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흰가루 정체 논란


 

▲ "흰가루"문제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웅진코웨이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정수기 대명사 웅진코웨이가 정체 모를 ‘흰가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웅진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에서 ‘흰가루가 나온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흰가루에 대해 웅진측은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대부분의 정수기 업체들은 역삼투압 방식으로 물을 정수하고 있다. 역삼투압 방식이란 미세한 구멍들이 일정하게 뚫려 있는 인공삼투막 필터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100만분의 1정도까지 정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기 오염물질이나 세균 등을 걸러낸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계와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학계에서는 역삼투압방식 정수기에 대해 “정수기 필터의 관리가 쉽지 않아 오히려 수돗물보다 식용에 부적합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 이를 반영하듯 최근 ‘웅진코웨이의 역삼투압정수기에서 흰가루가 나왔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어 학계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흰가루 웬 말?

웅진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3년째 렌탈해 사용하고 있다는 김진희(가명·34·서울 강남구)씨는 “정수기업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웅진이 판매에만 급급한 나머지 제품에 대한 결점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소비자에게 결함이 있는 제품을 판매, 렌탈하고 있다”며 “깨끗한 물을 마시기 위해 정수기를 설치했지 흰가루를 먹기 위해 설치한 것은 아니다”고 흥분했다.

김씨에 따르면 그녀는 지난 2002년 웅진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를 한달에 4만원 가량을 주고 렌탈, 사용해 왔다. 김씨는 “약 2년 간은 편리하게 잘 사용해 왔지만 얼마 전부터 흰색 페인트 가루 같은 것이 나오기 시작해 a/s기사를 불러 수질검사를 부탁했다”며 “수질검사 결과 자체 필터 불량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김씨는 웅진 측에 반환과 동시에 보상을 요구했지만 ‘수질검사 결과 흰가루를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김씨는 “a/s 기사도 자체 결함이라고 인정했는데 인체에 무해하다는 자기들만의 주장만으로 보상을 못해주겠다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며 “다른 어떤 정수기에서도 흰가루가 나온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어 “누가 비싼 돈 내고 먹는 물에 정체 모를 가루를 6개월 이상 매일 타서 먹겠느냐”며 “대기업 상표를 보고 웅진제품을 사용한 건데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갈 속셈인 걸 알았다면 처음부터 저렴한 중소기업 제품을 쓰지 비싸게 대기업 제품을 쓰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웅진의 역삼투압방식 정수기로 피해를 본 사람은 김씨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서울 구로구에 사는 최현미(가명·36)씨는 “올 초 물에서 이물질이 나와 서비스를 한번 받았는데 이번에도 먹을 수 없을 만큼의 이물질이 물에서 나온다”며 “당시 a/s기사가 이럴 수 있는 문제라고만 하고 정수기를 철수해 갔는데… 이젠 웅진정수기에서 나오는 물을 믿고 마실 수 없을 것 같다”고 호소했다.

집에 갓난아이가 있어 정수기를 하루 빨리 교체해야겠다는 최씨는 “아기가 있어 우유병에 정수물을 넣었는데 하얀색의 이물질이 어지럽게 분포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이물질이 나온 걸로 봐선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웅진 제품을 믿고 사용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은가루’니깐 그냥 먹어!

이러한 현상에 대해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필터에서 흰 가루가 나올 순 있지만 정수기 자체 내에서 나올 린 만무하다”며 “수질검사 결과 소비자가 말한 흰 가루는 은 활성탄이거나 미네랄 성분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은 활성탄이 인체에 해를 주는 성분은 절대 아니다”며 “은가루와 금가루는 한의학에서도 약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흰 가루는 후카본 필터에서 나온 은 활성탄으로, 세균의 자생을 억제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정수기에서 이물이 나오는 것이 정상은 아니지 않느냐는 물음에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자동공정으로 한 달에 생산하는 필터 수만 20~30만개에 이른다”며 “100% 아니라고 부인은 못하지만 몇 십만 제품 중 하나다. 유통시키기 전에 테스트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어쩌다가 1~2개씩은 불가학력적으로 나온다고 보면 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불량율 제로화를 위해 투자도 하지만 기계가 만드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며 “웅진의 역삼투압정수기가 시장 점유율에서 1위다 보니까 단순 숫자로만 보면 웅진이 많아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 pjy09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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