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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전 최고위원 ‘도끼 테러’ 내막“민원 약속 불이행으로 홧김 살해”
  • 소미연
  • 승인 2010.11.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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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재순 전 최고위원이 한밤중 봉변을 당했다. 지난 10일 새벽 2시40분경 광주광역시 서구 풍암동 아파트 3층에 위치한 박 전 최고위원의 자택으로 윤모(56)씨가 침입, 박 전 최고위원을 손도끼로 살해하려한 것. 다행히 인기척을 느낀 박 전 최고위원의 부부가 잠에서 깼고, 필사적으로 윤씨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생명을 건졌다.

광주서부경찰서에 인계된 윤씨는 대중목욕탕에서 구두닦이로 일하는 평범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토지 보상을 둘러싼 소송에서 연거푸 패소하면서 일이 꼬였다.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던 박 전 최고위원이 이를 들어주기는커녕 자신을 만나주지도 않자 홧김에 살해를 결심했던 것. 사실상 보복범행이다.

경찰조사 결과 사건의 발단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남해고속도로 목포-장흥간 건설공사 성토작업 과정에서 윤씨의 땅에 심어진 무궁화나무 일부가 무단 제거된 것이 화근이 됐다. 이에 윤씨는 원청업체인 B건설과 발주처를 상대로 “11억2,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B건설은 윤씨에게 5,9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B건설은 항소했고, 윤씨 역시 ‘쥐꼬리 보상’에 화가 나 항소로 맞대응했다.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고 판단한 법원은 2008년 12월, 고심 끝에 B건설이 윤씨에게 1억9,500만원을 지급하고, 윤씨는 더 이상 이의제기나 청구를 하지 않는 것을 골자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B건설과 도로공사가 법원 결정 2주일 만에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또다시 물거품이 됐고, 재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윤씨와 박 최고위원의 악연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법원의 조정권유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고민하던 윤씨는 목욕탕 단골이던 박 최고위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법정 진술에 따르면 윤씨는 박 최고위원으로부터 ‘고위직에 부탁했으니 기다려라. 새 재판부가 구성될 때까지 조정 권유에 응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3차례 조정과 6차례 재판이 이어졌지만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박 최고위원의 말처럼 이듬해 2월 법관 인사 이동으로 재판부가 새롭게 짜여진 3월에 기다리던 선고공판이 이뤄졌으나 결과는 윤씨의 예상을 빗나갔다. 항소가 모두 기각되면서 윤씨는 1심대로 청구액의 5%만 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된 것. 이후 윤씨는 대법원 상고, 항소심 재심 청구 등에 나섰으나 모두 각하 또는 기각됐다. “봉황삼까지 선물하고 굿까지 했는데 얻은 게 없다”고 생각한 윤씨는 작심한 듯 “박 최고위원이 소송에 개입했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나 이마저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고, 항고와 재정신청도 죄다 기각되고 말았다.

분을 삭이지 못한 윤씨는 급기야 지난 4월 박 최고위원을 상대로 2억원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박 위원의 말만 믿고 조정을 거절했다가 낭패를 당했고, 각종 소송 비용에다 정신적 피해까지 입었다”는 게 윤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변함없었다. 또다시 기각 처리되면서 윤씨는 결국 살인을 계획하기에 이르렀다.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된 윤씨는 영창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소미연  webmaster@iminj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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