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1공학관 김모 교수 연구실에서 발견된 '테러의심' 터진 폭발물.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지난 13일 연세대에서 발생한 사제폭탄 사건으로 모방범죄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오패산터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제관련 범죄가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연세대 사건은 전례 없는 형태의 ‘못 폭탄(nail bomb)’이라는 점과 배달물 위장 형태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제무기 관련 범죄가 점점 진화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비전문가'가 쉽게, 적은 비용으로 얼마든지 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 상황에서 향후 개인 원한 등을 이유로 모방 범죄가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연대 사건 용의자 김모(25)씨는 개인적 원한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김 교수의 기계공학과 제자 대학원생이다.

용의자 김씨는 지난 13일 이 학교 기계공학과 김모(47) 교수의 연구실인 제1공학관 479호실에 길이 20cm의 종이박스를 쇼핑백에 담아 놓았다. 이날 오전 8시40분께 출근한 김 교수는 상자를 연구실로 가져가 열었고 손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다행히 사제폭발물 안에 들어있던 나사 수십개는 비산(飛散)되지 않아 더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제폭발물 관련 범죄가 앞으로 더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당부했다. 또 제조법 등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테러학회 관계자는 "못을 이용한 폭탄, 우편물·배달물품 형태 폭탄 범죄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히 평범한 우편물, 배달물품으로 속이는 방식의 폭발물 범죄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인터넷에 관련 키워드 검색만 하면 폭발물을 만드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동영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분량도 짧고 이용되는 재료도 실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 잠재적 위험성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이어 "국내 사이트는 폭발물 제조법 동영상을 어느 정도 통제를 할 수 있는데 유튜브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들은 어렵다"면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돌아다니는 동영상들을 완전히 차단하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기 때문에 탄약, 기폭장치 등 폭발물 기본 구성 재료들의 유통을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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