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마사회

열세 극복 싱가포르서 한국 기수 최초 우승 일궈

매일 현지 조교사 찾아다니며 14전만에 고지 점령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경마 황태자’라 불리는 문세영 기수(사진)가 한국 최초로 싱가포르 경마에서 첫 우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은 싱가포르에서 거둔 한국 기수 최초의 승리라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싱가포르터프클럽(STC)도 한국 기수가 거둔 최초의 우승에 주목했다.

문 기수는 이달 2일 싱가포르 크란지경마장에서 열린 제9경주(class4, 1000m, 폴리트랙, 현지시각 22:20출발)에서 ‘THUNDER CAT’(5세, 거, 호주산)과 호흡을 맞추며 첫 승을 달성했다.

데뷔 후 이틀 만에 2위 달성

문 기수는 지난 달 7일 출국해 8일부터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에서 경주마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우수한 외국 기수들이 대거 포진한 싱가포르에서 적응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지난 달 19일 첫 출전한 제2경주와 제8경주에서 각각 11위와 8위를 달성하며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나친 우려였다. 그는 같은 달 21일 4,5,6,7경주를 연달아 기승하며,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이날 경기 중 4경주에서 3위를 기록하더니 마지막 7경주에서는 ‘NO SMOKING JEFF’와 호흡하며 2위를 기록했다. 첫 데뷔 후 이틀 만에 2위 기록은 뛰어난 적응력과 집중력의 결과였다.

데뷔 14전만 역전 첫 승

문 기수는 출전 14전 만에 THUNDER CAT과 호흡을 맞추며 데뷔 14경기 출전 만에 첫 승을 이뤄냈다. THUNDER CAT은 이 경주 전까지 총 40회 출전해 1위 4회, 2위 2회, 3위 3회를 달성했고, 최근 성적이 6위, 9위, 13위로 기대를 받지 못했다. 또한 단거리 경주의 여건상 안쪽 게이트가 유리하나 10번 게이트에 배정돼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 기수는 경주 출발 후 중위권에 위치하며 결승선 50m를 앞두고 매서운 추입을 선보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애초 우승 후보에도 오르지 않아 단승식 배당률이 72배를 기록했을 만큼 기대가 낮았다. 이 때문에 그의 역전승은 싱가포르 현지 경마팬들에게 고무적인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알윈탄 조교사는 그의 우승에 대해 “좋은 출발”이라며 “문 기수가 비록 싱가포르에서 아는 조교사가 많지는 않았지만, 매일 아침 찾아오는 성실함을 보였다”며 극찬했다.

문 기수는 이번 우승을 통해 “다른 조교사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며 기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 싱가포르 터프클럽에 감사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한국 경마팬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하다는 진심어린 우승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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