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마사회

17년차 베테랑 싱가포르 터프클럽 기수 도입 조건 통과

기수로서 성장 열정, 후배 위한 사명으로 두 번째 도전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한국 경마의 황태자 ‘문세영’ 기수(사진)가 싱가포르로 진출한다. 싱가포르는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로부터 파트2 국가로 분류되는 ‘아시아 경마의 선진국’이다. 특히 경주마의 수준이나 경마의 국제화 정도는 한국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어 문 기수에게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 면허 승인

문 기수는 지난해 말 기수로서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해외활동 희망 의사를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에 전했다. 이에 마사회 국제경마부는 싱가포르 터프클럽(STC)측에 문 기수 진출을 추진하게 됐다. 문 기수는 싱가포르 측의 까다로운 기수도입조건, 기수 TO 등 현지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20일 단기 면허를 승인 받았다.

싱가포르 터프클럽의 외국인 기수 도입 조건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파트1 국가 주요 대상경주나 국제경주에서 5위내, 파트2 국가에서는 최소 10위권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무엇보다 외국인 기수의 운영규모가 정해져 있고 해외 우수기수들이 선호하는 국가이다 보니 TO가 쉽사리 나지 않는다는 점도 싱가포르 무대에 신규로 진출하기 어려운 점으로 작용한다.

이번 면허 승인은 ‘코리아컵’, ‘코리아 스프린트컵’ 등의 국제경주 개최 및 한국경마가 PART II로 승격된 점 등 높아진 한국경마 위상이 바탕이 되고, 문 기수의 우수한 국내 경주성적과 싱가포르 현지 네트워크를 통한 신규 TO시기를 적절히 공략한 삼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된다.

문 기수는 지난 7일 출국해 8일부터 싱가포르 크란지 경마장에서 경주마 훈련을 시작했다. 첫 기승은 5월 3주에 있다. 면허기간은 3개월이나 본인 의사 및 활동 내역에 따라 연장도 가능하다.

두 번째 도전

2001년 데뷔해 올해로 17년차인 문 기수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실 문 기수는 2013년 마카오에서 3개월 동안 초청 기수로도 활동한 바 있다. 비록 기승기회는 적었지만, 10번을 타면 1번은 반드시 우승할 만큼의 승률(10%)은 유지했다.

외국은 우리와 문화가 달라 경주에서 방해를 받으면 바로 신고하는 경우도 흔했고, 경주가 상당히 거칠어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문 기수는 마카오에서 기수로 활동하며 외국기수들의 다양한 기승방법을 배워 한 단계 도약했다. 그의 싱가포르 진출은 기수로서 또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열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문 기수의 싱가포르 진출은 경주의 수준으로 보았을 때도 마카오보다 더 어려운 해외진출이다. 하지만 문 기수는 이번 도전에서 “성과에 대한 압박보다는 본인을 통해 후배들이 자유롭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문 기수는 해외에서의 기수활동이 국내 기수 생활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며 후배들의 성장을 응원했다. 자신 역시 외국의 거친 경주방식을 통해 단련됐기 때문이다. 문 기수는 “머무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어려운 곳에서 적응하다보면 앞으로 말 타는데 정신 및 육체적으로 더 성숙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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