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산 집중유세가 끝난 후 열린 문톡 집단토론에 참석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부산 시민들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사진=민주신문

후보 연설 뒤 현장에서 시민 간 토론, 소통의 장 열어
김빈 위원장 “유세 현장서 시민 의견수렴과 A/S 진행”

[민주신문=박정익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 유세 방식이 온ㆍ오프를 넘나들며 진화하고 있다.

보통 선거에서의 유세는 후보자 본인이 현장을 찾아 공약, 정책 등 비전을 발표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나 지원이 필요한 지역을 넘나들며 후보를 홍보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유세단은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기 전 유세에 참여한 시민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춤사위를 펼친다.

문재인 후보의 국민주권중앙선거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추미애 대표) 산하 집단지성센터가 지난 22일 3만여명이 모인 부산 집중유세에서 새로이 시도한 ‘문 Talk(문톡)'이 눈길을 끈다.

문톡은 사실 문 후보가 대선후보였던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시도한 한 바 있다. 2012년 당시 문 후보는 자신의 이름을 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책 등을 홍보했다. 물론 박근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도 ‘박근혜’ 앱을 운용한 바 있다.

그러나 19대 대선에서의 문톡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했다. 문 후보 캠프의 집단지성센터가 주관한 ‘국민소통유세, 문을 열어 톡톡(이하 문톡)- 문재인이 말하고 나도 말한다’는 유세장에 참여한 시민들이 사회적 이슈나 공약에 대해 소규모 그룹별로 스탠딩 집단토론을 하면서 도출된 내용을 모아 유세에 직접 활용하고 있다.

지난 22일 3만여명이 모인 문 후보의 부산 집중유세에서 첫 선을 보인 문톡은 유세가 끝난 후 300여명의 시민들이 스탠딩 토론에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당내 인지도가 높은 박주민‧이재정‧조응천‧표창원 의원 등이 직접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눠 앞으로 남은 집중유세에서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문톡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빈 더불어민주당 집단지성센터 상임위원장은 “기존 유세가 한 방향 홍보에 그쳤다면, 문톡은 유세에 참여한 시민 간 집단토론으로 모아진 의견이 유세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쌍방향 소통 유세”라며 “촛불 평화집회가 진화된 형태라면 유세 현장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진화된 ‘유세AS(애프터서비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산 집중유세가 끝난 후 열린 문톡 집단토론에 참석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부산 시민들과 함께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민주신문

문톡을 다시 한 번 등장시키기 위해 민주당은 1년 전부터 이를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더당당 일만집단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규모 인원들이 그룹을 나눠 토론과 결과 도출 능력을 이끌어 내는 시도를 했다. 또한 원활한 토론을 위해 ‘토론조력자(퍼실레이터)’ 500명을 양성했다.

김빈 위원장은 “대중들의 다양한 의견을 효과적으로 모으기 위해 양성된 퍼실레이터가 문톡 현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모아진 집단지성은 문 후보의 공약이나 향후 국정운영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산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문톡은 시민들의 집단토론을 통해 150여개의 의견을 수렴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집단지성센터는 문 후보에게 전달한 정책과 의견을 갈무리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문톡에 참여한 시민은 “우리의 생각과 의견을 유세 현장에서 들어준다는 것이 참신하고 유세 후에도 유권자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 같아 좋은 것 같다”며 “다음 정부는 시민들의 말을 경청하고 소통이 잘되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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