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의 모범사례...'젓가락 테스트·요리 면접' 통해 인성·팀워크 평가

샘표는 블라인드 채용의 일환으로 젓가락 면접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샘표 제공

[민주신문=길승대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스펙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채용’ 등 이른바 탈스펙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며 이를 위해 공공부분에서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하고 점차 민간기업에 확대해 나가는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공약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블라인드 채용제는 지난달부터 모든 공공기관에서 시행됐으며, 오는 9월부터는 지방출자 및 출연기관을 포함한 지방 공공기관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민간 기업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제는 성별, 나이, 학교, 학점, 어학점수 등을 제외하고 기업 상황에 맞는 인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로서는 면접 방식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9년부터 열린 채용을 시작하고 있는 식품기업 샘표는 블라인드 채용의 대표적 모범 기업으로 뽑히고 있다.

샘표는 한국 식문화에 대해 올바른 이해와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인재를 평가하기 위해 면접 과정에서 ‘젓가락 면접’과 ‘요리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젓가락 면접은 ‘접시에 담긴 콩자반 10여 개를 젓가락으로 집어 반대편 그릇에 옮기는 테스트’로 진행된다. 젓가락 사용 기술과 속도보다는 시험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원자의 태도 여부를 평가해 기업이 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되는지를 알아보는 면접이다.

요리 면접 역시 독특하다. 4~5명이 한 팀을 이뤄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심사하는 요리면접은 창의적인 콘셉트 기획부터 요리가 완성되는 과정을 통해 면접자의 팀워크와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샘표 관계자는 “요리면접을 통해 대면 면접으로는 직접 평가하기 힘든 면접자의 인성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스펙을 초월한 열린 채용이 오히려 스펙에 가려진 인재를 선발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열린 채용을 통해서 소위 일컬어지는 ‘스펙’은 부족하더라도, 잠재 역량이 뛰어나고 업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은 인재, 기업 가치와 조직 문화에 적합한 인성을 보유한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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