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부 논란 후푹풍

‘대리부’ 등장에 세간이 떠들썩하다. 일부 남성들이 ‘용돈벌이’를 위해 정자를 매매하고 나선 것. 심지어 직접 성관계를 맺는 ‘자연수정’도 이루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며 대리부 지원자가 급등하고 있다. 장난글과 사기성 글들도 난무하고 있다. 순수한 의도가 아닌 성관계와 금전적인 이유 등으로 대리부를 지원하는 이들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심지어 대리부를 지원한다는 고등학생도 등장했다. 불임 부부를 두 번 울리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대리부"관련 글들이 범람하고 있는 한 인터넷 카페 게시판.     © 민주신문


 
“대리부, 손발이 떨릴 만큼 고통스럽다. 임신이 성공했다고 끝이 아니라 아이 낳을 때까지 그 부부에게 신경이 쓰인다. 아이를 낳은 순간 그 부부와 인연을 끊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다. 연을 끊는 것은 마약을 25년간 해왔다가 끊는 것 같은 고통이다. 아이를 낳았는데 연락할 수 없고, 내 아이지만 내 아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다.”
 
장난으로 했다간 평생 후회
 
3차례의 대리부 경험이 있다는 한 남성은 한 불임 카페를 통해 충고했다.
그는 암암리에 대리부가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이 호기심에 장난으로 대리부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가벼운 생각으로 ‘책임’지지 못할 장난은 하지마라. 절박한 부부들에게 장난치는 글 따위는 올리지 마라”며 “아무리 건강하고 신체에 문제가 없어도 임신이 쉬운 것이 아니다. 한 두 번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 책임은 대리부 몫이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그는 “대리부들은 담배, 술을 애초에 하지 않아야 된다. 대리부 하겠다고 약속하고 당일 날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도 있더라”며 “경험이 없어서 또는 어려서 그 스트레스와 고통을 모를 것이다. 장난으로 했다가 후회하게 된다”고 지탄했다.

대리부를 지원한다는 글과 이를 지탄하는 글들로 게시판이 시끄럽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대리부 존재가 언급된 10월 22일 이후 대리부를 지원하겠다는 글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 22~24일 3일간 대리부 지원 관련 게시물은 368건으로 국감 직전 3일인 19일~21일 간 올라온 24건의 게시물에 비해 무려 15.3배나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리부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이 올린 글은 흡사 입사 지원서를 떠올리게 한다.

‘sky대 출신’, ‘키 181/ 몸무게 75 /나이 29(만) / 근육질 체격/ 상위권 4년제 졸업’, ‘고등학교 체육교사 대리부지원’, ‘183cm/77kg/31세/의사’ 등의 제목으로 유혹하고 있다.

이들은 본문에서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성향이나 가족관계 외모, IQ 등에 대해 설명하고 나섰다. 일부는 아예 사진을 올려 자신을 홍보하기도 했다.

순수한 의도로 좋은 일을 하기 위함이라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금전적 요구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이들마저 막상 연락이 취해지면 일정의 사례비를 요구하는 등 내심 바라는 것들이 있다.
 
 노골적으로 금전적 요구를 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자신의 상풍성과 가치를 높여 높은 금액을 책정받기 위해 거짓된 정보로 불임 부부를 현혹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자격미달 대리부 넘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와 유사성, 우성인자 등의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보통, 조건에 따라 100~5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일정 금액을 선불로 지급하고 임신에 성공하면 남은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가하면 정자 제공을 빌미로 성관계를 노리는 남성이 있을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성관계를 통해 정자공여가 가능한 ‘자연수정’이 알려지며 나쁜 의도를 품고 대리부를 지원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는 것. 심지어 고등학생까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2일 이후 게시판에는 노골적으로 ‘자연수정을 원한다’는 글에서부터 ‘(성관계시) 상대방을 배려한다’ 등의 성관계를 암시하는 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한 지원자는 게시판에 “나이는 22세 xx대학 다니는 모범생이고 신체건강하며 정력 대박 좋습니다. 연속 4번 가능”이라고 올렸다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이 ‘대리부의 실체’라며 과거 그가 올렸던 글을 찾아서 올린 것. 그 게시물에는 지원자가 과거 “자신이 색맹인지 색약인지 모르겠다”며 “군대 가기 싫다. 안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대리부 지원자 대부분 ‘우수한 정자를 사용해 용돈벌이나 하자’ 등의 인식이 팽배했다. 일부는 자신의 정자의 우수성을 말하며 일종의 ‘특수 계층’이라는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었다.

문제는 대리부 지원자들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자연수정 방식으로 성관계를 맺었더라도 마땅한 처벌법이 없어 불임부부들이 두 번 울고 있다.

한 경찰관계자는 “대리부를 빙자해 남의 아내와 성관계를 맺더라도 전과자는 안되는 셈이다”며 “다만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렇듯 정자공여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리부 논란으로 정자공여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며 순수한 마음의 지원자마저 정자공여를 꺼려할 수 있다. 이에 난임을 겪고 있는 불임부부들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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