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지구인 강현우 인터뷰

▲ 별난 지구인 강현우씨.     © 민주신문

 
최근 남자 아이돌 가수인 황광희가 성형사실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일반인 박효정 씨도 무려 5년 동안 30회의 성형수술을 해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성형남’이라는 호칭을 얻었다. 이렇듯 남성들의 성형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 특히 추석연휴를 이용해 성형을 계획한 남성들로 성형외과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남성들의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 달여 만에 무려 10군데나 성형수술을 한 남자가 있어 화제다. 박효정 씨도 인정한 최고의 성형남 강현우(28)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왜 짧은 시간에 많은 성형을 해야 했는지 속사정을 들어봤다. 
 
한 달여 만에 무려 10군데나 성형수술을 한 남자가 있어 화제다. 그는 28살의 강현우 씨.
기자는 강남역의 한 커피숍에서 화제의 인물인 강현우 씨를 만났다.
 
커피숍에 들어선 그의 모습은 밝고 당당했다. 큰 키에 수려한 외모, 단정한 옷차림은 단연 눈에 띄었다. 그는 차분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무서운 인상’ 없애려 수술대로
 
겨울이라 춥긴 했지만 유난히 화창했던 지난 1월 중순께 그는 새로 태어났다.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열망을 꺼내 실행에 옮긴 것.

그는 새롭게 바뀔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며 혼자서 서울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눈과 코를 성형하기 위해서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기대감이 더 컸다.

그는 수술 침대에 누워 ‘자고 일어나면 잘생겨져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잠이 들었다.
마취가 풀리고 거울을 본 그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원장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수술이 잘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붓기가 빠지지 않은 얼굴에 불안감이 엄습했다. 다행히 불안은 기우였다.
 
하루이틀 지날수록 붓기가 눈에 띄게 빠졌다. 원장도 “현우 씨는 성형체질이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달라졌다.

매일 거울을 보고 셀프카메라를 찍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됐다. 그는 또 다시 욕심이 생겼다. ‘조금만 더 하면 더 잘생겨지겠지?’라는 마음에 계속해서 성형외과를 찾았다.
 
이마, 볼, 턱, 입술, 미간 등에 자가지방이식, 보톡스, 필러 등 짧은 시간에 10번의 성형을 했다.

통증도 심했다. 하지만 그는 ‘잘생겨질 수 있다면 이까짓 고통쯤이야 충분히 견뎌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견뎌냈다.
 
통증도 오래가지 않고, 얼굴도 수술 한 달 만에 거의 자연스러워졌다. 성형외과 원장을 포함한 주변인들의 반응도 대단했다.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자신감도 생겼다. 군 제대 후 꾸준히 일하면서 모아온 돈의 3분의 1을 써야 했지만 아깝지 않았다. 잃어버린 자신의 성격을 되찾는 듯 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고향인 군산에서 보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외모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큰 키에 남자다운 얼굴로 많은 인기를 얻었고 자신감도 충만했다. 속된말로 군산에서는 제법 ‘먹히는’ 외모였던 것.
 
성격도 밝았다. 다른 사람을 웃기는 것이 재미있었다. 한때 꿈이 개그맨이었다.
그러나 의경에 들어가면서부터 상황이 조금씩 달라졌다. 그는 군 생활을 서울에서 보냈다.
 
위계질서가 뚜렷한 군대에서 동기가 없었던 그는 마음 둘 곳이 없었다.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혼자서 감당해야 했다. 조금씩 성격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소심해지고 말이 없어졌다. 우울증도 찾아왔다.

제대 후에도 내성적으로 바뀐 성격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먼저 올라 온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서 일을 시작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건 좋았지만 앞에 나서는 건 꺼려졌다.
 
성형 후 달라진 인생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도 생겼다.

첫 직장에서 한 여자를 만났다. 한 살 많았다. 아담하고 지적인 외모를 지녔다. 그의 눈에는 천사처럼 보였다. 온통 그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그 여자의 남자가 되었다.

하지만 외모를 중요시했던 여자 앞에서 그는 한없이 작아졌다. 여자친구 주위엔 잘생긴 남자들이 많았다. 모임자리에 가면 스스로 위축되어갔다. 그러다보니 모임에도 자꾸 빠지게 되고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끔 여자친구가 자신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무섭게 생겼다는 것. 그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렇게 2년이 지났다. 그러다 지난해 6월, 길을 걷다가 우연히 그녀를 만났고 그의 마음은 다시 요동쳤다.
 
‘잘 생겨지면 그녀가 다시 돌아올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더욱이 의료기기 영업을 하고 있던 그는 거래처로 성형외과를 다니다보니 성형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그는 주변인의 코 사진을 찍는다거나 연예인 얼굴 사진 등을 스크랩하는 취미가 생겼다. 관련 서적도 많이 읽는 등 성형에 대해 공부했다.
 
그렇게 마음속에 성형에 대한 열망을 조금씩 키워갔다. 하지만 막상 성형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 제법 마음에 드는 여성들을 만나 술자리를 하게 됐다. 여성들이 자신을 두고 “남자답게 생겼지만 무섭다”는 말을 했다.
 
