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FN executive 부사장 

휴가 차 제주도에 다녀왔다. 친구가 어떠했냐고 물어왔다. “뭐 회 먹고 여기저기 다녀왔어”라고 짧게 대답했다. 친구는 그렇게 밖에 말을 못하느냐며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박경리 선생은 중국을 잠시 다녀와서도 책을 한 권 내더라. 너는분명 ‘視而不見聽而不聞’한 것이 틀림없구나?”

마음이 딴 곳에 가있으면 무엇을 보아도 그 정확한 의미를 볼 수 없고 좋은 소리를 들어도 그 참 뜻을 알아들을 수 없다. 마음 속에 강한 목적의식을 담아야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때서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게 된다. 단지 쉬기 위하여 제주도를 찾았기에 어떤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을 리 없었다. 제주도의 모든 것이 제대로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음은 당연하다.

목적의식은 하나의 프레임이다.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창(窓)이다. ‘브랜딩 프레임’을 마음 속에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브랜딩은 Brand 와현재 진행의 의미가 담긴 ing의 합성어다. 하나의 브랜드가 고객에게 사랑 받을 수 있도록 365일 내내 이미지와 느낌, 아이덴티티를 꾸준히 불어 넣어 보살피는 과정이다.

브랜딩 프레임의 장점 가운데 으뜸은 바로 시장(市場)원리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고객의 사랑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싸움터다. 브랜딩은 시장의 3요소를 고려해서 사랑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기술이다. 경쟁자에 대한 관찰(觀察),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省察), 고객의 욕구에 부합하는 통찰(洞察)이 바로 그것이다. 이른바 승리의 ‘찰찰찰’ 공식이 딱 적용된다.

브랜딩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자연스럽게 적용된다. 먼저 상품 브랜드의 경우를 보자. 뙤약볕에서 30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린다. 냉면 하나 먹기 위해서다. 텐트를 가지고 와서 밤새워 기다린다. 신제품 핸드폰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브랜딩이 잘된 좋은 브랜드는 이렇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고객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삼고초려. 유비가 제갈량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초가 오두막을 세 번 찾아가 간청했다. 삼고초려는 고사성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판 삼고초려의 스카우트 또한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스카우트의 기준은 그 사람의 토탈브랜드 파워다. 브랜드 파워는 사람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는 퍼스널 브랜딩 전략에서 나온다.

브랜딩이라는창으로 세상을 보자.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에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이거 좋겠다. 그것은 안되겠는데” 하면서 의미의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 그것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더욱 좋게 변화시키는 에너지로 삼자. 사람브랜드부터우유. TV, 냉장고, 에어컨, 아파트, 옷, 신발, 가방, 화장품, 시계, 자동차 그리고 꽃이나 나무 등 자연 브랜드에 이르기 까지.

필자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브랜딩이 삶을 바꾼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브랜딩 탐사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브랜딩의 가치에 관심이 많은 독자 여러분들의 동참과 성원을 기대한다.
 

김정응

(주) FN executive 부사장 (현) 
HS애드 상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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