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음란동영상 제작 실태

음란물을 자체제작해 판매하는 10대가 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직접 촬영해 만든 ‘셀프 음란물’이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 이들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손쉽게 촬영한 음란물을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직접 판매하고 있다. 용돈을 벌기 위해서다.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청소년 음란물 제작 실태를 취재했다. 
 
“친구가 새벽 5시쯤 등교해서 교실에서 여학생이랑 성관계하는 장면을 찍어 보여줬다.”
고등학생인 정 군은 충격적인 경험담을 털어놨다.

정 군에 의하면 친구는 디지털 카메라를 책상에 올려 고정 시킨 후, 그 앞쪽에 책상 여러 개를 붙여 그 위에서 성관계를 했다. 영상 안에는 얼굴은 물론 신체 은밀한 부위까지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용돈도 벌고, 과시욕도 채우고
 
정 군에 의하면 친구의 동영상 촬영은 수차례 계속됐다. 학교 뿐 아니라 공공화장실, 차 안, 아파트 베란다 등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여학생들도 조금씩 바뀌었다.

동영상을 보여주는 친구의 얼굴에 죄의식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당당하게 동영상을 과시했다. 친구의 발언이 더 충격적이다.

정 군에게도 동영상을 찍을 것을 권유하며 영상 속 여학생을 소개시켜주겠다는 것. 정 군은 고개를 저었다. 반면 다른 친구들은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다.

처음엔 재미와 과시욕으로 찍었던 친구는 점차 중독돼 좀 더 자극적인 영상을 찍기 시작했고 후에는 이를 판매까지 한 것으로 정 군은 전했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영상 속 여학생들의 반응이다. 이들 여학생들은 합의하에 촬영했고, 영상이 퍼지는 것에 대해 짜증을 낼 뿐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영상을 찍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정 군의 경험담에 경악하는 기자에 비해 정 군의 표정은 담담했다. 정 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청소년들 사이에 이런 일(음란 셀카)은 비일비재하다”며 “최근에서야 이슈가 되고 있을 뿐 몇 년 전부터 이 같은 일이 행해졌다”고 귀띔했다.

이렇듯 성인용 음란물을 몰래 접하던 청소년들이 생산자로 나서 음란물을 찍어 올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자체제작 음란물은 마니아층을 형성해 충격을 주고 있다.

평소 음란물을 즐겨본다는 한 남성(27)은 “각본대로 제작된 포르노 보다는 일반인이 등장하는 동영상이 친근감과 현실감을 느끼게 해 더욱 자극적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나오는 영상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더욱 흥분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최근 들어 단속이 강화됐는지 예전에 비해 청소년 셀카 음란물을 찾는 것이 까다로워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그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이러다가 다시 우후죽순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 남성의 설명처럼 10대 청소년들이 자체 제작한 음란 동영상들은 성인 음란물을 능가할 정도로 원색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담고 있다.

실제 유명한 한 파일 공유사이트에서는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의 청소년 음란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일단 검색란에 ‘청소년’, ‘10대’ 등의 검색어를 치자 ‘해당단어는 금지된 단어입니다’라는 경고창이 뜬다. 그러나 조금 더 응용해 청소년을 연상케 하는 단어나, 유사한 단어를 치자 수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온다. 목록에는 클릭을 유발하기 위한 자극적인 제목들이 가득하다.

그 중 한 파일을 클릭하자 영상의 내용을 캡쳐한 사진과 유혹의 글들이 적혀있다. 이 파일 밑에 ‘믿고 가져 갑니다’, ‘고딩한테 한 수 배워야겠군’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영상의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대낮 골목길, 교복을 입은 남학생과 여학생이 등장한다. 그리고 누군가 두 사람의 모습을 찍고 있다. 남학생은 교복 재킷을 벗어 바닥에 깐다. 여학생이 그 위에 눕고 두 사람은 성관계를 시작한다.

‘가출 청소년’이라는 제목이 붙은 또 다른 영상도 충격적이다. 모텔로 추정되는 곳에서 앳된 얼굴의 두 쌍의 남녀 커플이 등장한다.
 
역시 누군가가 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들은 술을 마시며 ‘옷 벗기 게임’을 하더니 혼음을 한다. 원색적인 영상과 자극적인 대화내용들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또 다른 파일 공유 사이트의 사정은 더욱 황당하다. 10대 관련 검색어를 치자 역시 ‘해당 단어는 금지된 단어입니다’라는 경고창이 뜬다. 그러나 경고창이 무색하게 화면에는 관련 영상들이 올라온다.
 
공지사항에 “요즘 한창 이슈화되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불법음란물 및 청소년유해컨텐츠의 범람을 막고자 이와 관련된 모든 불건전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 및 처벌규정을 강화적용 한다”는 내용과는 상반되는 모양새다.
 
청소년들의 ‘위험한 거래’ 
 
일부 10대 청소년들이 음란물을 파는 장사꾼으로 전락했다. 이도 모자라 성인 음란물을 능가하는 음란물을 생산해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음란 동영상을 대량으로 유포시킨 청소년들과 사이트 운영자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에 적발된 A군(15)은 성인인증 절차 없이 회원으로 가입한 후 파일 공유 사이트에 음란동영상 올려 다른 회원이 다운로드 받으며 지급한 포인트 용량을 받아 현금으로 챙겼다.

