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학계 출신 늘고…재계‧공공기관‧법조 출신 줄어
두산·대우건설 70%↑…호텔롯데·CJ대한통운은 100%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30대 그룹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43%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과 비교해 재계·공공기관·법조 출신은 줄고 관료·학계 출신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OCI, 두산, 대우건설은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70%에 달했다. 한진·현대그린푸드·CJ대한통운 등 25개사는 사외이사 전원을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 273개사 중 사외이사를 선임한 199개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3월 말 기준 사외이사 657명 중 관료 출신 비중은 43.2%(28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3월 말 기준) 30대 그룹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은 2013년 41.1%를 기록한 데 이어 2014년 40.5%, 2015년 39.2%, 2016년 40.6% 등 꾸준히 40%대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43.2%까지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2.7%p 증가했다.
관료 출신뿐만 아니라 학계 출신도 전체의 30.9%(203명)에 달했다. 이어 재계 13.7%(90명), 언론 3.5%(23명), 공공기관 2.4%(16명), 세무회계 2.0%(13명), 법조 1.8%(12명), 정계 0.3%(2명) 순으로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과 비교해 학계 출신 비중은 3.6%p 상승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관료출신 비중은 2.1%p 늘었으며 세무회계(0.5%p↑), 정계(0.2%p↑) 출신 사외이사도 증가했다.
반면 재계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4.0%p 하락했으며 공공기관(1.6%p)과 법조(1.5%p) 출신 비중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관료 출신 중에서도 법원과 검찰 출신이 70명으로 전체의 24.6%에 달했다. 청와대(24.3%, 69명) 출신까지 더하면 절반에 육박해 권력기관 출신 선호도가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국세청‧관세청(15.5%, 44명), 기획재정부(8.1%, 23명),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각 6.3%, 각 18명) 출신이 다음을 차지했다.
그룹별 관료 출신 비중은 두산이 76.0%(19명)로 가장 높고 OCI(75.0%, 6명), 대우건설(75.0%, 3명)도 10명 중 7명 이상이 관료 출신이다.
이밖에 롯데(62.3%, 33명), CJ(61.5%, 16명), 영풍(60.0%, 9명)도 60%를 넘어 관료 비중이 높았다. 현대백화점(57.9%, 11명), 대림(54.5%, 6명), 신세계(54.2%, 13명), 현대중공업(53.3%, 8명), 효성(52.9%, 9명), 현대자동차(50.0%, 30명), GS(50.0%, 9명), 에쓰오일(50.0%, 3명)도 사외이사 절반을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그룹 중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1명도 두지 않은 곳은 한국투자금융이 유일했다. 포스코(5.9%, 1명), KT&G(11.1%, 1명), KT(17.1%, 6명), LG(17.5%, 7명)도 20% 미만으로 관료 출신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관료 출신 비중 증가폭은 두산이 4년 새 59.3%p나 증가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CJ(47.3%p), 대우건설(41.7%p), OCI(38.2%p), 현대차(37.5%p), GS(30.0%p), 현대백화점(15.6%p) 순으로 조사됐다.
포스코는 50.4%p 급감해 대조됐으며 SK(39.4%p), 현대중공업(34.9%p), LS(32.5%p), KT(25.3%p) 등도 비중이 감소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CJ대한통운, CJ헬로비전, 고려아연, 유니드,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롯데로지스틱스, 호텔롯데, 롯데정밀화학, 삼성카드, 삼광글라스, 현대홈쇼핑, 현대오일뱅크, 한진, 현대그린푸드 등 25개사는 사외이사 전원을 관료 출신으로 구성했다.
반면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1명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현대리바트, 현대카드, LG상사, LG디스플레이, 롯데푸드, 미래에셋생명, 제일기획, 신세계I&C, CJ씨푸드, SK브로드밴드, SKC, LS네트웍스, 포스코ICT, 포스코강판, 팬오션, 한국투자증권 등 55개사에 달했다.
삼성카드, 삼호, 이테크건설은 2013년 관료 출신을 단 1명도 선임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전원을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반대로 지난 2013년 사외이사 전원이 관료 출신이던 CJ씨푸드, 시그네틱스, 신세계I&C, 인터플렉스, 포스코강판 등 5개사는 올해 1명도 없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상장사가 없는 부영은 제외했고, 여러 부처나 기관에서 근무한 인사는 근무기간이 가장 오래되거나 직급이 높은 곳을 출신 기준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