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전염병ㆍ바이러스 침투 예방 위해 참가국 6구획으로 나누고 검역시행장 분리

말 수장 도구, 사료, 깔짚, 마장구 세척 위한 세탁기ㆍ냉장고 편의시설 지원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는 오는 9월 10일 코리아컵(GI)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 대회는 세계를 상대로 한 국제 경주다. 그만큼 외국에서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방문하는 경주마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국제경주에 출전하는 외국 경주마는 어떻게 관리 받을까?

파티를 개최한 호스트(host)의 역할은 게스트가 불편하지 않게 좋은 컨디션으로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코리아컵은 전 세계에서 명마와 기수, 조교사 등이 모여드는 국제적 규모의 경마 대회로 한국경마 최고의 축제 중 하나다. 이에 따라 호스트인 마사회는 초청한 경주마들이 훌륭한 경주를 펼칠 수 있도록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공 필수조건은 방역

성공적인 국제 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방역이 제일 중요한 것으로 꼽힌다. 위생 환경이 모두 다른 국가에서 여러 마리의 경주마가 오기 때문에 혹시라도 전염병이 발생하거나 취약한 바이러스가 침투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마사회는 참가국을 6구획으로 나눠 격리하고 다른 국가에서 온 경주마나 말 관계자들이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1구획에는 영국·프랑스·아일랜드 등 같은 유럽군을 묶었고,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의 국가는 각각 1구획으로 따로 분류했다. 코리아컵 출전 경주마의 최종 확정은 8월말에 이뤄지지만 미리 구획을 나누고 준비해야만 국제 검역 마사의 원활한 운영이 가능한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마사회 방역관리담당 임형호 차장은 “각 구획마다 방역 물품이나 설비, 국가당국 지정승인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고 말했다.

수출입 검역시행장도 국가별로 각각 다르게 지정했다. 이 역시 전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국가검역당국 검역관의 승인 없이 말도 사람도 검역시행장의 출입을 금지했다.

또한 정해진 구획별로 국제검역마사를 분리해서 지낼 뿐 아니라 놀이 운동이나 조교 시에도 각 구획별로 시간대를 구분해 실시 중이다. 이런 상황에 여러 경주마가 한정된 공간에서 조교도 하고 마체 컨디션 유지를 위한 놀이 운동도 하는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철저한 방역을 위해 필요한 측면이 강하다.

수송 스트레스 경계해야

말은 동물 중에서도 섬세하기로 소문난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원정 경주는 긴 수송 시간,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점에서 큰 부담이다. 특히 수송 스트레스는 해외 원정 경기의 대표적인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올해 코리아컵 참가 가능성이 높은 미국처럼 먼 국가에서 온 경주마일수록 수송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심한 경우에는 수송열 등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 보통은 수액 처치 등 집중 치료를 받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 3일 전인 최종 출전 신청 전까지 회복되지 않으면 경주를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때문에 국제 경주 개최국 측에서는 말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편의를 봐 준다. 마사회도 이를 위해 코리아컵에 참가하는 경주마의 수송비용과 시설을 지원할 뿐 아니라 마장구를 제외한 모든 말 관리 및 마사 관리용품을 지급하고 있다.

사례로는 스펀지ㆍ브러시 등 말의 수장 도구, 사료, 깔짚, 마장구 세척을 위한 세탁기와 냉장고 등의 편의시설을 들 수 있다.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개성 만점 경주마들이 모이고, 말마다 특성과 조교 방법이 다른 만큼 기본 지급되는 물품 외에 개인적으로 준비한 것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 특별히 공급하고자 하는 영양제나 약품이 있다면 경마수의담당관에게, 사료첨가제는 서울경주자원관리부의 사료첨가제 담당자에게 신고해 사용 가능 여부를 통보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마사 서비스를 요청하는데 서비스 수준이 달라 개최 측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지난해 일본이 경주마의 물갈이 설사를 우려해 말에게 생수를 제공해달라는 서비스를 요청한 적이 있는데, 말에게 필요한 생수의 양이 워낙 많아 예산 소모가 컸다. 그래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혹시 다른 나라에서 생수 제공 서비스를 요청할까봐 조마조마 마음을 졸이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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