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가짜 카지노’ 사기사건 ‘전모’

영화 ‘타짜’ 보다 더 영화 같은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중국 호텔에 ‘가짜 카지노’를 차린 뒤 사기도박을 벌여 100억여원을 챙겼다. 
 
피해자들은 범행을 전혀 눈치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지어 일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들의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2007년 5월 사업을 하는 A씨는 골프장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김모(49) 씨와 함께 골프장에 갔다. A씨에게 미모의 한 여성이 다가왔다. 유모(36) 씨였다.
 
유 씨는 “급히 전화할 곳이 있다”며 A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흔쾌히 휴대전화를 건넸다. 그 뒤 A씨는 우연히 식당에서 그녀와 재회했다. 유 씨는 “고마웠다”며 술자리에 동석했고 이들은 급속도로 친해졌다.

A씨는 이들에게 이끌려 중국 골프 여행에 나섰다. 라운딩을 마치고 호텔로 향한 이들은 영업 중인 카지노장을 발견했다. 재미삼아 한 번 해보자는 권유에 A씨는 선뜻 따라 들어갔다.

사실, 유 씨를 비롯한 일행은 물론 카지노 직원까지 A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사기단의 일원이었다. 완벽한 사기극에 휘말린 A씨는 하룻밤 만에 9억5,000만원을 잃었다.

이들 사기단에 속은 피해자는 A씨뿐만이 아니었다.

김모 씨 등은 2005년 5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26명의 피해자에게서 100억여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중국 푸젠성 샤먼시 등에 있는 호텔 연회장 3곳을 빌려 가짜 카지노 시설을 차려놓고 한국인 골프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주변 지인들을 동원해 고급 회원제 클럽이나 골프연습장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업가들을 물색한 뒤 꾀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이들은 피해자들을 가짜 카지노로 유인해 바카라 게임판을 벌이고 처음에는 돈을 따게 해주다 판돈을 올려 빚을 지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은 여권을 카지노에 맡기고 거액을 빌려 도박을 하게끔 유도한 뒤 카지노 측의 인질로 가장해 먼저 귀국한 피해자로부터 돈을 송금 받거나, “대신 갚아 줄 테니 한국에서 되갚으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중국 골프 관광을 따라나선 피해자들에게 사기성 도박으로 100억여원을 가로챈 김모(55) 씨 등 5명에게 징역 5년~2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손모(58) 씨 등 10명은 징역 2년~1년에 집행유예 4년~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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