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독약’ 섹스 동영상 실태

성관계 동영상을 찍는 것이 일반인들에게 유행처럼 번져 문제가 되고 있다. 성관계 동영상은 한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연예인을 한순간에 퇴출시킬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반인들의 성관계 동영상 관련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대상도 천차만별이다. 스님, 교수, 유부녀 심지어 10대 청소년까지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위험성을 알면서도 재미로 찍기도 하고, 상대방 몰래 찍기도 한다. 이렇게 찍힌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가 하면 협박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일반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위험한 ‘섹스동영상’의 실태를 살펴봤다.

미술 선생님인 ‘희원’은 잘생긴 성형외과 의사인 ‘준석’에게 청혼을 받았다. 생애 최고의 순간, 희원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바람둥이 옛 남자친구 ‘지훈’이다. 희원의 최고의 날이 최악의 날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통화 내용인 즉, 과거 희원과 지훈이 성관계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협박용 미끼로 최고
 
영화 ‘연애술사’의 내용이다. 영화 같은 이야기가 이제는 현실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하거나 인터넷에 유포돼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실제 9월 14일 청주 흥덕경찰서는 내연녀가 헤어지자고 하자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정모(55)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8월 5일 휴대폰을 이용해 내연녀(51)와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 정 씨는 3개월간 만난 내연녀가 헤어지자고 하자 성관계 동영상을 미끼로 협박했다.
 
심지어 음료수병을 깨고 내연녀의 손목을 그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뿐이 아니다. 경락마사지 업주 김모(39) 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시키겠다며 모 군의회 의장 부인을 협박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난 3월 초까지 모 군의회 의장 부인인 A씨와 성관계를 가졌다.
 
김 씨는 녹음기능이 내장된 볼펜 카메라를 설치해 몰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미끼로 협박했다.
 
지난 3월 휴대전화로 A씨에게 동영상을 전송한 김 씨는 “강남에 아파트를 사주거나 가게를 차려 달라”며 “동영상이 유포되면 남편 선거에도 지장이 많을 것이다”고 협박했다.

그런가하면 성관계 동영상을 미끼로 유명 여교수를 협박해 사찰 부지를 가로채려한 스님이 구속된 사건도 발생했다. 이 사건에 전직 국회의원은 물론 언론사 사장까지 연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지난 8월 30일에는 더 충격적이 사건이 알려졌다. 10대 여성이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40대 남성과의 성관계를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려다 입건된 것.

중학교를 졸업한 박모(19) 양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남성들과 성관계를 맺고 돈을 받는 조건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가끔 화대를 주지 않고 도망가는 남성들이 있었던 것.
 
고민을 하던 박 양은 8월 25일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 4만5,000원을 주고 볼펜(길이 15cm)모양의 카메라를 구입했다.
 
카메라를 준비한 박 양은 8월 28일 오전 3시께 PC방에서 조건만남을 할 남성을 찾았다. 오전 5시께 조건만남을 할 김모(47) 씨와 만난 박 양은 모텔로 향했다.

김 씨가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자 박 양은 곧바로 침대 옆 탁자에 볼펜 모양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내 들통나고 말았다.

김 씨 또한 조건만남에서 지갑 등을 분실한 경험이 많아 욕실에서 박 양의 행동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던 것.
 
박 양은 김 씨의 신고로 광주 서부경찰에 붙잡혔다. 성관계를 맺지 않은 김 씨는 형법상 처벌 규정이 없어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한 20대 남성은 12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고 이를 찍은 동영상을 피해자 실명으로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이렇듯 상대방 몰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사건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재미로 찍었다가 평생 후회
 
특히, 젊은 연인들 사이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찍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성관계 동영상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는 이들의 사연이 쏟아지고 있다.

20대 초반의 한 여성은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나치게 성관계를 좋아하는 남자 친구 때문이다.
 
그녀는 “최근에 남자 친구가 ‘성관계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자’고 한다”며 “주변에서도 많이 찍고, 남자 친구가 간절히 원하는데 찍어도 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 한 남성은 결혼을 앞두고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 남성에 따르면 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 장난으로 찍었던 성관계 동영상이 해킹돼서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자신은 공유한 적도 없고 1년 전에 지웠는데 어떻게 동영상 돌아다니고 있는지 식은땀이 난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약혼녀가 알게 될까봐 걱정이지만 헤어진 옛 연인에게 피해가 갈까봐 더 걱정 된다”고 토로했다.

그런가하면 딸에게 큰 실망감이 밀려온다는 한 아버지의 글은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했다. 글에 따르면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을 둔 A(42)씨는 98년 부인과 이혼 후 딸과 둘이서 생활했다.
 
엄마가 딸에게 같이 살자고 했지만 딸은 아버지를 택했다. A씨는 절망스러웠지만 딸에게 위안을 받으며 열심히 일했다. A씨는 딸을 믿고 딸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딸 역시 크게 말썽을 부리는 일이 없었다.

어느 토요일, 딸이 외출하고 혼자 남아 있던 A씨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동영상 파일 하나가 말썽을 부려 확인했다.
 
A씨는 경악했다. 눈물이 흘렀다. 딸이 남자친구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찍어놓은 동영상이었던 것. A씨는 참담한 심정으로 그날 밤 흐느꼈다.
 
그는 “여자아이라서 아버지인 자신이 함부로 꺼내기도 어려운 말”이라며 “그렇다고 모른척하고 지나치기엔 너무 충격적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예전에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섹스동영상의 경우 ‘짜고 치는 고스톱’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양상이 많이 변해 실제 성관계를 즐기고 남에게 과시하려는 경우가 많다.

한 누리꾼은 “청소년을 비롯한 연인들은 성관계 동영상을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기념품쯤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영원할 것만 같은 사랑이 깨지는 순간, 사랑의 기념품은 독약으로 변해 목을 조른다”고 한탄했다.

특히 독약(섹스동영상)은 여성들에게 더 가혹하다. 인터넷 불법 음란사이트에 돌아다니는 섹스동영상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남성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모습은 적나라하게 나오지만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된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들 남성들은 조건만남으로 여성을 유인해 돈을 더 주고 “촬영을 해야 흥분된다. 보관용이니 걱정 말라”고 안심 시킨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가 피해를 보는 것.

조건만남이었던, 사랑의 증표로 찍었던 간에 한 순간 유혹에 넘어간 여성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더욱이 여성들은 자신의 섹스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는지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과 영상기기들이 발전하면서 이 같은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 한다”고 토로한 바 있다.
 
덧붙여 “섹스동영상은 여성에게 지울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다”며 “피해 여성들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극도의 신경 쇠약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성문화가 개방되고 섹스를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며 “장난삼아, 재미삼아 찍었던 성관계 동영상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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