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독립운동가 가문 정기 말살”, 마당 한가운데 철길 내고 건물 훼손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보물 182호 임청각. 일제가 임청각 마당을 가르며 중앙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선로와 고택 사이의 거리는 불과 7m밖에 되지 않아 건물 내부에서도 기차 소리가 들린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8월 15일 광복절 72주년 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으로 ‘임청각’을 극찬했다. 그동안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렸던 임청각 원형복원사업이 가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임청각은 일제강점기 전 가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무장 독립운동의 토대를 만든 석주 이상룡 선생의 본가”라며 “9분의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산실이고,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극찬했다.

그리고 “일제는 보복의 일환으로 집을 관통하도록 철도를 놓았고, 99칸 대저택이었던 임청각은 지금도 반 토막이 난 그 모습 그대로다”고 말했다.

“임청각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 현실”이라며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이고, 독립 운동가들을 더 이상 잊혀진 영웅으로 남겨두지 말아야 한다"며 독립운동을 기억할 수 있는 유적지를 모두 찾아내 최고의 존경과 예의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이석주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은 일제의 보복조치로 1942년 ‘불령선인(不逞鮮人)’의 집안이라고 해 50여 칸을 훼손하고 집 앞 마당에 철도를 건설했다.

안동 임청각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

2014년 1억 원을 들여 임청각 주변 시설정비에 이어 지난해부터 4억3000여만 원을 들여 군자정과 사당 지붕 해체보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20년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돼 철도가 이설되는 시기에 맞춰 원형복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7일 임청각을 찾았다. 지난 1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을 받아 영남유림의 뿌리찾기 일환으로 임청각을 방문했다.

내년까지 1억원을 들여 ‘임청각 종합정비 계획수립 용역’은 결과가 도출되면 2021년부터 원형복원과 함께 기념관 건립 등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유홍대 안동시 문화예술과장은 “이상룡 선생 생가원형 복원은 물론 굳은 절개의 나라사랑 정신을 기리는 국가적 선양사업도 함께 추진될 수 있도록 학술대회와 기념관 건립 등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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