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1년 만에 국민참여당의 당원이 4만5,000명에 육박했다. 국회의원 한 명 없이 오로지 ‘가슴’과 ‘발’로 뛴 성과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당원 80% 정도가 40대 이하, 젊은 부부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지역위원회를 할 때면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함께 찾아온다. 한쪽에선 아이들이 뛰놀고, 그 옆에선 젊은 부모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 이 모습은 정치집회라기 보단 마치 문화집회 같다. 대다수가 정치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라 때로는 어설프기도 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뜨겁다. 바로 여기에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는 희망을 읽는다. 정치적 경험이 적더라도 각 지역에서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까지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힘, 당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정당이야말로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 새 시대 ‘대안정당’으로 떠오른 국민참여당의 지난 1년과 오늘을 짚어봤다.


당원 교육·당원 훈련 역점, 금년 내에 10만 당원 확보 목표

2012년 총선·대선 위해 연합연대 필요 “성실하게 임할 것”


-국민참여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았다. 소회가 어떤가.

“참 바빴다. 창당하자마자 6ㆍ2 지방선거에 이어 7월, 10월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신생정당으로선 바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사실 6ㆍ2 지방선거는 우리에게 시험대와 같았다. 우리가 지방정치에 참여한다는 게 사실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기반을 닦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선거에 임할 것인가, 선거를 통해 우리가 어떤 정치적 새로운 면모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워낙 창당한지가 얼마 안됐고, 당도 선거에 대한 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다만, 당시 우리의 바램은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연합정치, 참여정치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간들을 보내고 보니 우리가 목표했던 정말 좋은 정당, 좋은 정치, 새로운 정치문화에 일정부분 이뤄냈다고 자평하고 싶다. 한편으론 재보궐선거에서 실패하면서 소수 정당으로서의 한계도 느꼈다.”


-창당 당시 민주당뿐만 아니라 친노진영 측에서도 창당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있었다. 현재는 어떤가.

“창당 당시 부정적 기류는 세 가지 원인으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정말 정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본래 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강력한 카리스마나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는 권력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게 지금까지의 전례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인물이 없었고, 게다가 창당 참여자 대다수가 정치 초년병 같은 사람들이었다. 창당 자금도 없었다. 재력가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전적으로 당원들이 내는 당비에 의해서 운영했다. 외적으로 볼 때 우리가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고 본다.

두 번째는, 지속성의 문제였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선 신설정당이 뿌리내리기가 어려운 토대다. 그래도 신설정당으로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잘 발전시켜온 정당이 바로 민주노동당이다. 물론 과거의 자민련, 현재 이회창 대표의 자유선진당이 존재하지만 이 정당들은 지역적 연고 내지는 지역적 기득권을 가지고 출발한 것이 아닌가. 우리 당은 지역적, 정치적 기득권 없이 시작했다.

세 번째로는, 친노세력의 의견차다. 우리가 노무현의 사상, 노무현의 정치, 노무현의 철학을 이어받아서 정말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기치를 내걸었지만 실제 친노세력이 전부 모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사실 친노세력 안에서도 우리를 부정적으로 판단하거나 큰 기대를 걸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그런 기류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창당 직후부터 지금까지 바빴지만, 또 그 만큼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성공적으로 여기까지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민주주의 원칙, 지역주의 정치를 타파해 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 당원 중심과 당원 참여를 원칙으로 하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창당 당시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냈으나 현재는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상태다.

“창당을 전후로 지지율과 관련한 어느 여론조사 결과 13% 정도가 나왔는데, 아마 그때는 설문의 구조상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 같다. 당이 처음 만들어지면서 별안간 13%의 지지율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여론조사라는 것이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에 그 숫자에 우리가 절대적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지금 우리 당의 지지율은 낮게는 3%, 높게는 4~5% 나오고 있다.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들이 6.7%의 지지를 받았는데, 대략 그 정도 수준의 지지가 정상적이라고 본다. 그것도 우리로선 높은 지지율이다.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우리 입장을 발표할 수 있는 통로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의 지지율을 받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비록 7월과 10월에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우리 당이 당선자를 내지 못했지만 지지도는 굉장히 상승했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엔 국민들은 역시 하나의 새로운 정치 문화, 새로운 정당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대변되는 여야의 구도보다도 새로운 정치 구도, 새로운 정치 형태, 더 나아가 새로운 정당을 열망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그렇게 판단한다.”


-오는 4월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원내진입이 시급한데.

