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티몬·위메프 적자 7900억, 수익모델 고민

쿠팡맨 해고하면서 산재비용 줄이는 꼼수 부려

소셜커머스 3사는 적자를 탈피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위기요인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우선 11번가·G마켓 등 기존 강자들이 군림하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신문=신상언 기자] 온라인쇼핑의 가파른 성장세로 쿠팡·티몬·위메프 등 이른바 소셜커머스 대표주자 3사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들의 위기설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겉으론 성장세에 맞춰 매출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실질적인 지표는 기대이하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런 현상을 사업 확장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발생한 손실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손실규모가 8000억 원에 가깝다. 투자 명목으로 감당해야 하는 비용치고 너무도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소셜커머스 3사는 적자를 탈피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오픈마켓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위기요인은 곳곳에 포진해 있다. 우선 11번가·G마켓 등 기존 강자들이 군림하고 있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 업계 1위인 쿠팡은 쿠팡맨 해고와 관련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내부적인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최근에도 비정규직 쿠팡맨 200여 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쿠팡맨을 자사의 단일한 조직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보험료율을 대폭 줄이는 꼼수를 써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쿠팡이 보여준 민낯은 그동안 쌓아온 긍정적 이미지와 상이해 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빛 좋은 개살구, 겉만 번지르르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각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티몬·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3사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조5710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1조5462억 원보다 약 66% 증가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양새다. 쿠팡(1조9159억 원), 위메프(3691억 원), 티몬(2860억 원) 순으로 매출액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매출을 제외한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등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들 3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총 7874억 원을 기록했다. 쿠팡(-5653억 원), 티몬(-1585억 원), 위메프(-636억 원)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다. 설상가상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7992억 원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들은 나름대로 이유 있는 적자라고 항변하고 있다. 티몬은 올해부터 항공권 검색 서비스·신선식품 판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설 투자비용이 소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위메프는 중개업과 직매입 사업 등으로 전환하면서 비용이 소요됐지만 영업손실이 2015년 마이너스 1424억 원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636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1위 쿠팡도 계획된 적자임을 분명히 했다. 쿠팡 홍보팀 관계자는 “쿠팡은 로켓배송 시스템 구축과 물류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그밖에 IT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획된 적자”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적자구조를 쿠팡의 위기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 목표는 빠른 흑자전환이라기보다는 로켓배송시스템 강화 등을 통한 큰 틀에서의 고객 편의 서비스 확충에 있다”고 덧붙였다.

e커머스업체 변신도 만만찮아

쿠팡·티몬·위메프 등은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 소셜커머스의 영역에서 탈피하고 있다. 오픈마켓 형식의 종합적인 전자상거래업체로의 전환을 시도하거나 직매입 방식의 사업을 도입해 업역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5월 오픈마켓 형식의 사업 모델을 지향하는 ‘아이템 마켓’을 론칭했다. 로켓배송을 통한 자체 물류 배송 사업을 주축으로 하되 고객들에게 더 큰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대신 기존에 소셜커머스라고 불리던 로컬상품 사업은 올해 초부터 판매하고 있지 않다. 박은경 쿠팡 홍보팀 차장은 “쿠팡은 더 이상 소셜커머스가 아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후발주자인 티몬과 위메프도 직매입 방식을 통해 신선식품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부터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인 ‘신선생’ 사업을 시작했다. 티몬도 올 초부터 냉동·냉장 식품까지 제품을 확대해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진화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체성을 잃어버려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게 유통업계의 중론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셜커머스 업계가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지난 2015년 8.0%에서 지난해 8.2%로 0.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오픈마켓 부문은 같은 기간 18.7%에서 20.5%로 늘었다. 또 소셜커머스 3사의 합산거래액 증가율은 2015년 46.6%에서 지난해 13.5%로 감소한 반면 오픈마켓 3사(이베이코리아·11번가·인터파크)는 같은 기간 7.4%에서 21.5%로 반등했다.

적자해소 등 위기극복 요인 산재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절치부심에도 불구하고 위기요인은 산재한 상황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쿠팡맨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수천 명의 쿠팡맨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사실과 그들이 펼치는 로켓배송 시스템 등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왔다.

하지만 최근 쿠팡이 정규직 전환을 앞둔 비정규직 쿠팡맨 200여 명을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한번 논란을 자초했다.

더구나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는 지난 2일 최근 근로복지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종류 변경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쿠팡맨 소속 조직인 ‘캠프’가 본사(전자상거래업)와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 소형화물운송업을 제외한 전자상거래업에 따른 산재보험 비용만 부담해야 한다는 게 쿠팡 측의 주장이었다.

이로써 쿠팡은 쿠팡맨의 산재비용을 상당수 줄일 수 있게 됐다. 쿠팡맨을 자사와 긴밀히 연결된 가족처럼 주장하면서 보험료를 낮추는 데는 혈안이 돼 있으면서도 뒤에서는 쿠팡맨들의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

산적한 논란에도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위기 극복를 극복하고 적자구조 해소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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