또 다른 고등학생은 경찰에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인터넷에 (음란동영상)을 많이 내려 받고, 내려 받은 파일을 다시 인터넷에 올리며 용돈을 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들은 음란동영상을 찍는 이유에 대해 과시욕을 채우고 용돈을 벌기 위함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고등학생은 “처음엔 친구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재미삼아 찍다가 나중에 이를 유료 사이트에 올리거나 판다”고 털어놨다.

그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방학시즌이면 더 많은 영상들이 올라온다. 학기 중에는 가출 청소년들이 용돈벌이 목적으로 영상들을 직접 찍어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학시즌이 되면 일반 학생들까지 가세한다. 음란영상물을 찍어 올리기도 하고, 직접 찍지 않더라도 인터넷 상에 음란 파일을 올리며 용돈을 마련하려는 학생들로 수많은 음란물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이렇듯 직접 음란물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청소년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소년 자녀를 둔 학부모 민모(42·자영업) 씨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음란물을 만들어 거래하는 것도 문제지만 돈을 벌 목적으로 이를 부추기며 이용하는 불량사업자들이 더 큰 문제이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마련이 시급하다”고 개탄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모(46) 씨 역시 “청소년들이 너무 쉽게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성에 대해 가치관이 왜곡된 것 같다”며 “한번 인터넷에 퍼진 영상은 평생 따라 다닐 수 있는데 이들이 후에 감당해야 할 상처가 클 텐데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통을 집중 단속하고 나섰다. 경찰청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유포자 외에 음란물이 게시된 웹하드나 개인 간(P2P)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에게도 아동 청소년성보호법을 적용키로 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그동안 경찰은 이 조항을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자 또는 유포자에게만 적용했었다.

지난달 29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아동음란물이 유통된 파일공유 사이트 대표 이모(47) 씨 등 3명에게 처음으로 ‘영리 목적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소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아동음란물 657건 등 음란물 18만여건을 자체 파일서버에 직접 보관하면서 이용자에게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를 받고 전송한 혐의다.
 
경찰은 “적발된 음란물 중 158건이 출연자의 얼굴이 노출된 데다 9건은 학교나 이름까지 특정된 상태로 유포됐다”며 2차 피해를 우려했다.

그동안 파일공유 사이트 운영자는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만 적용돼 벌금형 등 가벼운 처벌만을 받아왔다.
 
이들은 “음란물 공유는 회원 사이의 파일 전송일 뿐이며 사이트에 업로드 금칙어를 설정하고 모니터링을 하는 등 유포 방지 의무를 다했다”며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곤 했다. 이번에 적발된 운영자 역시 이 같은 내용으로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개인 사이에 파일 전송이 이뤄진다하더라도 사이트 자체 서버에 보관했다가 전송되기 때문에 ‘아동음란물 소지’ 혐의 적용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결과 이 씨 등이 모니터링 직원에게 ‘회원이 줄어드니 (음란물을) 너무 많이 삭제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 유포를 조장하거나 방조 했으며 업로드를 방지하는 금칙어를 형식적으로 지정한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계자는 “사이버명예경찰 누리캅스를 동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파일공유사이트를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소년 제작 음란물 어떻게 유통되나
 
성인사이트나 파일공유사이트가 판매통로
30분 분량의 동영상 한 편 50만원 현금 거래
 
영상물 제작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음란동영상 시장은 성인방송에서 몰래카메라로, 그리고 최근 자체제작으로 변모하고 있다.
 
디지털 장비의 대중화와 UCC의 확산으로 자체제작 음란물이 확산됐다. 특히 휴대폰의 카메라 화소 및 화질 등 성능이 발달함에 따라 손쉽게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휴대전화 동영상 기능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쉽게 촬영이 가능 한 것이다.

이렇게 손쉽게 촬영한 음란물의 유포 역시 간단하다. 파일공유 사이트에 해당 동영상을 올려 유포시키는 것.
 
유료 파일공유 사이트에 자료를 올려놓으면 ‘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용돈벌이용으로 악용되고 있다.
 
일부 파일공유 사이트들은 성인인증 절차도 없이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실명인증이 필요 없는 파일공유 사이트에는 유난히 불법·음성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 일부 청소년들은 자체제작한 음란 동영상을 성인사이트에 직접 판매하기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주로 가출청소년들이 제작한 음란동영상은 성인사이트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20~30분 분량의 동영상 한 편을 팔면 50~60만원을 쥘 수 있다고 이 매체는 밝혔다.

성인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직접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을 통하는 경우도 있다. 한 고등학생의 증언에 의하면 모자이크 처리가 되지 않은 ‘S급’ CD는 5만원, 모자이크 처리된 A급은 3만원에 팔았다. 그는 “주로 여고생 동영상이 잘 팔린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돈을 벌려는 청소년들, 이를 악용한 성인사이트 관계자와 불법음란물이 올라오는데도 방조하는 파일공유사이트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청소년들의 음란물 제작과 유포가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해당 업계 관계자들은 “자체 모니터링, 금칙어 기능사용 등으로 통제하고 있다”며 “회원 대 회원간 파일을 공유하고 있어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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