장수 이사가 참여했다. 사진= 길승대 기자

수직계열화 해결방안으로 파라마운트 판결 도입 논의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한국 영화산업에서 10년여 동안 스크린 독점이 해결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영화산업계의 수직계열화를 꼽았다. 토론자들은 수직계열화를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파라마운트 판결’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파라마운트 판결은 지난 1948년 미국에서 내린 판결로, 미 대법원이 파라마운트를 포함한 5개의 메이저 영화사에 대해 극장을 소유할 수 없다는 명령과 함께 영화 산업의 수직적인 통합(제작, 배급, 상영의 계열화)이 불법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는 비계열사가 제작한 영화 숫자가 다수로 전환됐다. 메이저 배급사들은 고도의 투자배급에 집중하게 돼 스크린 숫자 증가와 영화 산업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울산과학대 백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영화산업계 스크린 독과점의 배경에는 수직계열화가 있다고 지목했다. 백 교수는 “지난해 한국 영화산업의 극장 집중률은 CGV를 포함한 롯데시네마 등 상위 3사가 97.1%를 기록했다”라며 “이는 공동 소유관계를 통한 일감몰아주기처럼 제 3자를 배제시키는 불공정으로 영화산업을 해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백 교수는 스크린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의 파라마운트 판결처럼 계열 분리 명령으로 수직계열화를 혁파하고 투자배급사가 극장을 갖지 못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박경신 교수는 발제에서 “CJ와 롯데 2개사가 상영시장의 70%, 한국영화투자배급시장의 40-60%를 점유하면서 가상프린트비, 무료초대권 등 한국영화투자배급사 전반에게 불리한 상영조건 등을 ‘업계표준’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비계열사한국영화배급사들의 이윤을 압착해 생존과 작품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고사시킬 수 있다”라고 영화시장에서의 독과점 상황을 비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독과점 문제는 영화산업 시장에서의 착취행위를 통한 방해 행위”라며 “착취와 배제를 나눠 각각의 요건을 별도로 따질 것이 아니라 미국법이나 독일법과 같이 좀 더 일반적인 방식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춘일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극장은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사가 대부분을 차지 하고 있고 특히 CGV, 롯데시네마 등이 극장업 외에 투자, 제작, 배급 등 각 영역 에 모두 진출해 수직계열화된 구조를 띠고 있다”며 “현재의 왜곡된 한국 영화산업의 질서를 바로잡지 않고서 더 이상 한국 영화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개봉 당시 특정 영화가 일정한 비율 이상의 스크린을 독점하는 것을 금지하고 독립영화 등도 관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상영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상영하도록 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극장시장과 배급시장은 정책적 접근방법이 달라야 한다

서정 변호사는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를 다룰 때 배급시장과 극장시장을 분리한 상태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배급 시장의 경우 상영 시장만큼 독과점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고,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되는 사업자도 아예 1개 업체 정도 에 불과하다”며 “그렇기에 극장 시장과 배급 시장에 대한 정책적 접근은 달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극장 시장의 독과점 해소 및 극장 시장의 독과점이 배급시장 등으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는 극장을 소유한 대기업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며, 배급시장의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서 변호사는 아울러 스크린 독과점과 불공정거래에 대한 입법적 개선방안으로 영화산업계의 시장구조적 조치가 마련돼야 함은 인정하지만, 접근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극장시장의 독과점 상태 및 독과점 사업자들의 부당한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시장구조적 조치를 포함한 입법적 검토가 필요 할 것이지만 공정위의 시장구조적 조치를 허가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영화산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고, 재계를 중심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기 때문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영화산업 독과점 책임, 공정거래위원회 놓고 공방

스크린 독과점이 10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결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책임이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배장수 이사는 “공정위는 3대 극장 체인의 스크린 수 점유율이 지난 2010년에 이미 80%를 상회했지만 2014년까지 4년 동안 이들 기업의 독과점 행보 등에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배 이사는 “3대 극장체인인 투자배급사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와 그 계열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극장 매출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소영화사와 창작자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공정위에서 해결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공정위가 스크린 독점과 불공정거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공정위는 현재 불공정거래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개선하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호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이동원 과장은 “공정위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법원에 규제를 제기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대법원에서 패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라며 스크린 독과점이 공정위의 개선 노력 부실로만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이 과장은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 겸영금지 등은 문체부 입법사항이며 공정위는 경쟁 제한적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의견을 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문제가 일반법에 속해있어 다른 산업과 분리해 영화산업만 따로 법 판결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재는 영화산업을 일반법에서 분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표명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소규모 영화사와 배급사를 운영하는 곳들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창작자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작가들이 속출하며, 영화 제작을 포기해야 하는지를 걱정하는 영화사들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정위를 질타하기도 했다. 

스크린 독점이 해결돼지 않는다면 독립영화나 소규모 투자 영화들은 이대로 사라지게 되고 이후에는 우리나라 영화산업 전체가 멸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스크린 독과점 해결을 위해서는 3대 메이저극장과의 직접적인 논의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길승대 기자  gil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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