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경남 창원 무학 본사(왼쪽)와 대선주조 부산 기장 생산 공장. 사진=다음 지도, 대선주조 제공

대선블루 리뉴얼 출시 4개월 시장점유율 5.1%↑

원료함량, 숙성공법, 상표 바꾼 좋은데이로 반격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향토 소주업체 무학과 대선주조가 부산 소주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선공은 ‘왕년의 강자’ 대선주조가 날렸다. 기존 대선블루 제품을 리뉴얼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점유율이 상승하는 등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이에 무학은 ‘좋은데이’ 리뉴얼 출시로 수성에 나섰다. 대선주조의 상승세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한때 부산 소주시장의 약 90%를 차지했던 무학은 현재 80% 밑도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22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대선주조가 올해 1월 출시한 16.9도의 대선블루가 시장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1월 20.4%였던 시장 점유율이 3개월 만에 5.1% 가량 올랐다. 4월 대선주조 점유율은 25.5%다. 기존 제품 도수를 0.6도 낮춰 새롭게 선보였다.

리뉴얼 대선블루는 출시 이후 매월 60%이상 높은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달 9일을 기점으로 7백만 병을 넘어섰다. 대선주조는 한때 부산 소주시장의 90%까지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던 지역 1위 소주 업체였다. 전 대주주가 지난 2008년 회사를 비싼 값에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시장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급감했다. 당시 무학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부산 소주 시장을 차지했고 부산지역 소주 업체 1위로 올라섰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종합 주류회사 무학이 지난 1일 리뉴얼한 좋은데이를 출시하며 부산 소주시장 수성에 나섰다. 지역 경쟁업체인 대선주조는 지난 1월 16.9도의 대선블루를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산 소주시장 엎치락뒤치락

무학은 대선주조의 심상찮은 상승세에 이달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며 수성에 나섰다. ‘좋은데이 리뉴얼 제품’은 16.9도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원료함량, 숙성공법, 상표 등 모두 것을 바꿨다. 부산시장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대선주조의 추격에 한자리수 점유율이 빠졌다.

이와 관련 무학 재무팀 한 관계자는 “75~80% 사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2~3% 범위 내에서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학은 ‘좋은데이’를 재단장하면서 판매량을 늘릴 목적으로 일부 임직원에게 각서를 요구한 사실이 최근에 드러났다. 이 각서에는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3개월 간 신제품의 일정한 판매 증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직위와 직책을 해지하고 스스로 퇴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서를 받은 대상은 동남권 영업본부의 본부장 및 지점장 등 10명이었다. 또 일반 직원들에게도 개인별 신제품 판매목표 달성치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학 측은 영업직 대상으로 일반적인 성과급 이외에 추가 인센티브 조건의 판매 독려 차원에서 지점장 및 사업부장 일부가 작성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회사 개입여부는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무학의 대표 상품인 좋은데이와 과일소주 열풍이 식은 것이 실적 악화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무학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542억 원, 51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대비 영업이익은 21.6%, 매출액은 8.7% 감소한 수치다.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83억 원, 662억 원이었다.

경기침체에 서민 술 소주 소비 늘어

실제로 무학의 과일소주는 2015년 전체 소주의 15%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품귀현상까지 보였지만 지금은 인기가 시들해졌다. 대형마트 전체 소주 매출 중 과일소주가 차지한 비중은 2% 전후에 그치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대선주조는 경쟁 대상이 아니다”며 “부산 소주시장에서 100% 점유율 목표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반면 대선주조는 소비자와의 만남 기회를 확대하며 판매 상승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액과 천일염을 넣은 대선블루의 맛이 재구매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과 현장에서 접점 기회를 확대해 맛과 마케팅에 대한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면서 상황을 유연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주조는 임직원들이 매일 현장에 나가 소비자들에게 대선블루를 직접 홍보하는 현장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주세는 총 3조 2000억 원 규모로 경기침체에 따라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희석소주회사는 모두 11개가 있고 무학은 3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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