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행사 임박, 갤노트8-V30 성공 여부 따라 수장의 운명 갈릴 듯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왼쪽)과 LG전자 조준호 사장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말 나란히 차기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수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23일과 31일 일주일 간격으로 각각 새로운 스마트폰 공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갤럭시노트8과 V30이 이 날 행사의 주인공이지만, 이들의 판매 실적에 따라 고동진(56) 삼성전자 사장과 조준호(58) LG전자 사장의 앞으로의 행방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해 배터리 발화 이슈를 불러일으킨 갤럭시노트7의 개발을 주도한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8 출시를 통해 그간의 오명을 씻겠다는 각오다. 최단 기간 단종이라는 불명예로 남은 갤럭시노트7이지만 고 사장은 발 빠른 사태수습과 함께 갤럭시S8의 성공적인 출시로 한 숨 돌린 상태다.

갤럭시S8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 기간 1000만 출하량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흥행 속에 2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으로 돌파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3조 8천억 원으로 추정되면서 고 사장의 입지도 한결 단단해진 상태다.

하지만 갤럭시노트8 출시는 고 사장을 다시 긴장시킬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이름에 오점을 남긴 노트 시리즈이기에 갤럭시노트8의 성공은 구겨진 자존심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반면 조준호 사장은 취임 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더욱 전전긍긍한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 초 야심차게 준비한 V20과 G6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취임 후 출시한 5개 스마트폰 모두 반응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V30의 성공 여부에 따라 조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업계 반응이 지배적이다. 조 사장이 그동안 ‘전략통’으로 불리며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올해 다시 한 번 MC사업부 사장 연임에 성공했지만, 지난 3월 사내이사직에서는 물러나게 되면서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LG전자가 V30의 주요 기능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내달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IFA) 하루 전 날 V30을 공개하는 것도 V30의 성공을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굳어진 상황에서 흥행을 불러일으키기엔 단순히 스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의 출시와 함께 애플 또한 오는 9월 아이폰 출시 10주년의 새로운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은 반드시 성공이 필요한 V30의 흥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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