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성매매업소 통화불능 프로그램' 시행
대포폰 쓰는 성매매 업소에 3초마다 전화폭탄 날려 원천 차단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쯤 기자가 찾은 강동구 천호동 로데오거리 일대.. 평소 성매매 전단지가 어지럽게 나딩글던 거리는 누가 말끔히 청소를 한 듯 깨끗해 기자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었다. 사진=길승대 기자

[민주신문=길승대 기자] 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 강동구 천호동 로데오거리 일대, 기자가 유흥업소로 가득한 골목을 돌아보니 예전보다 깨끗해진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도로변에 셀 수 없이 나딩글던 명함만한 불법 성매매 전단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최근 개발해 운영중인 '대포 킬러'를 의식해 불법 성매매 영업자들의 전단지 뿌리기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가 불법 성매매 전단지 배포자 검거뿐만 아니라 전단지 배포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최초로 도입했다. 무차별 살포되는 불법 성매매 전단지를 무력화시켜 성매매업자 불법 이익을 제로화한다는 목표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불법 성매매 전단지를 없애고 성매매를 막기 위해 전화폭탄을 날리는 일명 ‘대포 킬러’ 프로그램을 개발, 지난 14일부터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대포 킬러는 성매매 전단지에 나와 있는 전화번호에 3초 마다 전화를 걸어 성매매 업자와 수요자 간 통화가 연결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통화불능 유도 프로그램’이다. 컴퓨터 해커들이 홈페이지나 서버에 과도한 트래픽을 보내 해당 서버를 먹통으로 만드는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공격)공격과 유사한 방식이다. 성매매 업자들이 대부분 대포폰을 사용해 성매매를 알선한다는 점에 착안해 ‘대포 킬러’라 이름 붙였다.

이 시스템은 자치구와 시민봉사단에서 매일 성매매 전단지를 수거해 연락처를 민사경에게 보내면 민사경은 프로그램에 전화번호를 입력, 해당 전화번호 성매매 업자에게 3초마다 전화하는 방식이다. 성매매 업자가 전화를 받으면 불법 성매매 업체임을 알리고 불법 영업행위를 계도하는 안내멘트가 나온다. 성매매 업자가 해당 전화번호를 차단하더라도 바로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어 성매매 업자와 성매수자간의 통화가 어렵도록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그동안 통신 3사와 협력해 성매매 업자의 전화를 정지시키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차단해왔지만, 번호 정지에 평균 5일 이상 소요되고 성매매 업자들이 수시로 전화번호를 바꿔 영업하는 등 실효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전단을 뿌리는 성매매 업자를 단속하다가 민사경 대원이 25m 가량 끌려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에 민사경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서울시 총무과에서 도입해 자체 개발했다. 민사경은 앞으로 대부업체 등 다른 불법 업체에도 이 프로그램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 강필영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대포 킬러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의 유해환경을 해소하고 서울시 전역에 무차별 살포되는 전단지를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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