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수목원의 난대림
완도수목원의 푸른까끔길을 걷는 여행객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 신기하고 귀한 식물들 가득 
완도타워·삼문산진달래공원·억불산 등 가족 힐링코스로 제격

[민주신문=이학성 기자] 1991년에 개원한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국내 유일한 난대 수목원이다. 민둥산이 될 정도로 황폐한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가치가 무궁무진한 숲이 됐다. 정조 때 기록에 따르면 완도에서 숯을 공납했고, 조선 말엽 난대림 벌채권을 일본에 넘기면서 울창한 숲은 속절없이 베어졌다. 석탄이 보급되기 전에는 땔감이나 숯을 만들기 위해 또 한 번 수난을 당했다. 오랜 세월 깊은 상처를 받고 되살아난 것이 지금의 난대림이다.
완도수목원은 총면적 2050ha에 자생식물 752종을 보유했다. 난대림에서 자라는 수종은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황칠나무, 동백나무 등 단풍이 들지 않는 상록활엽수다. 특히 붉가시나무는 완도수목원 전체 수종 가운데 60%를 차지한다. 붉가시나무는 밀도가 높아 질 좋은 목재가 되고, 화력이 좋고 열이 오래 지속되어 숯으로 많이 만들어졌다. 붉가시나무로 숯을 굽던 가마는 지난 2015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산림전시관 입구에는 완도호랑가시 두 그루가 있다. 완도호랑가시는 천리포수목원을 설립한 민병갈 박사가 1979년 완도에서 발견한 나무로,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교잡종이다. 산림전시관 앞에는 사방댐을 조성하며 생긴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수변데크가 있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고, 풍경이 뛰어나 여행객에게 인기다.

약산도 삼문산진달래공원의 전망대
완도수목원의 목공예체험

희귀 식물들의 보고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중앙관찰로를 따라 아열대온실과 산림박물관을 거쳐 내려오는 코스다. 아열대온실은 열대·아열대식물 500여 종이 전시된 곳이다. 마치 한지를 접어 만든 듯한 부게인빌레아 글라브라, 잎이 변해서 꽃처럼 보이는 틸란드시아 키아네아 등 신기하고 귀한 식물을 만난다.
아열대온실 위로는 희귀식물원, 약용식물원 등 전문 소원이 이어진다. 전문 소원을 거쳐 제1전망대까지 올라보는 것도 좋다. UFO바위, 공룡바위 등이 있는 암석원을 지나 숲 속으로 이어진 데크에 오르면 제1전망대에 닿는다. 이곳에서 깊은 골짜기 너머로 바다와 해남 달마산의 뾰족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원시 난대림을 걷고 싶은 이에게는 ‘푸른 까끔길’을 추천한다. 까끔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푸른 까끔길은 2011년 ‘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했다. 산림박물관을 지나면 푸른 까끔길이 이어지는데,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빽빽하다. 땔감과 숯을 지고 완도 읍내에 팔러 가던 옛길인데, 계곡을 따라 1km 정도 완만하게 이어져 음이온이 풍부할 뿐 아니라 산책 삼아 걷기 좋다.
산림환경교육관에서 진행하는 목공예 체험도 즐겨보자. 별자리 목걸이, 원목 손거울, 편백 연필꽂이, 자작나무 탁상시계 등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별자리 목걸이는 재질이 단단한 붉가시나무를 사용해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다. 편백 연필꽂이는 사포로 샌딩 작업을 하고, 완도수목원 캐릭터를 전문가용 우드 마커로 칠해 완성한다. 체험의 질이 뛰어나고, 비용이 저렴해 가족 단위 체험으로 추천한다. 목공예 체험은 전화 협의 후 팩스로 선착순 접수한다.
완도수목원 내에 완도수목원자연휴양림을 조성 중이다. 상황봉과 백운봉 중턱에 숲속의집 10동이 들어선다. 주변의 울창한 난대림과 함께 정면으로 완도 청해진 유적이 있는 장도와 고금도 등이 보인다.

완도모노레일과 완도 앞바다의 풍경

완도타워는 완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자, 완도의 랜드마크다. 최근 완도타워에 오르는 모노레일이 개통됐다. 약 460m 구간을 6분 남짓 천천히 오르며 완도 읍내와 다도해의 비경을 보여준다. 48인승 대형 모노레일로 사방이 커다란 유리창이라 시야가 탁 트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완도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입체적이다. 읍내 뒤편으로 완도의 최고봉인 상황봉을 비롯한 능선이 병풍처럼 이어지고, 완도와 신지도를 잇는 주홍색 신지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신지도 너머로 고금도, 약산도(조약도), 생일도 등이 점점이 떠 있다. 날이 좋으면 청산도와 보길도 사이로 제주도까지 보인다.
완도는 통일신라 때 동아시아의 바다를 지배한 해상왕 장보고의 고장이다. 장좌리 일대에는 장보고공원, 장보고기념관, 완도 청해진 유적이 있다. 장보고기념관은 장보고의 활약상과 청해진의 흔적을 만나는 공간이다.

이순신장군의 유해를 안치했던 고금도의 월송대
장보고기념관의 중앙홀에 있는 장보고무역선

충무공의 마지막 발자취

장좌마을에서 연도교를 건너면 완도 청해진 유적(사적 308호)이 있는 장도다. 완도 청해진 유적에는 약 1200년 전의 흔적이 있다.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통나무를 촘촘히 세워 만든 목책이다. 1959년 태풍 사라가 지날 때 거센 바람이 갯벌을 깎으면서 발견됐다. 장도 서쪽 해안을 따라 목책의 흔적이 300m 남짓 이어지는데, 제대로 보려면 물때를 미리 확인하고 가야 한다.
내성문과 외성문, 고대, 사당, 굴립주 등이 복원된 장도를 한 바퀴 돌며 청해진의 흔적을 봐도 좋다. 서치와 동남치로 오르는 길에서는 상황봉을 배경 삼아 외삼문과 연도교, 장좌마을이 아름답고, 남쪽으로는 고금도와 신지도, 신지대교 너머로 완도타워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장도를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올해 신지도와 고금도를 연결하는 장보고대교가 개통되면 완도에서 신지도, 고금도, 약산도까지 네 섬을 자동차로 둘러볼 수 있다. 지금은 신지도 송곡항에서 고금도 상정항까지 운행하는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고금도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이 아로새겨진 섬이다. 명량해전이 끝나고 본영을 설치한 섬으로, 진린이 이끄는 명나라 수군과 합세해 기세를 떨친 곳이다.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유해가 83일 동안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 고금도에는 완도 묘당도 이충무공 유적(사적 114호)이 있다.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신 충무사와 83일간 시신을 안치한 월송대 등이 남았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신지도와 고금돌를 연결하는 장보고대교

고금도에서 약산대교를 건너면 약산도다. 이 섬의 명소로 삼문산진달래공원을 추천한다. 공원 입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생일도, 금일도(평일도), 금당도 등이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다. 고금도로 나와 고금대교를 건너면 마량항과 고려청자박물관, 가우도를 잇는 강진 여행, 억불산과 소등섬, 장흥우드랜드를 만나는 장흥 여행을 계속해도 좋다.
자료출처: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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