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돈 60억 수조원 '뻥튀기'


 

해외비자금 은닉 의혹, 인터넷사업 실패, 편법증여 의혹 등…
‘반삼성’ 기류의 흐름이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로 옮겨 가고 있다. X파일 사태를 기점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반삼성’ 기류가 ‘삼성’에서 ‘이건희’로 번지더니 급기야 삼성 황태자 ‘이재용’을 향하고 있는 것. 특히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된 삼성 일가의 편법증여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30대 후반의 나이에 수조원의 재산가로 알려진 이재용 상무가 그동안 어떻게 재산을 증식해왔는지에 대한 관심을 세삼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 회장과 이 상무의 이미지에 큰 흠집을 내고 있는 편법증여에 대해 시민단체 등의 고발이 잇따르자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던 검찰도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후계구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삼성 황태자 ‘이재용’의 재산증식 과정과 편법증여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지난 10월 4일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의 배임 혐의에 대해 법원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삼성 일가의 편법증여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재용 상무는 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을 통해 최대주주에 등극했고, 현재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 지분 25.1%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삼성의 후계자로 자리를 굳힌 상황.
그렇다면 30대 후반인 이 상무가 어떻게 삼성의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을까.
지난 95년부터 본격화된 이 상무의 재산증식 과정을 보면 삼성의 편법 경영승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짐작케 해준다.
이재용 상무가 본격적으로 재산 증식에 나선 것은 지난 95년.
지난 94~95년 이건희 회장은 당시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장남 이 상무에게 현금 60억8,000만원을 증여했다.
이 상무는 95년 말 증여세 16억원을 내고 남은 돈으로 에버랜드(당시 중앙개발)로부터 비상장회사였던 삼성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각각 12만1,800주(약 23억원), 47만주(19억원)를 매입한다.
이 상무가 주식을 매입한 직후 삼성에스원은 주당 공모가 1만5,000원으로 상장됐고, 상장 6개월여 만에 주가가 30만원대로 오르자 이 상무는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해 총 375억원을 챙겼다. 23억원을 투자해 352억원의 시세차익을 보게 된 것.
또한 삼성엔지니어링도 이 상무가 주식을 매입한 이후 상장되면서 이 상무는 230억을 챙겼다. 결국 이 상무는 지난 95~96년 사이에 삼성 계열사 주식 매입과 매각을 통해 58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당시 에스원은 비상장회사였기 때문에 이 상무가 에스원 주식을 주당 얼마에 매입했는지 알 수 없다”며 “중앙개발이 당시 에스원 주식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면 352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었지만 이 상무에게 상장 직전에 매각하면서 삼성 황태자의 재산을 증식시키는데 일조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당시에도 중앙개발에서 에스원 보유 주식을 이 상무에게 시세보다 저가에 매각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 세련되진 재산증식 방법

이 상무가 95~96년에 상장 직전의 삼성 계열사 주식 매입을 통해 세금 없이 수백억대 시세차익을 챙겨 편법 재산증식이라는 사회적 비난을 받았다.
이후 이 상무의 재산증식 방법은 사회적 비난을 피하기위해 사모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세련된 방법으로 바뀐다.
이 상무는 지난 96년 3월 22일 제일기획 CB를 주당 1만원에 18억원 어치를 매입해 주식으로 전환했다.
2년 뒤 제일기획이 상장되면서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고 당시 이 상무는 보유 주식을 처분해 약 13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전환사채란 처음에는 사채로 발행돼 인수자가 일정액의 이자를 받으면서 향후 주식으로 전환해 주주로 행세할 수 있도록 하는 사채다.
사모전환사채는 공모가 아니기 때문에 전환사채 인수자를 발행회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 일반인들을 제외시킨 채 총수 아들에게만 유리한 조건으로 전환사채를 전량 인수할 수 있다.
특히 CB 저가 발행을 통한 이 상무의 재산증식은 96년 10월에 절정에 이른다.
96년 10월 에버랜드(당시 중앙개발)는 99억5,400만원 어치의 CB를 발행했는데 이 중 97%를 이 상무가 주당 7,700원에 매입하고 2개월 후 주식으로 전환, 당시 중앙개발 지분 31.9%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이것이 지난 10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이다.
당시 중앙개발의 CB 저가 발행을 통해 이 상무 등 이건희 회장 3남매는 약 2조7,420억원의 이익을 챙김과 동시에 이 상무가 삼성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올라 사실상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또한 96년 11월 삼성전자 계열사였던 서울통신기술은 주당 5,000원에 CB 20억원 어치를 발행했고 이 중 15억2,000만원 어치를 이 상무가 매입해 1개월 후에 모두 주식으로 전환, 서울통신기술 50.7%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삼성전자는 회사 주주 5명이 가지고 있던 서울통신기술 주식 20만주를 주당 1만9,000원에 사들였다. 이 상무가 주당 5,000원짜리로 바꿨던 주식을 삼성 계열사에서 1만4,000원이나 더 주고 산 것.
결국 이 상무는 서울통신기술 CB 저가 발행을 통해 수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려 최근 참여연대가 편법증여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에버랜드 CB 발행이 삼성의 후계구도를 위한 것이었다면 제일기획과 서울통신기술은 이재용 상무의 재산증식을 위한 편법증여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삼성SDS가 지난 99년 2월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시세보다 저가로 발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에 고발됐다.
99년 당시 참여연대는 삼성SDS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7,150원에 230억원 어치를 발행해 이를 이 상무 등이 인수한 것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으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국세청이 장외거래가격을 근거로 이 상무 등에게 510억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내려진데다 지난 10월 삼성에버랜드 편법증여 사건에 대한 배임 유죄 판결이 나오는 등 당시 검찰의 불기소 판단 근거와 다른 사실적·법률적 판단들이 내려지면서 이 사건을 검찰에 재고발했다.
참여연대는 “CB와 BW 저가 발행은 이 상무로 하여금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취득케 하고 비상장회사의 주식에 대한 평가방법의 허점을 악용해 회사와 주주의 부를 불법적으로 이전할 목적으로 발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해외비자금 은닉 의혹도

