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마이너스 대출 잔액(잠정치)은 39조8046억 원을 기록해 전월(39조2435억 원) 보다 5611억 원(1.43%)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소위 ‘마이너스 통장’이라 불리는 신용대출잔액이 최근 40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집값 상승 영향과 은행권 대출 규제 등으로 단기간 보조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의 자격조건이 평균 신용등급 2등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서민들은 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마이너스 대출 잔액(잠정치)은 39조8046억 원을 기록해 전월(39조2435억 원) 보다 5611억 원(1.43%)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전월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수치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입출금 계좌를 통해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중도상환 수수료도 없어 단기간에 돈이 필요할 때 많이 사용되곤 한다. 최근 집값이 상승하면서 계약금, 중도금 상환시 단기간 급전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1조3000억 원이 늘어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1만225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과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하향조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마이너스 대출 등 보조대출의 필요성이 급증한 것도 마이너스 통장 대출 증가의 원인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자격조건이 평균 신용등급 2등급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마저도 돈 있고 신용도 높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신용자가 아닌 차주는 일반 신용대출이나 담보 대출, 혹은 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조사결과 지난달 말 기준 17개 시중은행(케이뱅크 포함)에서 신용 한도대출을 받는 차주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2.15등급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적으로 1∼4등급이 우량등급으로 분류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마통 대출자들은 평균 최상위 등급에 속한다. 최상위 신용등급을 갖지 못하면 간편한 마통 대출조차 쉽지 않다는 뜻이다.

SH수협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으려면 평균 1.4등급의 신용등급을 보유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1~2등급 외의 차주에게는 한도대출을 실행하지 않는다. 마통 차주의 신용등급도 1.5등급으로 높았다. 이밖에 농협(1.7등급), 하나(1.8등급), 경남(1.9등급) 등의 은행들도 마통 대출 차주들의 평균 신용등급은 1등급대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마통 차주 평균 신용등급도 2.5등급에 달해 서민 대출의 벽을 실감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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