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스폰서 실태고발

일반인들이 ‘스폰서 문화’에 젖어들고 있다. 일부 연예인이나 유흥가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국한됐던 스폰서 문화가 일반인들에게까지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인터넷에는 이들을 유혹하는 사이트와 카페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들은 돈과 몸을 맞바꾸며 ‘쿨한 만남’을 원하고 있다. 10대에서 주부들까지 푹 빠져 있는 ‘스폰서문화’ 실태를 취재했다.
 
“23살, 163cm/51kg/B컵 85cm. 가슴 예쁘단 소리 매번 들어요.”

모 스폰서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다. 글에 따르면 평소 예쁘단 소리를 종종 듣는 A양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스폰서가 필요한 상황이다.
 
A양은 스폰서의 조건으로 “매너있고 편하게 만들어 줄 사람을 찾고 있다”며 “외박은 할 수 없고 사생활 간섭은 없었음 한다”고 밝혔다.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 속 그녀는 활짝 웃고 있었다.
 
돈으로 애인을 사는 세상
 
실제 기자는 평일 오후,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실상 스폰서 사이트나 다름없었다. 이미 가입자만 수만명이다.

평일 낮 시간에도 불구하고 수십명의 남녀들이 스폰서관계를 맺기 위해 접속해 있다.
인터넷포털 사이트 검색으로 손쉽게 찾은 사이트에 가입하는 시간은 3분도 걸리지 않는다.
 
손쉽게 가입에 성공해 사이트에 로그인 한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수많은 남성들이 쪽지를 보내왔다.

쪽지를 보내온 남성들의 나이대나 직업군도 천차만별이다. 20대 후반에서 50대로 30대가 가장 많았다. 영어학원 2곳을 운영 중이라는 사람부터 대기업 간부, 전문직 종사자, 자영업 등 다양하다. 이들 중 대부분이 몇 차례 스폰서의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런가하면 강남에서 가게를 2곳 운영한다는 39살의 한 남성은 “집에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다”면서도 “스폰서를 할 상대를 찾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다”고 했다.

이 남성 뿐 아니라 일부 중년 남성들은 가정이 있음에도 돈으로 젊은 여성을 소유하고 싶어 했다.

한 남성은 스폰의 조건으로 자신이 얻어준 집에서 거주할 것을 강조했다.
“일주일에 1~2번 휴가 겸 외박을 허락한다”며 “한 달 500만원에 옵션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대부분 남성들은 만나서 가격을 정할 것을 원했다. 직접 만나보고 마음에 드는 정도와 여성의 스펙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그들은 일정액외에도 옵션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부분 옵션은 해외여행이나, 명품, 그 외에 용돈이다.

보통, 스폰서들은 한 달에 250~500만원을 지불하거나 만날 때마다 20~50만원을 준다. 

한 여성은 “일반인 스폰서가 많이 알려지면서 사기행각도 많다”며 “자신은 선불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폰서를 찾는 남성들도 꽤 많다. 10대에서부터 30대 초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20대 초반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시키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는 머슴형들이 많았다. “빨래에서부터 운전기사 등 원하시는 것은 뭐든 들어준다”는 것은 기본이고 ‘애교’와 ‘힘’을 강조한다.

반면에 스폰서를 찾는 여성들은 “장난은 사절”이라며 “스케일 크고 매너 좋으신 분”을 찾는다는 등 조건과 자신의 외모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성들은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을 강조하는 반면 여성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조건을 명시했다.

이들 중에는 미성년자들도 있어 충격을 줬다. 자신의 나이를 당당하게 밝히며 돈이 급히 필요해 스폰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이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스폰서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인터넷상에 범람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이트는 물론 채팅 사이트 특히 애인대행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만 스폰서 카페가 100여개 존재한다. 

이들 사이트 중에는 VIP회원을 따로 관리하고 있기도 했다. 조건은 간단하다. 남성은 첫째가 경제력이고 여성은 출중한 외모다.
 
섹스와 돈을 향한 주부들
 
일반인들이 스폰서를 하게 된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경제적 이유가 있는 스폰서들은 돈으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함이 주된 목적이다. 물론 그 안에는 성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한 남성은 “일 때문에 시간은 없고, 애인은 필요해서”라고 스폰서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마디로 귀찮지 않은 애인이 필요했던 것. 이들은 ‘애인같은’ 여성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절대 진짜 애인은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스폰서를 찾는 이들은 ‘돈’이 목적이다. ‘사고를 쳐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 ‘학비가 필요하다’, ‘카드빚’ 등 돈이 필요한 이유는 많다. 돈을 모아 가게를 차리고 싶다거나 유학자금을 모으기 위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스폰서를 찾는 이들 중 주부들도 꽤 많아 충격을 주고 있다. 주부들은 ‘돈’과 ‘섹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스폰서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비와 자녀들 학원비도 마련하고 남편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스폰서를 통해 찾으려는 욕구가 강하다.

한편 취재한 바에 의하면 일부 뛰어난 외모를 가진 여성들의 경우 전문적으로 스폰 활동을 하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은 연예인 지망생이나 유흥가에서 일하는 여성들처럼 중개인 등에 의해 관리를 받고 있는 것.
 
