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섹스중독’ 실태

‘섹스중독’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섹스중독자의 30%가 여성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섹스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에 대해 집착한다. 남성들은 상상치도 못할 방법으로 자위를 하거나 음란물에 중독되는 경향까지 보인다. 심지어 애인이나 남편을 두고 처음만나는 남성들과 기계적인 성관계를 갖는다. 화류계로 뛰어드는 여성까지 생겨나고 있다.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들의 섹스중독 실태를 취재했다.
 
“어린나이에 섹스중독자가 된 것 같아 너무 슬프고 미칠 것 같고 죽고 싶습니다.”
고등학생인 A양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놨다.
 
A양은 불화가 잦은 집안 환경으로 인해 가출을 5번이나 했다. 그러던 중 1년 전 섹스파트너를 만나 성관계를 갖고 있다.

말 그대로 섹스파트너일 뿐이라면서도 그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위는 13살 때부터 시작했다. A양은 “아직 나이도 어리고 공부할 기간도 많이 남았는데 학생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섹스중독에 신음하는 여성들
 
섹스중독 증상으로 신음하는 여성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연령구분도 없다. A양처럼 미성년자에서부터 20대 여성, 가정주부들까지 다양해 충격을 주고 있다.

B(회사원·28)씨의 섹스중독 현상은 6개월 전부터 심해지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도 성적 충동에 휩싸이는가하면 온통 섹스에 대한 생각뿐이라는 것. 성관계를 갖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B씨는 남자친구가 있으면서도 다른 남자들과 잠자리를 한다. 성관계를 맺으며 감정적인 교류를 한다거나 오르가즘 등의 쾌락을 느끼기 보다는 그저 섹스 자체에 몰입하고 집착한다는 것.

B씨는 “내 머릿속이 온통 섹스로 차 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수치스럽지만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며 “남자친구가 이 사실을 알까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섹스중독을 호소하는 여성의 사례들이 수없이 올라와 있다.

“무리하게 섹스를 하는 등 자신이 점점 변태가 되가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는 대학생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글에 따르면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 하루에 4번 성관계를 갖는다. 성관계를 갖기 위해 한동안 동거를 하며 일주일 내내 성관계를 맺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도 집에서 자위행위를 한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의 온몸을 캠코더로 찍어서 집에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며 “정말 미칠 것 같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곧 남자친구가 군대를 가는데 불안하다”고 고백했다.

또 다른 30대 후반의 주부의 사연도 심상치 않다. 아이가 둘인 이 여성은 섹스중독으로 인해 심각한 가정불화를 겪고 있다. 20대 때는 오히려 성관계를 갖는 것이 귀찮고 짜증났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자꾸 성관계를 하고 싶고 온통 섹스에 대한 생각뿐이라는 것. 하지만 남편이 피곤하다면서 계속 외면해 결국 애인을 만들었다. 문제는 더 스트레스가 쌓이고 기분도 나쁘고 우울해지면서도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섹스중독 여성을 연인으로 둔 남성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성들의 섹스중독을 경험해보지 못한 남성들은 “아내나 애인이 섹스중독에 걸리면 더 좋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실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소리다.

실제 한모(29) 씨는 여자친구(21)와 이별을 심각하게 생각 중이다. 한 씨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하루라도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성격이다. 자신이 늘 같이 있어 주지 못하자 그 빈자리를 다른 남자로 채운다는 것이다.
 
한 씨는 여자친구가 “중학교 1학년 때 첫 성관계를 갖은 후 중학교 3학년 때까지 하루에 3~4번씩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 충격을 받기도 했다. 방송에서 섹스중독에 걸린 여성이 나왔었는데 증상이 비슷했다. 여자친구는 늘 한 씨에게 미안해하면서도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여자친구가 집 앞까지 찾아와 울면서 매달렸다. 마음이 약해진 한 씨는 여자친구를 다시 받아들였다. 하지만 매번 여자친구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되풀이 하고 있다.

한 씨는 “여자친구를 사랑하지만 더 이상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서도 “여자친구가 더 힘들 것이다. 한편으론 불쌍하다”고 토로했다. 전형적인 섹스중독 사례다.
 
