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는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로는 최대 규모인 ESS(Energy Storage System) 시스템을 괌에 수출했다. 사진=뉴시스

LS산전·LG CNS 국내외 ESS시스템 구축 앞장

대기업-중기 각축전, 섣부른 규제 막기에 총력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고리 원전 1호기의 영구정지로 원전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면서 친환경 에너지 저장·관리 시스템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장치)가 각광을 받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발전은 오염물질 발생이 적은 대신 전력 생산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해줄 전력관리 시스템이 필수요소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해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크게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나뉘며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합쳐진 대표적인 융합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LS산전은 ESS와 태양광 사업이 연계된 발전 설비를 청주, 안양에 세우며 친환경에너지시대를 이끌고 있다. LG CNS는 국내를 넘어 괌 등 해외로 진출하면서 호기를 맞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이 급부상하고 공공기관에 ESS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면서 향후 에너지 저장·관리 시스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급격히 커버린 시장을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등 첨예한 갈등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 전력관리 융합산업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S산전은 최근 청주와 안양에 태양광과 연계한 ESS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정책이 각광 받고 호기를 맞이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산전은 스마트 에너지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의미의 '퓨처링 스마트 에너지'를 목표로 기존 전력·자동화 분야는 물론 스마트 에너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청주사업장에 구축한 태양광 2㎿ 발전설비에 1㎿급 ESS용 전력변환장치(PCS)와 1㎿ 배터리를 설치했다. 이로써 청주사업장에서 생산해내는 태양광 전력의 수익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안양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캠퍼스에 각각 1㎿급 ESS를 구축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LG CNS는 제주에너지공사의 동북·풍촌풍력단지(18㎿h)와 가시리풍력단지(9㎿h)를 대상으로 연계형 ESS를 구축해 15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코ICT는 대형 리조트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에 나서는 등 ESS 시스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한화S&C도 태양광업체인 한화큐셀과 협업을 통해 ESS 시스템 사업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LS산전 관계자는 “LS산전은 9~10년 전부터 스마트그리드를 추진해왔으며 ESS시스템은 그 일환이다”며 “청주사업장에서 실제로 ESS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으며 최근 부산시와 협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ESS 사업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낙관적인 기대감을 갖고 전력기기 솔루션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기업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 CNS는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로는 최대 규모인 ESS시스템을 괌에 수출했다.

지난달 16일 괌 전력청과 최종 계약을 체결해 40㎿ 규모의 ESS시스템을 구축하고 향후 25년간 운영·유지보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전체 사업규모는 4300만 달러로 2018년 5월까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괌 사업을 완료하게 되면 ESS 총 구축 실적은 125㎿로 누적 실적 기준으로 글로벌 톱 수준 육박하게 된다.

LS산전이 청주사업장에 태양광 발전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구축,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5년 세계 시장규모 30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ESS 시스템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25억6000만 달러에서 2020년 150억 달러, 2025년에는 292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먹거리 전망이 낙관적이다.

LG CNS 관계자는 “이번 괌 ESS사업은 괌 전력청의 1단계 사업으로 이후 추가 사업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며 "여러 국내 사업을 통해 꾸준하게 EMS솔루션을 개발해 온 SW 및 SI 역량과 LG화학의 글로벌 1위 ESS배터리 역량이 시너지를 내 거둔 성과로써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SS 사업의 전망이 밝은 가운데 신사업 먹거리를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정부가 공공기관 ESS 시스템 의무화를 발표하고, 부산시가 메가와트급 ESS연계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면서 ESS 산업의 호황은 단순한 전망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의 눈치싸움과 주도권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측은 ESS 시장에 중소기업 경쟁제품 지정 등 적절한 규제를 통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은 그동안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기술개발을 했는데 규제로 인해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대기업과 중기를 나누기보다는 먼저 시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갈등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아직 ESS 산업 자체가 시작 단계에 있는 만큼 섣부른 규제가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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