사실 그는 호남형으로 남자답게 생겼지만 강한 인상이었다. 그러다보니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무섭게 생겼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처음에 꺼려했다.
 
영업을 하는 그에게 이런 첫인상은 불편했다. 친근감 있게 다가서기가 어려웠던 것. 결국 그는 성형을 하기로 결심했다. 결심과 함께 ‘전 여자친구가 다시 돌아올까’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제대로 변하고 싶었다. 평소 세련된 ‘도시남’이 되고 싶었던 그는 이왕 하는 것 완벽한 변신을 꾀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성형 후 삶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성형에 관심이 많던 그는 직장을 바꿨다. 그는 현재 성형외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거래처였던 성형외과 원장님의 추천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자신이 성형에 대한 관심이 많고, 경험자인 것이 일에 많은 도움을 줬다. 또 관심분야에서 일을 하니 즐거움도 컸다. 일에 대한 열정도 뜨거워졌다.

한 케이블방송에도 출연하게 됐다. ‘20일 만에 10군데를 성형한 화성인’으로 소개됐다. 방송이 나간 후 그가 성형한 성형외과에 문의전화가 많이 왔다.
 
 “강현우 씨가 성형한 병원이죠?”, ‘강현우 씨처럼 해주세요’ 등의 내용이다.
 
물론 따가운 시선도 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성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던 헤어진 여자친구가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괜찮다.

그는 이제 외모 보다는 내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현우씨 일문일답

“여친 성형은 반대할 것”
 
헤어진 여자 친구를 붙잡기 위해 한 달여 만에 성형을 10군데나 한 강현우 씨와 성형에 관한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다뤘다.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대답하는 그는 당당하고 밝았다. 다소 민감한 질문에도 성실히 대답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케이블 tv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성형에 관심이 많아 박효정 씨가 만든 인터넷 카페 회원으로 활동했다. 적극적으로 질문도 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 친해졌다. 박효정 씨가 그 프로그램에 나를 제보해서 방송사 측에서 연락이 왔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라는 노래도 있지 않나. 내 인생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출연하게 됐다.”
 
-방송이 나간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사람들이 많이 알아본다. 직접 “‘화성인’에 나왔던 사람 아니세요?”라고 묻는 등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수군수군 거리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까지도 알아보더라. 또 인터넷에 좋은 댓글도 많이 달렸지만 악성 댓글도 많이 있다. 그렇다보니 괜히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
 
-악성댓글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나.
“기분은 나쁘다. 그렇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부모님이 많은 힘이 됐다. 방송 이후 악성 댓글을 보고 많이 안쓰러워하시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부모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성형에 대한 가족들은 반응은.
“처음엔 조금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성인인 아들에 대한 의견을 존중해 주시며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셨다. 누나 반응이 재미있다. 달라진 동생이 신기한가보다. 예전에 비해 같이 외출하는 것을 좋아한다. 누나에게도 성형을 권유했지만 안하더라.”
 
-성형중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준이 애매하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선 성형중독이라 말하는 경우도 많다. 조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같은 수술을 반복해서 하는 경우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본인에게 어울리고 필요한 경우에만 해야지 안 해도 되는데 무리하게 욕심 부리다 망친 경우도 많이 봤다. 절제가 필요하다. 성형에도 ‘수술’이 있고 ‘시술’이 있는데, 수술을 계속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시술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성형 후 전 여자친구는 만났나. 다시 만날 의향은 없나.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다. 놀라는 모습이었다. 많이 변했다고 했는데 그 뜻에 ‘잘 생겨졌다’는 의미가 포함된 것 같았다. 여전히 그 친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다. 아직 미련이 남아 있다. 하지만 그 친구와 다시 만나는 것에 대해선 고민이 된다. 선뜻 답하기 어렵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지 3년이 지났고, 성형도 했는데 연애를 안 하는 이유가 있나.
“성형 후 호감을 보이는 이성도 많이 있다. 사실 한 명 만나려고 했었다. 그런데 만날수록 전 여자친구가 그리워졌다. 자꾸 거짓말하게 되고 가식적으로 행동하게 됐다. 여자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 사귈 수 없었다.”
 
-만약 여자친구가 성형을 많이 했거나, 한다고 한다면.
“사람 심리가 참 이상하다. 되도록 안했으면 좋겠다. 외모보다는 성격을 중요시 생각하지만 무시할 수 없다. 예전의 얼굴과 너무 많이 다르면 조금 마음에 걸릴 것 같다. 만약 성형을 한다고 한다면 성형외과에 상담 받으러 같이 다닐 것이다. 하지만 하지 않을 것을 권유 할 것 같다.”
 
-또 성형 할 계획 있나.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이제 얼굴보다는 일에 투자하고 싶다. 물론 관리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수술보다는 피부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금 피부 관리 프로그램을 예약해 둔 상태다. 보톡스나 자가지방이식은 할 생각이 있다. 그런데 자가지방이식을 하려면 몸에 체지방이 많아야 하는데 워낙 마른 체질이라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살을 찌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코가 약간 휜 것 같아 재수술 하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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