중개인 등의 관계자와 계약을 맺고 활동하고 있으며 계약을 어길 경우 엄청난 금액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그만큼 확실한 스폰서를 소개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일본에 스폰서를 두고 생활하는 여성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일반인들 사이에서 ‘스폰서 문화’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에도 단속은 소원하다.
수많은 카페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을 일일이 모니터링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1:1로 주고받은 메일이나 쪽지는 개인의 동의를 구해서 확인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사이트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통제를 하고 있으나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성매매 등의 특정한 단어를 필터링하거나 모니터링을 통해 음란한 부분이 있으면 경고 조취를 취하고 강제 탈퇴시킨다”면서도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인력 문제 등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고객들이 개인적으로 ‘밥 한번 먹자, 만나자’는 등의 애매한 내용까지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렇듯 단속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스폰서 문화가’ 10대는 물론 주부들에게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폰서 경험이 있는 여성 ‘미니 인터뷰’

취업하려다 스폰서 애인 생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업난에 허덕이며 궁핍한 생활을 하던 27살의 유난희(가명·27) 씨.
그런 그녀에게 ‘키다리아저씨’가 되어준 한 40대 후반의 남성 때문에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키다리아저씨의 정체는 바로 스폰서. 물론 그 대가는 성관계를 맺는 것. 편안한 생활을 위해 스폰서에게 몸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폰서를 구한 이유가 뭔가.
“당연히 돈이 필요해서다. 명품을 사거나 카드값 때문이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 하지만 막상 취직은 안되고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막연한 취직에 대한 희망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시작했다.”

-조건은 뭐였나.
“일주일에 2번씩 만나는 거다. 그가 얻어준 집에서 생활하는 조건이고, 그가 원하는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서로 사생활 터치는 안하기로 했다. 물론 그 안에 성관계가 포함되어 있다. 그 대가로 한 달에 300만원을 받고 있다. 별도로 용돈도 주고 선물도 사준다. 일본하고 동남아 여행도 다녀왔다.”

-스폰은 얼마나 했나. 계속 할 것인가.
“8개월 돼간다. 당분간은 유지할 생각이다. 끝내야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편하게 생활하다 보니 취직하기도 귀찮다. 이 생활에 적응이 돼버렸다. 처음엔 돈을 모으다 어느새 씀씀이가 확 커져 버려 모아 놓은 돈도 없다. 이제 다시 저축을 하기 시작해 모은 돈으로 작은 가게라도 할 생각이다.”

-후회나 죄책감은 안드나.
“처음엔 두려웠다. 혹시 누가 이 사실을 알까봐 모두에게 숨겼다. 하지만 면역이 생겼다. 스폰서도 잘 해주고 편하다. 그냥 사람과 사람의 만남일 뿐이다. 물론 관계의 중심에는 성과 돈이 있지만 막상 만나다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적어도 내 경우엔.”

 
 
남자 스폰서 ‘미니 인터뷰’

“돈과 몸은 나눠도 마음은 안돼”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명한(가명·35) 씨는 스폰서 경력이 벌써 5년차다. 그를 스쳐간 여성이 6명이나 된다. 그는 자신을 만나서 싫어하는 여성이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는 스폰의 철칙에 대해 “친밀하고 편하게 지내되 절대 마음을 나눠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폰서를 왜 하게 됐나. 대상은 어떻게 구하나.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결혼은 하기 싫고 힘은 넘쳐 부담스럽지 않은 만남을 갖고 싶었다. 처음엔 지인의 소개를 통해서 시작했고 지금은 사이트를 통해 알아본다. 스폰했던 친구가 그만 두면서 다른 여성을 소개시켜 준적도 있지만 하지는 않았다.”

-보통 만난 여성들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 주로 무슨 일을 하는가.
“가장 나이차이가 많이 난 경우는 내가 33세 때 20세인 친구를 만났다. 대부분 20대 초반이고 학생이다. 이십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도 있었다.”

-한번 스폰을 맺으면 기간은 어느 정도 인가.
“마음에 들면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간다. 최장기간은 2년이고 단기간은 2개월이다.”

-여성과 만나면 주로 뭘 하나.
“주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낸다. 난 특1급 호텔만 간다.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저녁먹고 바(BAR)에서 술 마시고 그 다음은 잘 알지 않느냐. 하지만 꼭 성관계가 전부는 아니다. 그냥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다. 가끔 해외여행을 가기도 한다.”

-스폰을 하다보면 감정이 생기지 않나.
“되도록 감정을 가지면 안된다. 물론 생긴 적도 있다. 하지만 돈으로 맺어진 관계니 언젠가는 끝내야 하는 인연이다. 그동안의 여자들과 안 좋게 헤어진 적은 없다. 모두 좋은 감정으로 잘 끝낸다. 내 돈으로 유학가고 심지어 시집간 친구도 있다.”

-마지막 스폰은 언제인가.
“얼마 전이다. 이번에 만나던 여자가 유학가서 새로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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