“당초 창당할 때부터 2012년 총선에 가서야 비로소 완전한 정당으로서 창당 과정을 마무리 짓는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해왔다. 하지만 정치는 원래 원내정치 아닌가. 국회의원을 내지 못하면 본격적인 정치에 참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 실시될 재보궐선거에서 반드시 1석을 확보해 2012년 총선에 대한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경남 김해을’ 선거 지역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높다. 항간에선 노건호씨 출마를 점치기도 했었다.

“김해는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우리 당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당인만큼 김해에선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총력을 다해 김해에서 새로운 정치의 전환점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는 곧 한국정치의 지형도 바꿔낼 수 있는 하나의 정치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단 우리는 경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봉수씨를 김해선거 예비후보로 승인, 등록을 마쳤다.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이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오는 3월12일 개최될 제2차 전당대회도 김해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물론 우리 당은 애초부터 지역의 균형발전과 각 지역의 균등한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서울 중심의 당 운영을 탈피할 생각이었다. 창당은 지난해 1월 서울에서 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하면 중대도시를 순회하면서 개최할 계획이다.

항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노건호씨는 선거에 출마할 생각도, 접촉도 한 일이 없다.”


-일각에선 한나라당 후보로 김태호 전 총리후보자의 출마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나라당에서 누가 후보로 나오든 지금 이런 정치 상황에서 누가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는가. 구제역도 제대로 관리를 못하는 정권, 한반도의 평화는 송두리째 깨뜨리고 결국 전쟁의 공포감까지 만들어낸 정권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정권에 제대로 된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김태호씨나 이번에 감사원장 후보자에서 낙마한 정동기씨나 자신들이 왜 떨어졌는지, 왜 국민들이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그런 사람을 당선시키는 나라,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가. 우리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보면 있을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요즘에 와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50% 이상이라는데, 이것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언론과 검경찰 등 이명박 정권이 모든 권력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도가 50%를 넘지 못하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것이다.

그것보다도 우리 당에서 내는 후보가 참 좋은 사람이다. 이봉수씨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농민운동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이씨를 통해 한국농업 발전에 대한 자문을 많이 들었고, 또 그만큼 이씨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금도 이씨는 머리 깎고 낙동강 사업에 투쟁 중이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해서 실천해 나갈 수 있는 김해사람, 농민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며 그 지역의 대표가 되기에 충분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이봉수다.”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은 없는 건가.

“통합하려면 1년 전에 창당했겠는가. 민주당과 통합을 한다는 것은 지금 단계에선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다만, 2012년 이명박 정권을 무너뜨리고 한나라당이 더 이상 집권할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해선 6ㆍ2 지방선거 때보다 더 탄탄하고 한 단계 발전된 연합연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우리 내부에서 서로 경쟁하고 싸우는 것은 안 된다. 국민들도 바라지 않는 일일뿐더러 역사에도 죄를 짓는 일이다. 우리 당도 연합연대를 위해서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차기 대선에서 단일화 후보를 내야 한다는 생각인가.

“대통령 선거는 당연히 야권 후보를 단일화해서 한나라당 후보와 1대1로 경쟁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 뜻에 부응하는 것이고 정치를 바로 할 수 있는 일이라 본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시민 전 장관의 향후 행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자들 가운데 유 원장이 선두를 기록하다보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본인이나 당에서도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 대통령 후보에 누구를 내겠다는 것은 아직 우리 당에겐 성급한 과제다. 더욱이 대통령 후보는 자신 스스로 ‘내가 대통령 후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국민들의 뜻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좀더 기다려보면 국민들 속에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단,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야권의 후보가 단일화 돼야 한다. 한나라당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국민들도 그런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올해 국민참여당과 이 대표의 계획은 어떤가.

“제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당원 교육과 훈련이다. 지난해 선거를 잇따라 치르면서 제대로 된 당원 교육이나 훈련이 이뤄질 수 없었다. 내공을 쌓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때문에 금년엔 당원들의 교육과 훈련에 역점을 둘 생각이다. 이를 통해서 금년 내에 10만 당원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둘째로는, 전자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전자정당이 갖는 여러 가지 한계도 있지만 이것을 오히려 활발하게 전개해서 당원들과의 원만한 소통, 당원들의 충분한 참여, 당원들이 만들어가는 정당을 구현해 나가는데 더 역점을 둘 생각이다. 조만간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홈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쌍방향 토론도 하면서 기동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셋째로는, 지방행정의 개혁이다. 힘든 과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방행정을 튼튼히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연구할 계획인데, 이중에서도 복지와 한반도 평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복지는 단순히 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니다. 복지제도와 함께 복지정신을 새로운 각도로 개발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도 구성했다. 당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고, 전문가들을 동원해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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