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유사한 가짜 가상화폐로 투자자 현혹 600억 가로채
모바일게임 리니지M 사이버머니 사기도 극성 피해규모 확산

최근들어 비트코인, 사이버머니 등 전자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마약·총기류 거래에 사용되면서 범죄의 온상으로 얼룩졌던 전자가상화폐가 이번엔 사기의 온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열풍에 편승해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한 뒤 투자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게임 등에서 돈 대신 통용되는 사이버머니를 악용한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이 미비한 데다 사기행각이 주로 온라인이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탓에 가해자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피해자 또한 불특정 다수인 경우가 많아 피해규모와 정도를 추산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경찰은 최근 가상화폐 사기에 대한 특별단속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범죄 규모와 진화하는 수법 등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가상화폐의 편리함에 취해 있던 사이 범죄와 사기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었던 셈이다.

20일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5월 비트코인과 유사한 가짜 가상화폐를 만들어 ‘6개월 만에 원금의 5배까지 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로부터 600억 원 이상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이들은 최근 가치가 급등하는 가상화폐 열풍을 빌미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이와 같은 사기를 저질렀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가상화폐 투자사기는 100여 건에 달할 만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임·SNS 등에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관련 범죄도 심각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M’에서 사용되는 사이버머니를 싼 가격에 사주겠다며 수백명의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청소년을 상대로 현금·도서상품권 등을 받아 일정 수수료를 제한 뒤 유료아이템을 대신 결제해주는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이를 악용해 돈을 받은 뒤 가로채는 범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

가상화폐 관련 범죄가 끊이지 않자 경찰청은 지난 12일부터 가상화폐 투자 사기 등에 관한 특별단속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련의 전자가상화폐 관련 범죄는 근절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가해자와 피해자간 대면 접촉이 없어 가해자의 인상착의, 신원, 행적 등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사기 수법 또한 단순 투자 사기에서 다단계사기로 발전하는 등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자도 불특정 다수인 경우가 많아 피해규모를 추산하기가 쉽지 않다.

해당 게임 업체도 사기 피해에 일일이 대응해줄 수 없는 상황이다. 리니지M을 운영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지난 16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대리결제 사기에 유의하라”는 공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와 관련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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