‘쾌락’ 보다는 ‘행위’ 자체에 몰입
 
성충동을 참지 못해 강박적으로 섹스에 매달리는 증상을 보이는 섹스중독은 섹스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려한다.

실제 섹스중독증의 경우 섹스를 통해 기분을 전환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죄의식을 느끼게 되고 이런 기분을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섹스를 찾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섹스중독은 알코올·도박·마약 등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집착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고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금단현상까지 생긴다. 다른 중독증과 다르게 섹스중독증은 완전히 끊기 어렵다.
 
 알코올·마약·게임 등은 충동을 억제하고 끊어도 사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섹스는 아니다. 인간에게 있어 성욕은 살아가는데 기본적인 본능이기 때문이다.

섹스중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결혼생활에 파경을 맞는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수가 제법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섹스에 중독된 여성들은 음란물에 집착하거나 강박적으로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실제 한 여성(34)은 “남편과의 섹스 후에 자위를 하거나 회사에 출근해서도 자위를 할 만한 곳을 찾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섹스중독자들은 섹스자체에 집착하고 몰입한다. 그야말로 기계적인 섹스를 하는 셈. 상대와의 감정적 교류가 없다. 섹스를 통한 쾌락을 느끼기 보단 섹스라는 행위자체에 몰입하게 되면서 자신의 우울감을 극복하려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은 ‘원나잇 스탠드’도 서슴지 않는다. 배후자를 두고도 섹스파트너를 찾는 주부들도 늘고 있다.

심지어 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원장에 따르면 유흥업계에 종사하는 일부의 여성 중에는 섹스중독에 걸린 여성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에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섹스 자체를 원한다는 것. 목돈을 마련하고도 계속 일을 하거나 그만둔 뒤에 섹스를 하기 위해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실제 폰팅이나 화류계 여성으로 전락한 사례들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이들에 따르면 섹스도 하고 돈도 버는 ‘1석 2조’라는 것.

이처럼 섹스중독은 개인을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엔 이렇다 할 ‘섹스 중독증 클리닉’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클리닉에 다닌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질 경우 여러가지 편견에 시달려야 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심각하다.

사실 섹스중독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병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중독증은 호르몬의 이상 등으로 타고나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 환경 등에 의한 열등감이나 정서 불안 조울증 등 정신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 섹스중독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윤수 원장은 “여성의 경우 섹스를 하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남자와 성행위를 하는 꿈을 자주 꾸거나 호스트바와 같은 곳을 계속 찾게 되는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상담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며 “다른 취미 생활이나 운동에 몰두하는 등 생활 습관의 변화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섹스중독 판별 자가진단표
1. 섹스에 대한 욕구로 인해 인간관계에 금이 간 일이 있다.
2. 배우자에게 너무 자주 섹스를 요구해 부부간에 다툰 적이 많다.
3. 하루라도 섹스를 하지 않고는 잠을 못 잔다.
4. 술자리를 가지면 반드시 섹스로 끝을 맺어야 한다.
5. 섹스를 할 수 있다면 상대방이 어떤 여성이건 관계없다.
6. 옆에 부인이 있는데도 자꾸 다른 여성에게 눈길이 간다.
7. 섹스를 못하면 자위행위라도 하고 자야 직성이 풀린다.
8. 자신이 변강쇠라고 느낀다.
9. 친구의 부인이라도 연애감정을 느낀다.
10.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11. 혼자서라도 섹스를 하기 위해 사창가 등을 찾는다.
12. 변태적인 섹스에 대해 강한 충동을 느낀다.
13. 자신이 섹스를 너무 밝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문득문득 생긴다.
14. 섹스를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면 불안해서 견디기 힘들다.
15. 실제적인 성관계 시간 외에도 간접적인 섹스(인터넷, 포르노 감상 등)를 즐기는 시간이 거의 매일 있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4개 이하 항목에 해당되면 ‘안전’, 5~8개는 ‘섹스 지상주의자’, 9~11개 항목에 해당하면 ‘섹스중독 요주의형’이고, 12개 이상이면 위험한 섹스중독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성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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