비상장회사의 상장 직전 주식 매입과 CB, BW 저가 발행 등을 통한 재산증식은 이 상무가 유학생활을 하던 95~96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이건희 회장은 해외에서 유학을 하던 장남 이 상무 대신 국내에서 황태자의 재산증식을 추진했다면 이 상무는 유학 당시 해외비자금을 은닉해 비밀리에 해외 투자를 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지난 2003년 11월 6일 미국 한인 주간지인 ‘선데이저널’은 ‘삼성 황태자 이재용 상무의 수백억원대 해외비자금...드디어 덜미 잡히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재용 상무가 미국 유학시절 스위스UBS은행 본점에 수천만 달러의 비자금을 은닉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저널은 이재용 상무가 미국 유학시절인 지난 95년 약 10억2,000만엔을 일본 증권가에 투자했던 흔적을 찾아내고 이를 집중 추적하는 과정에서 송금통지서와 약속어음 등 근거 서류들을 입수, 6차례에 걸쳐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재용 상무는 지난 95년 7월부터 8월까지 스위스 소재 UBS은행에 은닉한 거액의 비자금 중 약 10억2,000만엔을 인출해 이것을 중간책 위모(여)씨를 통해 국내 유명 교회 목사의 장남인 조모씨에게 건네 일본 증권가에 투자를 했다.
이 약속어음은 95년 10월 이 상무가 스위스 UBS본점에서 UBS 동경지점으로 약 10억엔을 보내고, 이것을 중간책 위씨가 전액 현금으로 인출해 조씨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2401 펜실베니아 에비뉴 #807 위싱턴에 거주하는 이재용에게 혹은 그의 첫 번재 지정하는 사람에게 원금을 갚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당시 보도를 통해 “당시 20대 중반에 불과했던 이재용 상무가 해외 비밀계좌를 갖고 있었고 이 계좌에 들어있던 거액의 자금 중 일부를 친분이 있던 조씨와의 신탁비밀 장부거래를 통해 송금한 사실을 집중 추적해 알아냈다”며 “이 상무가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로 알려진 조씨에게 거액을 맡겼지만 전액 손실에 가까운 엄청난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이 상무의 해외 비밀계좌가 스위스 UBS은행 이외에 홍콩의 영국계 메이저 은행인 스탠다드챠터드 은행에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시아 증권가의 풍운아로 불리던 박모씨가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난 96년 8월 스탠다드챠터드 동경지점을 통해 이 상무의 계좌가 있는 홍콩지점으로 전달한 내용을 담은 송금의뢰서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naver.com




이색 안티삼성문화제 "삼성, 됐거덩"

지난 10월 29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이색 문화제가 열렸다.
민주노동당과 경기공대위,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언론노조,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삼성일반노조 등 노동계와 시민단체 등이 모여 ‘삼성바로보기문화제’를 개최한 것.
이 문화제 조직위원회는 “삼성은 이건희 일가의 영구적인 지배를 위해서 삼성 소유를 위한 상속 등에서 탈법과 불법을 밥 먹듯이 저지르고 무노조경영이념을 지키기 위해 온갖 비열한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어 삼성을 제대로 봐야 삼성이 지배하는 한국사회를 바꿀 수 있다”며 문화제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0월 24일 삼성본관을 시작으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구미삼성전자, 광주 이마트, 탕정아산전자, 이마트 수원점, 수원삼성SDI 등을 거쳐 상경한 순례단이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문화제에서는 ‘삼성제국에 예술가는 없다’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렸고, 삼성SDS의 휴대폰위치추적 문제를 다룬 ‘핸드폰 미스테리’와 ‘이건희와 오리’라는 영상물이 상영됐다. 이밖에 노동계 가수들의 공연 등 각종 행사가 치뤄졌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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