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들의 신풍속도 ‘등산불륜’

등산을 빙자해 ‘원나잇 스탠드’나 ‘불륜’을 저지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등산번개’가 성행하고 있고, 현지에서 직접 헌팅에 나서기도 한다. 일부 산악회는 ‘불륜모임’으로 전락했다. 이로 인해 산 인근 유흥업소와 모텔 등은 한낮에도 빈 방을 찾기 어렵다는 후문이다. 붉은 단풍보다 더욱 불타오르고 있는 중년들이 등산을 하는 진짜 속내를 들춰봤다.

 
 

▲ 영화 ‘밀애’의 한 장면으로 기사와 무관함     © 민주신문


 
 
"토요일 오전 10시 등산번개 하실 분.”
한 인터넷 채팅방의 제목이다. 상대는 43살의 한 남성. A(37·여)씨는 이 남성과 함께 등산을 했다. 사실상 등산보다는 산보에 가깝다. 이들은 산 입구에서 조금 머무르다 곧장 내려와 점심과 함께 가볍게 낮술을 했다. 그리고 이들이 향한 곳은 인근의 한 모텔. 이들의 진짜 목적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불륜고개’ 넘으러 산으로
 
A씨 뿐 아니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등산번개’ 열풍이 일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채팅 사이트를 통해 함께 등산할 상대를 물색하기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트위터나 채팅애플리케이션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들의 꿍꿍이는 등산이 아니다.

실제 산에 가보면 붉은 립스틱에 짙은 화장을 하고 온 여성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간혹 거울을 꺼내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기도 한다. 함께 온 남성과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소재의 한 유명 등산코스 인근의 상인에 의하면 이들은 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내려온다. 어색함이 풀릴 정도의 ‘형식적인’ 등산을 하고 진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금방 내려온다는 것. 괜히 땀을 흘릴 필요가 없다.

상인은 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건을 사는 모습만 봐도 불륜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 그에 따르면 불륜들은 물건을 따로따로 포장한다. 또 남자가 물건을 살 때 여자가 말리지 않고, 남자는 여자가 물건 고르는 것을 칭찬한다.

그런가하면 채팅을 통해 북한산에서 한 여성을 만나기로 한 B(35)씨는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막상 나가보니 50대 중반의 여성이었던 것. B씨는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곧장 헤어지기로 했다.

사실 B씨와 같은 경우도 허다하다. 등산이 아닌 ‘다른 뜻’이 있는 이들은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쿨하게 헤어진다. 그래도 걱정은 없다. 현지에서 직접 헌팅을 하면 된다.

홍모(47·자영업) 씨는 산행에서 자신만의 헌팅 노하우를 공개했다. 일명 ‘점심작업’ 이다.
대부분 여성들은 도시락을 준비해온다. 점심때쯤 여성이 도시락을 펼치면 자연스럽게 말을 건넨다. “맛난 것을 싸가지고 왔느냐. 자신은 도시락을 깜빡했다”며 은근슬쩍 합석한다.
 
산에 오른 여성들은 인심도 후해진다. 또 이들 중에는 홍 씨와 같은 마음으로 산을 찾는 여성들도 많다. 점심을 먹은 홍 씨는 “맛있는 점심을 얻어먹었으니 답례로 한 잔 사겠다”며 뒤풀이를 유도한다. 이들은 노래방을 가거나 술 한 잔 걸치다 자연스럽게 원나잇 스탠드까지 간다.

이모(42·주부) 씨 역시 친구와 산을 찾았다가 낯선 남자와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등산을 가려고 준비하는 이 씨가 가장 신경 쓴 것은 다름 아닌 ‘속옷’이다. 마음속에 야릇한 기대를 품고 산행을 하는 이 씨에게 접근한 남성은 오이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말을 붙였다.
 
친해진 이들의 다음코스도 홍 씨와 다를 것이 없다. 동동주에 느슨해진 마음과 몸이 향한 곳은 인근의 모텔. 이 씨는 그 남성과 있었던 야한 농담을 서슴지 않고 전해 충격을 줬다. 산이 중년 남녀들의 부킹 장소로 전락해버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그런가하면 기러기아빠인 박모(35·회사원) 씨는 산악회에 열심히 다니고 있다. 사실 그는 등산에는 취미가 없었다. 그러던 그가 열혈회원이 된 건 산악회에 다니면서 알게 된 동갑내기의 이모 씨 때문.

직장 동료가 “우리 산악회에 예쁜 미시들이 많다. 잘만하면 재미를 볼 수 있을 거다”는 말에 솔깃해 호기심 반으로 나갔다가 이 씨를 만난 것. 박 씨와 이 씨는 주말 산악회 모임 외에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임에서 만큼은 어느 커플보다 다정하고 뜨겁다. 산행이 끝나면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일부 산악회에는 이들과 같은 불륜 커플들이 많다. 서로들 알면서도 쉬쉬하고 커플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다. 이렇듯 일부 가정이 있는 산악회의 회원들이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들은 주말마다 등산을 핑계로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한 산악회원은 “산행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스킨십이 이루어지고 친밀해진다. 서로의 손을 잡고 때론 엉덩이를 밀어주기도 한다. 마실 물을 건네면서 마음을 건넨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그는 “뒤풀이 장소에서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젖어 뒤풀이 마지막 즈음이면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서로의 몸을 탐닉하기 위해 사라지기 바쁘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산 인근의 모텔과 유흥업소들은 쾌재를 부른다. 불륜을 즐기려는 이들로 낮 시간에도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 한 모텔 관계자는 “최근 오전 11시부터 등산복 차림의 대실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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